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상은 공평한 곳이라고 말하는가? 누가 세상은 정의로운 곳이라고 말하는가? 사실 인간이 살아가는 이 세상은 불공평하고 부정의가 넘치는 곳입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66장을 참고하시라.
법관이 시인의 문장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판결문을 시적으로 표현한 진짜 법원판결문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몇 개 밖에 없습니다. (미국 법원 케이스임). 공표되는 법관의 의견은 최소한 판결문의 요건을 갖추어야 하기에 그럴지 모릅니다. 법원 판결문은 시처럼 간결하거나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간단 명료하게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시나요? 그 많은 시간을 소비한 법정사건을 단 몇 줄로 설명할 수 있다고 여기시나요? 한 사건만을 결론내야 하는 법관의 마음으로는 통시적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시인의 마음을 담아내기가 어려울지 모릅니다. 반대로 시인이 법관 되기도 또한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우뚝 솟은 봉우리 같이 빛나는 시인 가수가 있었는데 그가 당대 최고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었습다. 밥 딜런의 1964년 발표된 노래 중에 “해티 캐롤의 억울한 죽음”를 들어 보셨나요? 답 딜런의 노래 가사를 전부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The Lonesome Death Of Hattie Carroll
해티 캐롤의 억울한 죽음
피고인 윌리엄 잔진거가 불쌍한 해티 케롤의 살인자 범인이었습니다..
살인자는 희생자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손으로 지팡이를 휘둘렀습니다.
상류층이 모이는 볼티모어 호텔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였고, 경찰은 그의 손에서 무기를 압수하고,.
체포하여 유치장으로 끌고가 구금하고.
윌리엄 잔진거를 고의 살인죄로 기소하였습니다.
***
그러나 불명예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또 모든 두려움을 떨칠려고 한다면,
범죄자 네 얼굴에 씌운 두건을 거두어라.
지금은 네가 눈물을 흘릴 때가 아니니까.
윌리엄 잔진거는 나이 24살에 불과하나 600 에이커나 되는 큰 담배 농장을 가진 대부호입니다.
범인은 그를 보호해 줄 능력이 있는 아주 부유한 부모가 있고
그의 부모는 지위 높은 정계의 유력자들을 잘 알고 있는 지역 유지입니다..
범인은 거만하고 자만심 높은 그의 태도에서
희생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조소하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불과 몇 분만에 그는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
가엾은 해티 캐롤은 주방의 청소를 담당하는 종업원이었습니다.
그녀의 나이는 51살이었고 10명의 아이들을 둔 엄마이었습니다.
그녀는 접시를 닦고 쓰레기를 버리는 하찮은 일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한번도 식당의 높은 의자에 앉아 쉬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한번도 고객들과 얘기를 나눠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녀는 단지 테이블을 치우는 종업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호텔 한층 전체의 재떨이를 비우는 일을 맡아한 하찮은 사람이었습니다.
희생자 캐롤은 범인이 던진 지팡이에 맞고 쓰러져 죽었습니다.
지팡이는 공중으로 날랐고 곧 레스토랑바닥에 떨어졌습니다.
희생자 캐롤의 죽음은 모든 상류층을 파괴할 수도 있는 대사건이었습니다.
희생자 캐롤은 범인 잔진거에게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
존경 받는 법정에서, 판사는 법봉을 엄숙하게 두들겼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평등하고, 법정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법전에 있는 그대로 엄격히 따라야 하고, 누구 입맛대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돈 있고 지체 높은 유력자들도 법 앞에서는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경찰이 범인을 잡게 되면.
상하위층 따로 차별하지 않는 법의 사다리 아래 누구나 똑같이 엄격하게 처벌하였습니다.
판사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고한 사람을 죽인 피고인을 매서운 눈초리로 쳐다보았습니다.
범인은 무고한 사람을 사전에 말 한마디 없이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그냥 죽었던 것입니다.
법복을 입은 판사는 준엄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단호하게 형량을 선고하고 피고인에게 뉘우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피고인 잔진거에게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
그러나 불명예의 의미를 알고, 또 모든 두려움을 떨칠려 하거든,
범인 너의 얼굴에 수건을 갖다 대어라!
지금은 네가 눈물을 흘릴 때이니까..
이상 노래 가사 전체 번역입니다.
참고=> 살인죄를 저지른 범인에게 6개월 징역형은 너무 가벼운 선고형량입니다. 1963년의 미국 상황은 흑백 인종 차별이 무척 심한 때이었고, 돈 많은 유력자 백인 남자가 범인이었고, 희생자는 돈 없고 힘없는 흑인 여성이라는 극명한 대비구조에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불의한 사법구조를 보여진 당시 미국의 현실을 생생히 증거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당시 범인 보다 나이가 2살 적었던 밥 딜런이 불의의 사법 현실을 비판하는 노래를 이렇게 부른 것이었습니다.
참고==> 600 에이커 농장이 얼마나 큰 농장인지 잘 모르는 분은 3에이커의 농장만 있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규모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답 딜런 노래 영어 가사는 다음과 같다.
The Lonesome Death Of Hattie Carroll
해티 캐롤의 쓸쓸한 죽음
William Zanzinger killed poor Hattie Carroll
With a cane that he twirled around his diamond ring finger
At a Baltimore hotel society gath'rin'.
And the cops were called in and his weapon took from him
As they rode him in custody down to the station
And booked William Zanzinger for first-degree murder.
But you who philosophize disgrace and criticize all fears,
Take the rag away from your face.
Now ain't the time for your tears.
William Zanzinger, who at twenty-four years
Owns a tobacco farm of six hundred acres
With rich wealthy parents who provide and protect him
And high office relations in the politics of Maryland,
Reacted to his deed with a shrug of his shoulders
And swear words and sneering, and his tongue it was snarling,
In a matter of minutes on bail was out walking.
But you who philosophize disgrace and criticize all fears,
Take the rag away from your face.
Now ain't the time for your tears.
Hattie Carroll was a maid of the kitchen.
She was fifty-one years old and gave birth to ten children
Who carried the dishes and took out the garbage
And never sat once at the head of the table
And didn't even talk to the people at the table
Who just cleaned up all the food from the table
And emptied the ashtrays on a whole other level,
Got killed by a blow, lay slain by a cane
That sailed through the air and came down through the room,
Doomed and determined to destroy all the gentle.
And she never done nothing to William Zanzinger.
But you who philosophize disgrace and criticize all fears,
Take the rag away from your face.
Now ain't the time for your tears.
***
In the courtroom of honor, the judge pounded his gavel
To show that all's equal and that the courts are on the level
And that the strings in the books ain't pulled and persuaded
And that even the nobles get properly handled
Once that the cops have chased after and caught 'em
And that the ladder of law has no top and no bottom,
Stared at the person who killed for no reason
Who just happened to be feelin' that way without warnin'.
And he spoke through his cloak, most deep and distinguished,
And handed out strongly, for penalty and repentance,
William Zanzinger with a six-month sentence.
Oh, but you who philosophize disgrace and criticize all fears,
Bury the rag deep in your face
For now's the time for your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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