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곡선 행복 이론
행복의 조건
사람들은 어떠한 때 행복하다고 느끼게 될까?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일반적인 생각은 행복이란 사람마다 느끼는 조건이 각각 달라서 행복에 대한 객관적인 조건은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뇌신경연구분야의 fMRI 기법을 통해서도 행복의 조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행복에 대한 조건은 개인적 주관의 문제가 아니라면 객관적으로 평가 척도가 적용되는 범위내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행복의 조건들 가운데 하나 더 자세하게 살펴 볼 요인 하나는 나이와 행복도의 관계이다. 사람들이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행복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사회의 문제와도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나이와 행복의 조건에 대한 설명을 하기 앞서 먼저 중요 노동 통계 하나를 보자. 생산중심경제체제에서 주된 관심 하나는 사람들의 노동생산성이다. 여기에서 핵심 생산 인구”라는 지표를 중요시된다.
핵심생산인구 prime age worker
“핵심생산인구(prime age worker)”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25~49세에 해당하는 인구를 말한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11월 1일 기준 핵심생산인구는 1953만명을 기록한다. 이는 2005년의 1990만명에 비해 36만명이 줄어든 숮자다. 핵심생산인구가 감소한 것은 1949년 인구 총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핵심생산인구가 줄면 경제 성장이 더뎌지면서 가계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 것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과 노동이 투입돼야 하는데 생산인구가 줄어들면 자본 투입만으로는 성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KDI연구*[1]에 따르면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잠재성장률 (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했을 경우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2006~2010년 4.6%에서 2021~2030년에는 2.7%, 2041~2050년에는 1.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더욱 복잡한 경제 문제를 불러오고 있다. 단순한 노인복지 측면만이 아니다. 성장 중심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행복과 나이와의 관계가 경제적 문제 해결에 중요한 이유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델러웨이 부인”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피터 윌시는 모자를 들고 리젠트 파크를 빠져나오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이 들어가는 데서 얻는 보상이란 열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렬하지만 드디어 삶에 최고의 향취를 가미해 줄 수 있는 힘. 살아온 경험을 포착하여 천천히 빛 속에서 돌이켜 볼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지성적인 견해와는 달리 적지 않은 사람들을 지배하는 생각은 나이가 들면 부담이라는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그의 희곡 “당신 좋을 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서 인생7막론을 말한다. 사람들은, 어머니 젖을 먹는 유아기, 학교가기 싫어하는 배움의 아동기, 연인의 미세한 부분까지 찬미하는 사랑에 빠진 연인기, 명예를 위해서 죽음도 불사르는 싸우기 좋아하는 군인기, 기름진 음식을 먹고 세상 바른 말 잘하는 정의기, 입과 다리에 힘 빠지는 노인기, 이빨 빠지고 눈도 희미해지고 먹지도 못해 모든 것이 잊혀지는 제2유아기같은 노망기, 이렇게 인생7막론으로 인생이 전개된다고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이렇게 세익스피어같이 인생을 단선적으로 보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늙을수록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될 지 모른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80살이 가까이 된 오늘 날, 노령인구에 대해서 기존의 단선적인 생각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눔의 경제”등 비시장적 경제활동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생각을 달리할 것이다. 나이가 행복의 요소에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U곡선 행복 이론”이란
나이와 행복도의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금까지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은 나이가 들어가면 불행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나이든 늙은 부모를 모실려고 하지 않는 “고려장”의 풍습이 떠올려질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는 새로운 연구들이 소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전하는 “U벤드 이론”이 그 하나다. “왜 사람들은 중년을 넘어 나이가 들면 더 행복함을 느낄까? (Why, beyond middle age, people get happier as they get older)”기사 (http://www.economist.com/node/17722567)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개 성인 생활은 낙관적인 희망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중년위기”라는 말이 있듯이 30-40대 겪는 중년위기를 겪을때까지 인생 성공을 오르기 위해서 행복은 그반대로 힘든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가장 힘든 시기인 중년위기를 다지고 나면 다시 인생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대체적인 과정을 밝혀주는 통계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2008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안하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와 센이 참가한 위원회의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경제 성장 지표인 GDP성장이 국민의 행복도하고는 비례하지 않으며, GDP경제성장지표가 국가의 복지상태를 나타내주지 못하는 큰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잘 지적해 내면서 초GDP의 새로운 대안지표 개발을 독려하였다.
