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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영화 (프랑스·이태리·유럽)

'빵' (남편) 과 '튜유립' (애인)

by 추홍희블로그 2005. 9. 28.

 

과거 화려했던 그리스 로마 문명 앞에 가이드가 열심히 연설을 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되는데.

 

이태리 촌도에서 로마 서울로 남편과 함께 가족여행을 떠난 40대  주부.

 관광버스가휴게실에 머물다가 여주인공 마지를 실수로 혼자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결국 뜻하지 않게 베니스에 도착하게 되는데 …

거기서 친절하고 신비스럽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 –이모든 것은 지금까지 자신의 생에서 미처 부족했던 이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암튼 여자는 우연에 의한 타의에 의해서 그런 기회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자신을 모르고 산다.)


물질적 풍요함 속에도 불구하고  숨 막힐 것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가난한 집시에게 따뜻한 사랑을 느낀다.

‘빵과 튜율립’ 이라는 영화 제목 그대로 시사하는 바는 ‘빵’(남편-)과 ‘꽃’(애인-) 이라는 비교점이다.

 

시간이 남아 한가로운 중산층 주부 (예전에는- 80년대 ‘아웃오브 아프리카 까지는 주로 유한계급의 상류층  주부에 한정되었지만 그러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 90년 중반후 부턴 중산층 주부로 중심 이동) 가 일상탈출 (이제 탈선이 아니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는 것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젠 주류적 전형인 것 같다.

 

그런 그녀가 왜?
빵 (남편-물질적) 만으로는 살 수 없다.?


‘바람’이라고 하면 결론은
항상 남편과 자식 곁으로 다시 돌아가는 전형적인 줄거리를 벗어날 것인가?

 

불륜의 ‘바람’의 영화이지만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나  ‘애정의 종말’ 과 같은 문학적 작품처럼 무거운 생각으로 압박하는 것에서 벗어나  운하와 꼬불길 골목길의 베니스를 무대로 벌어지는 코메디 작품이다.  


 

 

물질적 경제적 기초로서의 '빵'은 알겠는데 하필이면 '튜우립'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이캐리 영화이기에 '바람'이 봄날 한철에 반짝했다가 오렌지향기 바람에 날리는 폭삭 사그라드는 일본의 '사쿠라' 벚꽃을 상징할 수도 없거니와 이태리영화이기에 이태리를 상징하는 나라꽃은 '하얀백합'이나 이탈리아 토스카니 지방의 심벌 푸른 들판의 빨간 포피꽃인 이탈리아 나라꽃 '붉은포피'이어야 할텐데 하필이면 네덜란드의 나라꽃인 '튜우립'이 제목일까?

 

내가 생각하는 그 답은 영화 시작하는 서두에 나오는 '역사체험'의 여행을 꺼내는 것으로 유추하여 어떤 역사적인 교훈을 시사하지 않나 하는 해석이다.

 

'튜우립 광풍' (Tulip Mania) 은   인간 욕심의 광기와 투기 실패 몰락의 허망함을  실체적으로 보여준   투기 역사 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훈이다.

 

투우립이 네덜란드에 수입된 것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때 정도인 1593년이라고 하는데 투기 광풍을 제어하고자 법이 제정된 때가 1637년이니 아주 짧은 사이에 일어나 투기광풍이었다.

 

튜우립은 여러색깔이 있고 그 색깔이 뛰어난 색이 선연한 꽃이다.  투유립은 알토란처럼 토란을 분양받아 재배하는데  튜유립 중에도 가장 뛰어난 가치의 투유립은 하얀색깔에 빨간불꽃이 타는 투우립이 가장 고급품으로 여겨졌다.  알토란을 심어서 재배하기 때문에 투우립이 피기 전까지는 어떤 색깔이 나오질 즉 그가치를 알수 없는 것이다.  수입품이었기 때문에 귀족층만이 접할 수 있었다.  재배이기 때문에 농부가 재배한 꽃이 피어나기 전에 중간유통업자 꽅도매상이 토란을 심은 꽃밭 전체를 통채로 사는 '밭떼기'를 하는데 꽃이 피어나기 전에 약속어음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지다가 결국 이 종이쪽지 하나인 약속어음이 전매 투기가 일어난 것은 튜유립 열풍이 불엇기 때문이다.  전매 투기는 투우립이 피기 전까지 일어난다.  꽃이 피면 비싼 꽃인지 아닌지 알게된다.  그리고 상류층 전유물에 일반인도 끼기 시작한다. 투우립만 되면 색깔이 안된 다른 튜우립을 대체상품으로 여기고 돈 없는 일반인도 구매자가 되기에 시장은 확대되지만 주식투기의 열풍에서 국민주가 보급되면 오히려 주식열풍이 빠지기에 일반인이 끼어들게 되면 튜유립의 다양성에서 전매투기는 거품이 붕괴되는 기반이 된다.   

