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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충신장

충신장 제3막

by 추홍희블로그 2018. 8. 13.


1.            충신장 제3막의 주요 줄거리

 

3막의 주요 장면은 화려한 궁정의 장식과 연회장과 비단이며 금괴 등 외국에서 수입해온 선진 문물들을 나열하며 풍요한 부의 과시, 시 창작에 대한 첨삭 지도, 사절단을 맞이하는 궁정 의식, 궁정 내에서의 칼부림 사건 발생 등이다.

 

화려하게 치장된 궁정 안에서 열리는 호화찬란한 연회장의 모습 그리고 각종의 금은보화를 뇌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풍요한 부귀 문물들을 과시하고 있다. 풍요의 여신인 다이코쿠가 등장하고 흰쥐를 부하직원들로 비유하고 있는 표현 등이 등장한다. 흰쥐는 부의 여신이라는 지위에 걸맞게 사람들에게 부귀를 갖다 주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동물이고, 또 한편으론, 흰쥐가 일직선상으로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는 모습에서 주인의 명령에 대해 일사불란하게 수행하는 부하직원을 비유하기도 하고 또 쥐소리가츄 ちゅう라고 들린다 하여 이 발음이충 忠과 같은 발음이라는 사실에 따라 충성스런 부하를 상징한다고도 한다.

 

화려한 궁전안과 금은보화의 문물들이 과시되고 있는 장면들에서 부귀영화가 3월의 벚꽃처럼 화려하게 피어남을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부귀영화를 좇는 꿈은 인간의 본연적인 심리가 아닐까? 하지만, 활짝 핀 화려한 개화의 아름다움은 낙화의 슬픔을 곧 동반한다. 겉 표면에는 화려하지만 그 이면 속에는 죽의 장막처럼 다른 것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즉 칼부림 사건이 터지게 된다. 3막의 마지막 장면은 까마귀가카와이, 카와이하고 날라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3막 전반부에서충의 충신 충효는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부부 관계 또한 마찬가지로 일직선상으로 여겨져서 여자는 한 낭군만을 섬겨야 된다는 부부정절의 개념이 엄격하게 지켜져 내려왔다. 그런데 남녀 사이에선 그게 가능한 경우가 드물지 않는가? 충신장에서도 혼조와 도나세는 재혼한 사이이고 또 제10막에서 상인과 그의 처의 이혼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데 남녀간의 정절 의무 또한 충의충신충효의 문제만큼 쉽지 않은 영역에 속할 것 같다.

 

충신장 제3막의 시작은 화려한 궁전 장식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3막의 마지막 구절은이 부평초 같은 우리 인생이라는 표현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몰래 사랑을 나누다- 사랑이 본능이라면 불륜 또한 본성일까?

춘향전에서 이도령의 종과 춘향의 하인인 향단 이 둘은 연인 사이인데 두 하인들끼리 그들의 주인 몰래 연애를 몰래 즐기고 있다. 충신장에서도 그와 비슷하게 부하인 모로나오의 부하인 반나이와 아사노의 처의 종인 오카루가 몰래 밀회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 등장한다.

 

한간의 부하인 하야노 감페이와 한간의 처의 하인인 오카루는 연인 사이이다. 그런데 모로나오의 부하인 반나이가 감페이의 눈을 속이고 그 사이에 오카루에게 수작을 부린다. 이 때 모로나오가 그를 급히 찾는 까닭에 반나이의 소재를 찾고 있던 모로나오의 하인들에게 이 모습이 발각된다.

 

궁정 연회가 이미 시작되었고, 한간은 약속 시간보다 늦게 지각하여 도착한다. 모로나오가 지각한 엔야를 나무란다. 한간은 미안하다며 그의 처가 보낸 편지를 모로나오에게 전달한다. 한시를 적어 보낸 편지의 내용을 읽어본 모로나오는 그의 연심이 거절당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간이 정결한 부인을 두고 있어 그런 처가 있으니 궁정 의식의 중요한 약속 시간에도 늦은 이유가 당연할 것이라고 말하며 모로나오는 한간의 감정을 교묘히 자극한다. 한간은 화가 나지만 참는다. 그러면서 모로나오에게 술 마셨냐? 하고 묻는다. 모로나오는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술도 거절한다면서 대답하면서 붕어새끼 우화를 건넨다. 시골 작은 우물 안에 갇혀 사는 작은 붕어 새끼가 있었는데, 어느 날 바께스 물에 떠올려 져서 큰 강으로 보내지는데 이에 붕어는 너무 기쁜 나머지 날뛰다가 강 위로 난 다리의 교각에 콧대를 부딪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는우물 안의 붕어 井戸の鮒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한간을우물 안의 붕어에 비유하며시골뜨기 겁쟁이 사무라이라고 몰아세운 것이다. 모로나오는 그의 아내에게 거절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궁정 의식이 열리는 오늘같이 바쁜 날 아내의 사적 편지나 건네는 한간이라면서 이렇게 한간을 시골붕어에 비유하며 모욕을 준 것이다. 모로나오가 한간을 향해 새끼 붕어의 이야기에 꺼내 들고, 한간을 “鮒侍 후나 사무라이” 즉 시골뜨기 겁쟁이 사무라이에 비유한다.  한간이 이런 모욕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모로나오에게당신, 정신 나갔어?”라고 되물으니, 모로나오는 직속 상관인 자기에게 어떻게 정신나갔다는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한간을 다그치자, 한간은 그렇다면 모욕이 무엇인지 알고 있겠지? 그런 답변을 한다. 이에 모로나오는 자기가 마땅히 할 말을 했는데 무슨 모욕이라니! 하면서 발끈한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한간이 칼을 무섭게 뽑아 들고 모로나오의 미간에 상처를 입힌다.  죽음을 살짝 피한 모로나오에게 한간이 다시 칼을 드는데 이 때 혼조가 한간의 팔을 붙잡고 간신히 말린다. 혼조가 한간을 말리는 사이에 모로나오는 급히 도망을 치고, 궁중안은 갑자기 소동에 휩싸이게 된다. 무사들이 서로 얼키고 설키며 소란이 일어나자 궁중의 정문과 후문 모든 곳이 닫힌다. 간페이는 상관의 안부를 알지 못해 당황하며 정문과 후문 사이를 왔다 갔다 헤매고 있다. 간페이는 상관이 가장 필요한 때에 상관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면 자신의 불찰에 후회를 한다. 반나이는 한간이 하극상을 저질렀다며 간페이를 체포하려고 든다. 간페이는 달려드는 그들을 제압해 내고 반나이를 죽이려고 하는데 이 때 오카루가 지금 그를 죽이게 되면 자신의 과오에 대해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마저 차단당하는 두 번 죽을 짓을 하는 잘못이 된다며 극구 말린다. 그러자 간페이는 반나이를 살려 주면서, 불충에 대해 사면을 받을 적당한 때를 기다리자고 말하며 함께 도망을 치자고 꼬드긴다. 이 때 시간은 새벽 6, 동녘이 훤히 밝아오고, 까마귀가카와이, 카와이울음소리를 내며 새 둥지 위를 떠나는 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이들은 자신들의 상관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큰 불안감에 쌓여서 어디론가 서둘러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