행복의 조건
모두가 행복을 꿈꾸고 바라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들일까? 크게 4가지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그 4가지는 남녀성별차이, 개인성격차이, 외부환경조건, 나이다.
통계조사를 보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행복함을 더 많이 느낀다. 물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우울증을 훨씬 더 많이 겪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증의 원인은 육아와 출산등 호르몬 작용에 따를 수가 있다. 그리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직장생활을 덜 많이 노동환경이 그 원인으로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죄의식이 크고 불안과 화를 잘 내는 신경질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개인성격차가 행복함을 느끼는 정도에 영향을 준다. 외부환경, 즉 혼인관계나 고등교육을 받은 정도, 소득수준, 건강 등 외부조건에 따라 행복도를 달라진다. 결혼을 한 사람들이 더 행복함을 느끼는 정도가 많고, 직업이 없는 사람이 불행도가 높다는 사실은 통계로 입증된다.
40-50대가 가장 행복함을 느끼기 어려운 시절이다. 평균적으로 46-47세에 인생 밑바닥을 친다. 행복경제학으로 잘 알려진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 블랑크플라워와 영국 워익대 교수 오스월드가 세계각 72개국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 인생이 밑바닥을 치는 평균 나이는 47세다.
영국의 노동성 노동력통계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재산, 직업, 자녀유무등 이런 조건을 별도로 치더라도 유사한 결론이 나왔다. 이런 통계결과가 말해주는 의미는 행복은 외부조건이 아니라 개인의 생각변화에 크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다 많은 것을 바라고 그것을 얻으려고 투쟁한다면 불행감이 높아질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비해 얻은 것이 작다면 그렇다. 반면에 욕구를 줄이고 현실을 받아들인다면 행복함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산성도 크다. “ U벤드 이론”에 따르면, 노령인구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지금까지의 기존 관념은 반박된다. 따라서 이제 새로운 생각을 하여야 할 때가 아닐까?
이상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대략 요약한 것이다.
10년동안 장기 집권에 성공했던 토니 블레어 전영국수상 또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전세계적으로 연령이 40대인 비교적 젊은 층이 정치지도자로 올라선 사실은 특징적이다. 40대가 세상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40대라면 대체로 자기의 일에서 20년이상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말콤 맥스웰의에 따르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에는 약 10년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40대라면 자녀들이 대체로 중고등학교를 다녀 어느정도 독립적이다. 이 때는 부모는 시간적으로 자녀양육 부담에서도 어느정도 벗어나는 때다. 전적인 자녀 양육에서 매달리는 시기에서 벗어나 다른 활동을 찾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회사에서는 관리자급에 올라서는 시기다. 이러한 때가 가장 왕성한 활력을 펼치는 때다. 가장 할 일이 많은 시기가 바로 40대라고 말한다. 한국 부모들의 극성스런 자녀교육열에 따라 자녀가 대학을 들어가기 전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한다. 직장에서도 승진에 대한 야망이 있고 가정에서도 가장 힘든 때이기도 하다. 이 때가 대체적으로 평균 나이 47세 정도다. 승진욕망과 자녀 욕심에 가장 큰 이시기가 행복은 거꾸로의 정점에 있다고 말한다. 블랑크플라워와 오스왈드의 행복 연구에 따르면, 인생의 밑바닥은 세계 평균적으로 47세라고 한다. 이 행복의 밑바닥 시기를 지나면 꿈과 야망과 집착을 포기하거나 버릴 수가 있게 된다. 이때를 지나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고 한다. 인생의 굴곡점을 지나면서 삶의 현실을 받아들이면 다시 삶 속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미국 심리학의 개척자 제임스의 기대 이론
미국의 초기 심리학 개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그의 행복에 대한 공식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자존심= 성공/잠재력.”
이러한 제임스의 “기대 이론”에 따른 행복 방정식 (자존심(happiness)= 성공(success)/잠재력(expectation)”은 “U곡선 행복 이론”을 밑받침해 주는 것 같다.
“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 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라고 말했던 빅토르 위고의 낙관적 전망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날의 평균 수명은 80세에 가깝다. 그러므로 평균 기대 수명이 40-50세에 불과하였던 과거 시대에 기반한 기존의 낡은 경제학 사고에 매몰되어서는 현재의 경제 문제를 해결해 낼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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