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 보다 영화가 더 못한 작품 중 하나가 "Fever Pitch"(열광의 그라운드) 이다. 차가운 이성적 매력의 배우 콜린 퍼스가 나오긴 하지만 차라리 책을 다시 읽는 것이 나을 듯한 영화이다.축구팀을
맡고 있는 교사가 여교사 와의 사랑에 골인하는 런던식 사랑 얘기는 감동을 주지 못하지만 그래도 축구에 열광하는 영국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지금
프랑스와 스위스전이 한국팀과 같은 조에 속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경기를 한밤중에 볼 이유가 없으리라. (프랑스가 스위스를 확실히 이겨 주어야 하는데 정말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안따깝다. 프랑스가 쉽게 꺽어 주면 2번 째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선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축구에
열광하는 광적인 팬들의 기저는 도대체 무얼일까?닉
혼비 소설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면
‘우리가 때때로 느끼는 기쁨은 다른 사람이 성공한 것에 대한 축하라는 것이 아니라 복권당첨되어 인생역전 도박에 성공한 것 같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환호라는 것이다. 자기응원팀이 자살골로 질 때 느끼는 그 안타까운 비애는 사실은 자기동정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
대 토고전.전반전에서
잘 하다간 한골을 내주면서 후반전 마지막 10분 남겨 두고 내리 3골을 작렬한 (10분에 3골을 작렬한 것은 차범근의 대 말레아시아 전 이후 처음이지 아닐까 싶다) 히딩크의 팀 호주의 대 일본전 역전극을 펼친 것 같은 스릴 을 느끼지 못함은전반적에
너무나 졸렬한 경기를 펼치다 후반전 들어 겨우 토고 수비수의 반칙 퇴장을 발판으로 삼아 힘겹게 승리를 거둔 투지가 부족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거의 막판까지 내몰린 경기를
하다가도 종료 직전에 극적인 승리를 낡아 챈 호주팀처럼 축구판은 도대체 알 수가 없게 때문에 열광의 도가니가 되기도 할 것이다. 반면 거의 승리해 도취되다 갑자기 역전 3골을 내리 내 준 일본의 축구팬 가슴에 불을 지른 실망을 받기도 하는 축구 응원의 열광.
축구팬의
근거지가 대체로 리버풀이나 맨처스터 처럼 공업도시 노동자 들인 것으로 보아 닉 혼비가 묘사한 대로 대리 만족의 카타르시스에 있을 수도 있으나 그가 다시 말한대로"그런 사람들은 욕구불만이 되고, 여자들과 사귀지 못하며, 변변치 못하고 야만스러운 소리나 지껄이고, 자기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며, 자녀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그러다가 외롭고 처참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고독의
반항인지도 모르겠다.관중석의
열정에 함께 참가함으로써 고독의 심연을 잊어 버릴 수 있는 마약이기도 할 것이다.
Nick Hornby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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