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정치 경제학의 새로운 혁명을 위하여
기존경제학자들의 낡은 사고로는 현재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장율을 최대한 높이 달성하기 위해서 정부는 어떻게 국민경제를 관리해야 되는지에 조언해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경제는 실패했고, 결국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무능을 자인하게 되었다. 그린스펀 전미국 중앙은행총재가 2008년 미의회청문회에서 솔직히 잘못했다고 시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 학술원이 보고한대로, 현재의 경제학자들은 경제 위기를 미리 내다볼 능력도 없었고, 위기극복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왜 기존경제학자들은 경제 위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까? 영국학술원이 밝힌 대로, 유능한 학자집단이 시스템에 대한 리스크를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이해해 내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아담 스미스로 대표되는 19세기 신고전파의 경제시각은 “개인이기주의가 사회전체적으로도 부를 가져온다”에 가정에 입각하고 있다. 기존의 경제학은 개인적인 경제행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지는 몰라도, 각 개인으로 구성된 사회 전체는 개인과는 다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국가 사회 전체적인 이해도는 낮다고 보여진다. 전체는 개인의 총합 이상의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기존경제학자들은 “구성의 오류” 이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기존의 낡은 사고에 얽매여 있는 경제학자들은 개인과 사회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고 당연한 결론이지만 이들이 올바른 경제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을 것임은 분명하게 보인다.
열린 경제학 vs 닫힌 경제학
1967년 영국정경대의 젊은 경제학자이었던 미샨 Mishan은 “경제성장의 대가(The Costs of Economic Growth)”에서 경제성장에는 의도하지 않는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나 “사회적 비용”이 수반된다고 “풍요의 시대”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미샨은 성장 중심 경제에 대한 강력한 반박논리가 경제학의 외부에서 제기될 것임을 예견했다. 그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의 전반적인 상태를 이해하려면 경제성장율을 보는 것 말고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는 분위기다. 그렇게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4%의 성장율이 3%보다 국가에 더 좋은 일인지 일말의 의구심이라도 내비치는 날에는 거의 이단자 취급을 받는다. 그것은 마치 4가 3보다 크다는 것을 의심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미샨의 예견대로 기존주류경제학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박은 경제학의 외부로부터 제기되었다. “선호 이론”으로써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는 카네만 교수이다. 그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심리학자로서 행태경제학의 발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행태경제학은 기존주류경제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 “공유지의 비극” 문제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 1990년 논문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E Ostrom, Governing the Commons: The Evolution of Institutions for Collective Action으로 200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롬 교수는 정치학자이다.
사이버네틱스 창시자인 노버트 위너(Wiener)는 경제학교과서를 비웃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상당히 부정확한 자신의 생각을 적분식과 미분식의 언어로 위장하는 버릇이 있다. 그들이 아무리 정확한 공식을 이용했다고 둘러대도 그것은 모두 기만이고 시간 낭비일 뿐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레온티에프는 1982년 “사이언스” 잡지에 이렇게 비판했다: “경제학술지의 페이지는 온통 수학공식으로 가득차 있다. 이것은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할 뿐 아니라 한편으로는 완전히 자의적인 추측을 너무 확실하게 표현하며 의미없는 이론적 결과를 도출해낸다. 실질적 경제 시스템의 구조와 형태에 대해서는 그 어떤 체계적인 이해도 제공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오늘날 경제학의 현실을 볼 때 이러한 비판들이 타당하지 않다고 부정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경제학이 현실과 담을 쌓고 절연되어 있는 한 성장중심의 자본주의 경제가 가져오는 폐해를 지적해 낼 수 없을 것이다. 기존의 낡은 사고에 얽매여 있는 경제학자들에게서 혁명적인 사고의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세테리스 파리부스(Ceteris paribus: 모든 조건이 모두 같다면) 가정을 조건으로 하는 경제학은 다수의 연구결과가 비현실적인 탁상공론에 머물고 말 위험이 있다. 케인즈의 비관론은 읽어보면 더욱 실감할 것이다. 케인즈는 “우리 자손을 위한 경제전망”논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최소 100년 동안 우리는 스스로와 서로에게 아름다운 것이 못생긴 것이고, 못난 것이 예쁜 것이라고 속여야 한다. 왜냐하면 못생긴 것이 유용하고 아름다운 것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은 잠시 동안 인색함과 고리대금과 불신을 허락하실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만이 우리를 경제적 빈곤의 터널로부터 빛으로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인즈가 “일반이론” 말미에서 언급한 유명한 귀절이 지금 시점에서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자들이나 정치철학자들의 사상은, 그들이 맞거나 틀리던 간에 상관없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세상은 이들에 위해서 움직여진다. 어떤 이념의 영향으로부터도 완전히 해방되어 있다고 자신하는 실무자들도, 사실은 이미 한물간 어떤 경제학자들의 노예가 되어 있다. 허공에서 소리를 듣는다는 권좌에 앉아 있는 미치광이들도 그들의 미친 생각을 수년 전의 어떤 학구적인 잡문으로부터 핵심을 베껴 빼내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의 새로운 혁명
경제 성장신화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뿌리깊게 박힌 사회에서 성장 만능 경제가 가져오는 한계와 그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강구해 나갈 수 있을까? 토마스 쿤이 “과학적 혁명의 구조”에서 한 말을 보자: “특정분야에서 잘 훈련받은 젊은이들이 있는데, 이들 몇 명에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동안 해결책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문제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이때 그들은 그 직업 분야 전체의 생각을 바꾸고 과학과 세상을 다르게 보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경제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시점에 와 있음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문제가 노출된 만큼 우리는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 중요한 것은 경제 사상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지식을 나누고 올바른 길로 들어서도록 해야 한다. 정치적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경제의 문제는 사람들의 기존의 사고를 바꿈으로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경제학의 역사를 보면 이런 도식을 이해된다. 아담 스미스, 칼 마르크스, J M 케인즈는 경제학의 토대를 만든 위대한 세계 3대 경제학자로 불리운다. 이들은 당대의 경제 시각을 완전히 바꿔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들의 가장 대표적인 저서는 각각, “국부론 (1776년)”, “자본론 (1843년) “고용, 이자와 금융에 관한 일반 이론 (1936년)”이다. 아담 스미스, 칼 마르크스, 마르크스 경제학을 극복하게 만든 위대한 경제학자 막스 베버, 케인즈와 사상적으로 대립했던 1974년 노벨경제학 수상자 하이에크,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레온 후르비치 등 위대한 경제학자중에는 법학자 출신도 많이 있다. 위대한 경제학자중에 법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살펴본다면 “시대정신”에 대한 “이해”능력이 매우 탁월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우리가 어디로 가야되는지를 모르고 있는 사람이 아무리 수학공식으로 현란하게 설명해 본들 그것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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