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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언어137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서리 내린 아침 숲 속의 마지막 잎새는 땅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사랑은 별똥별처럼 아래로 향한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눈 오는 저녁 호수가의 마지막 잎새는 흙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사랑은 연어떼처럼 제자리 찾아간다는 것.. 2015. 8. 16.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김영랑,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순천만 (2013.10.5) .. 2015. 8. 16.
가을비 가을비 이 비 그치면 내마음 산마루 언덕에 서러운 단풍잎이 짙어오것다 노오란 은행잎 가로수길 맑은 하늘 소쩍새만 무어라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타오를 오색 단풍 애인들 짝하여 서로 나서고 먼산에 타오르는 단풍과 같이 땅에선 또 서리가 피어오르것다 *[1] [1] 이 수백의 .. 2015. 8. 16.
이 세상은 나의 것!-칼로 굴을 까듯이 이 세상은 나의 것!-칼로 굴을 까듯이 The world's mine oyster. Which I with sword will open. 이 세상에는 굴이 널려 있다. “이 세상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열어가야 한다는 것. 이 세상은 칼로 까는 굴과 같은 것” 사진 NYT. *[1] [1] "The world's mine oyster. Which I with sword will open... 2015. 8. 16.
올림피아의 슬픔 올림피아의 슬픔 암담한 들은 아니었다, 음울한 하늘은 아니었다. 아니, 아침 해는 빛나고 있었다, 끝없는 하늘에 누워 있는 대지에. 공기는 향기로, 목장은 초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일찍이 정열이 그렇듯, 마음에 상처 입었던 여기에 내가 다시 찾아왔을 때! 가을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2015. 8. 16.
빠삐용 빠삐용 Papillon 봄과 함께 태어나 장미와 더불어 죽으며, 서풍의 날개를 타고 청명한 하늘 속을 헤엄치네. 갓핀 꽃들의 가슴 위에 나풀거리며 향기, 빛과 하늘에 도취되어 젊고 힘이 있을 때, 날개의 가루를 흔들어 뿌리며 지상에서 탈출하여 은하수로 가쁜히 날아가네. 운명에 매혹된 나비.. 2015. 8. 16.
나비 나비 나비처럼 자유로운 세상엔 격심한 고통이 밀려와 들판 사이를 거닐었네. 그때 나는 보았네 희고 짙은 빨간 빛을 하고 불어오는 푸른 바람에 타고 나는 나비를. 아 그대여 어린 시절 세상은 아침 이슬처럼 선명하고 하늘은 곧 닿을 것 같던 그 때 나는 마지막으로 보았네 그대의 아름.. 2015. 8. 16.
가을 햇살에 어머니를 생각하며 코스모스 가을 햇살에 빨갛게 물든 코스모스가 쓸쓸히 부는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고 요즘 들어 눈물이 많아지신 어머니께선 앞마당에서 힘없이 기침하시네 툇마루에서 옛날 앨범을 펼치시고는 어린 시절 내 추억이야기 떠올리시며 몇 번이고 똑같은 말씀을 들려주시네 혼잣말하듯 매우.. 2015. 8. 16.
가을 들판에 서면 가을 들판에 서면 가을 들판에 서면 논두렁 사이로 심은 콩이 벼와 피稷가 섞여 노랗게 익어가는 영근 들판에 황금 비단결이 타오른다. 가을 들판에 서면 강냉이 죽 서러워 서울로 간 순이의 얼굴을 부꿔부꿔 숨기던 조 수수밭이 붉게 타오르며 끝내 여름성장을 벗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 2015. 8. 16.
장미 꽃과 호랑 나비 빠삐용 Papillon 봄과 함께 태어나 장미와 더불어 죽으며, 서풍의 날개를 타고 청명한 하늘 속을 헤엄치네. 갓핀 꽃들의 가슴 위에 나풀거리며 향기, 빛과 하늘에 도취되어 젊고 힘이 있을 때, 날개의 가루를 흔들어 뿌리며 지상에서 탈출하여 은하수로 가쁜히 날아가네. 운명에 매혹된 나비.. 2015. 8. 16.