 

최고 상투시기에 투우립 꽃 하나 가치를 지금 가치로 환산해 보면 $67,000 정도 까지 치솟았다고 하는데 물론 당시 돈가치를 지금으로 따지기에는 돈가치가 틀리기 때문에 어렵지만 당시 비교해 보면

튜유립 꽃 하나에 당시 네델란드 화페단위인 길더 25000 길더라고 하는데 (심지어 6000 길더까지 솟았고) 당시 목수 연봉이 약 250 길더 대학교수 연봉이 750 길더라는 것을 참작해 볼 때 투우립 광풍이 우리 나라 아파트 광풍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미친 투기의 현장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겠다.

 

투기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주식 투기나 아파트 투기 처럼 보이지 않는 것과 전매가 가능해야 투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상류 유한 귀족계층이 바람을 피울 때는 타락이니 퇴페라고 비난받았다.  왜냐면 바람은 시간과 돈을 필요한 밑천 자원이 잇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은 소수의 상류 유한계급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바람은 그들만의 전유물이었다.

 

그렇다고 하루 빈곤계층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불륜'이라고 하기 보다는 그들은 '생계형 매춘'이라고 창녀 취급을 하지 일상적인 바람으로 '불륜'드라마로 승격하지 않는다.

 

중산층 주부가 피우는 '바람'만이 '불륜'이라고 '해서는 안된다하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애매모호하게 그 경계선상에서 타락 (자의)과 현실(타의) 의 줄타기에서의 도덕적 비난을 가하지 않고 일상적 바람인 불륜이 되는 것이다.

 

지금 튜율립 광풍처럼

'애인광풍'이 투기 열풍처럼 광적인 상황인가?

그렇다.

한국 '아줌마'는 역사를 이루어낸 실체적 힘을 가진 광적인 집단이다.

강남 아파트 투기꾼 아줌마 들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진 광풍이 아니다.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을 지캐 낸 '치마바람' 처럼

8학군 '치마바람' 처럼 이순자의 빨간바지 아파트 투기 '치마바람' 처럼

영화에서만이 아니라 데레비 안방극장에서도 불륜의 소재가 아닌 드라마가 없다고 할 정도라면 

지금 불륜드라마는 '애인광풍'의 치마바람을 불러일으키고는 증거이다.  애인 없스면 시대에 동떨어진 감을 느끼고 소외감을 느끼는 애인열풍의 바람의 투기에 끼이지 않으면 안될 안달인 정도라면 과연 바람의 '투기'의 상투라고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투기'의 역사적 교훈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튜율립 투기처럼 '불륜' 투기도 더이상 전매가 허용될 수 없는 상투를 잡은 사람은 망하게 마련이다.  바람이 가능한 것은 또다른 바람을 피워야 한다는 시장의 전제조건이 있어야 가능하다.

바람은 어느 정도까지 피우다가 상대방을 다른 시장참가자에게 넘겨야 무리가 없다.  한 사람 붙잡고 메달릴 때는 그야말로 파탄이다.  적당히 넘기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 바람을 피우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야 문제가 없는 시장인 것이다.

아파트 투기가 가능한 것은 아파트가 완공되기 전 딱지 거래가 가능한 남에게 '전매'가 많으면 많을 수록 투기시장이 더 커지고 매력적인 것처럼 바람은 '전매'가 많으면 많을수록 바람의 가치는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 완공전에 전매는 그야말로 시한부이다.  아파트가 완공되면 더이상 전매가 없다.  실수요는 살아있다고 해도 종이한장으로 거래되는 '전매의 투기'는 사라지기에 결국 거품이 빠지게 되어 있다.

 

사람은 생물이기에 몸으로 때울 때는 한정적인 그야말로 짧은 시간이기에 아무리 천정부지처럼 솟는 바람의 투기라 할 지라도 그 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불륜의 끝'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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