가을에 부치는 시 가을에 부치는 시 안개와 달콤한 수확의 계절 원숙한 태양의 절친한 친구여! 해와 공모하여 초가지붕 처마 주위로 퍼진 포도 넝클엔 열매로 채워 넘치게 하고 이끼낀 시골집의 나무는 사과 과일로 휘어지고 모든 열매마다 속까지 탐스레 익게 하고 호리병 모양의 박을 크게 부풀리고 달.. 2015. 8. 16.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기 모방과 창의성의 관계 사람의 본성은 창조적인 일을 남기려 하지 모방하는 일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입 안에서는 맴도는 잠자리처럼 수없이 새로운 표현을 찾아내었다고 여기기도 했지만 단 한 줄의 하이쿠 표현도.. 2015. 8. 14.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Faint Shadows of Love Gone by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김광규-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 2015. 8. 10.
겁에 질러 웅크리고 있는 자그막하고 날샌 짐승아 -To a Mouse 새앙쥐에게 겁에 질러 웅크리고 있는 자그막하고 날샌 짐승아 네 가슴 속에는 어떤 두려움이 있는 거니! 넌 그렇게 날쌘 몸짓으로 허둥지둥 서둘러서 뛰쳐나갈 필요가 없잖니! 난 널 뛰어서 뒤쫓아가 피로 물든 쟁기질을 하지 않으련다! 사람의 횡포가 자연이 서로 교류하는 것을 파괴해 .. 2015. 8. 8.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계신 우리 자본님. '새 시대 주기도문' -고정희-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계신 우리 자본님. 가진 자의 힘을 악랄하게 하옵시매, 지상에서 자본이 힘 있는 것 같이, 개인의 삶에서도 막강해지이다. 나날에 필요한 먹이사슬을 주옵시매, 나보다 힘없는 자가 내 먹이가 되고, 내가 나보다 힘있는 자의 먹이가 된 .. 2015. 8. 2.
외국 유학간 잉어 영국의 맨더빌( 1733년 사망)의 풍자시 “잉어 The Carp” 잉어 The Carp 잘 생긴 잉어 한 마리가 좋은 집안에서 자라나 흐르는 맑은 강가에서 먹고 지내다가 자만심과 허영심으로 가득차 올라 한강을 버리고 바다로 갔다 새우와 왕새우 떼를 뚫고 나가 장난치며 뛰노는 멸치와 갈치를 만났다 몇.. 2015. 8. 1.
살인의 누명을 쓴 누가 세상은 공평한 곳이라고 말하는가? 누가 세상은 정의로운 곳이라고 말하는가? 사실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불공평하고 부정의가 넘치는 곳입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66장을 참고하시라. 법관이 시인의 문장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판결문을 시적으로 표현한 진짜 법원판결문.. 2015. 7. 29.
빠삐용-그의 이름은 어릴 적 보았던 영화 “빠삐용” 감옥에서 탈출하는 영화, 마지막 탈출 장면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자유를 찾아 탈옥에 탈옥을 감행하며 마침내 자유를 찾는 그의 이름은 “빠삐용”. 그런데 ‘빠삐용”이란 말은 사실 불어로 “나비”의 뜻의 보통명사이다. 빠삐용이 나비라는 뜻을 가.. 2015. 7. 29.
사슴을 정신없이 쫓다 보면 산을 보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고 만다. 사슴을 정신없이 쫓다 보면 산을 보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고 만다. 우리 삶에는 조망이 필요한건데 그것을 놓치고 잘못 살았다. 축록자 逐鹿者는 산을 본다 見山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아라. 맥베드가 나무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 숲의 움직임을 보았다면 어떠했을까? 맥베드가 숲을.. 2015. 7. 29.
이태백의 將進酒 vs 송강의 이단주 "달하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이런 우리 민요가 있는데, 그 이태백의 시에 ”將進酒”라는 시가 있다. 여기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人生得意須盡歡 莫使金樽空對月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이를 한 줄씩 해석해 보면 인생득의수진환: 인생 젊은 날 득의양양할.. 2015. 7. 28.
안개 속에서, 홀로 선 단독자 안개 속에서 안개 낀 숲 속을 걸으면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든다! 숲은 외로이 서있고, 바위도 홀로 서 있고 나무들도 서로를 모르고 따로 서있다. 모두가 홀로 떨어져 있다. 예전에는 친구들로 북적거렸고 그땐 내 인생의 서광이 비치던 시절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안개 자욱하고 아무도 보.. 2015. 7. 27.
우헐장제초색다 雨歇長堤草色多 (우헐장제초색다) 送君南浦動悲歌 (송군남포동비가) 大洞江水何時盡 (대동강수하시진) 別淚年年添綠派 (별루년년첨록파) 이 비 그치면 긴 언덕에 풀빛이 더욱 짙어 오것네. 남쪽 항구로 그댈 떠나보내니 슬픈 노래가 절로 솟구치네. 저기 말없는 대동강 물이 마를 날이 .. 2015. 7. 26.
세상 사람들은 참 어리석습니다. 그리고 눈이 너무 어둡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참 어리석습니다. 그리고 눈이 너무 어둡습니다. 그것을 생각할 때 스스로 우스워집니다. 세상 사람들은 먼 먼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가까운 것은 벌써 가까운 것이 아니며 멀다는 것 또한 먼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가까운 것은 먼 곳에만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 2015. 7. 26.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수 있는 지혜 넓은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시옵소서. 어둠 속에서 저를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어두운 밤과 깊은 계곡을 지날 때 빛으로 저를 인도해 주시옵소서.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수 있는 지혜를 주시옵고 비상할 수 있도록 날개를 주시옵소서. 저를 인도하시어, 따르게 하시옵소서. 낡은 영.. 2015. 7. 26.
쓰레기장에서 보물을 찾는다고 하는 것도 미친 짓이었고 셰익스피어의 희곡보다 더 가치 있는 세계 최고의 소설로 잘 알려진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 사람들은 돈키호테를 보고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돈키호테는 이렇게 반박했다. “이 세상 자체가 미쳤는데 누가 미친 것을 판단할 수 있느냐?”고. “너무나 현실적도 것도 미친 짓이며. .. 2015. 7. 26.
바이올린의 흐느낌에 가을날 바이올린의 긴 흐느낌 단조로운 울적함에 마음 아파라 종이 울리면 가슴이 메어 파리해진 채 지나간 날을 되돌아 보며 눈물 짓노라 그래서 나는 모진 바람에 떠날려가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낙엽 같아라 - 가을 노래-폴 베르레느- 시 불어 낭독은 => http://youtu.be/24PSA8vo-F0, 폴 베.. 2015. 7. 26.
첫사랑 나는 광막한 세계의 해변에 외로이 서서 생각에 잠깁니다. 사랑과 명예가 허무한 것이 될 때까지 "When you let your mind flow , and not be static in the vulgarity of modern life, poetry sets in naturally ,a beauty defined by all commonness missing." When I Have Fears -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길 때 When I have fears that I may.. 2015. 7. 25.
그 많던 개똥벌레는 다 어디로 갔을까? 김소월의 “개여울”에서는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 이렇게 홀로 개여울에 나가는 것으로 묘사하였지만 사실 우린 어릴 적 실개천에라도 나갈 때면 친구들과 같이 함께 어울렸다. 그때에도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미꾸라지 잡고 개구리 잡아 구워 먹던 .. 2015. 7. 24.
브루터스여! 너마저도~~“혁명”과 “사랑”이 공유한 금실타래는 “배반”이라는 것에 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는 세느강이 흐르고 있어서 다리가 많이 있다. 그런데 수 많은 다리 중에서도 왜 유독 “미라보 다리”가 유명할까? 아폴리네르의 시로 유명해진 이름일 것이다. “미라보”는 장소명이 아니라 사람 이름이다. 프랑스 혁명 (1798년)이 일어나기 직전 그는 구체제를 청.. 2015. 7. 24.
그곳에가고싶다. 지난 엽서를 그곳에가고싶다. 지난 엽서를 발견했다. 기록이란 이래서 의미가 있는지 모른다. 우리에겐 역사(기록, 기억) 를 빼앗을 수가 없다. 삶은 흐르는데. 강물은 흐르는데. <이니스프리의 호도> 어릴적부터 무척이나 좋아했던 시이다. 정말 그 곳에 가고 싶다. 꿈에서처럼. "나 일어나 이제 가.. 2015.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