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재판-여론 재판 –여론과 법의 관계- 판례법-언론 기능

여론 재판 –여론과 법의 관계- 판례법-언론 기능

 

법은 모두에게 널리 알려져야 하고 그래야만 사람들이 법을 두려워하고 법 질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솔로몬 재판은 단순한 창녀간의 단순한 친모확인 소송 한 사건으로 끝나는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라, 이 개별적 사안이 온 나라안 전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서 분별력을 일깨우는 하나의 가이드가 되도록 하는 것이 사람이 많고 큰 나라를 효율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판례법의 근원적 역사를 말해준다.  창녀간의 다툼이라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으니 우리들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예수님의 비유(요한 8:1-11)가 말해주듯 당시 창녀라면 누구든지 도로 쳐서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 인권을 가진 사람도 아닌 취급을 받았던 최하부류이었지만 솔로몬 왕은 칼로써 사람을 죽이겠다고 위협을 했지, 직접 형벌을 내리지는 않았다.  말로 꾸짖는 것은 한자의 어원을 살펴봐도 이해가 된다.  한자 罰은 그물 망網과 말씀 언言, 칼 도刀의 글자 결합이다.  網은 죄수를 잡아올 때 머리 위에 뒤집어 씌웠던 그물 즉 용수틀을 말한다.  용수틀을 씌운 죄인을 잡아다 칼刀로 위협을 하면 말言로써 꾸짖는 것 이것을 벌罰이라고 말한다.  솔로몬왕이 칼로써 위협을 한 목적은 사람들 마음에서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다.  솔로몬 재판 기록이 말해주듯이 하나의 사건이 단순한 개별적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전체 국민에게 잘 알려졌을 때 사람들의 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법을 지켜야 한다는 두려움으로 국가의 통치 질서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솔로문 재판의 성경 기록도 이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열왕상 3:28은 “all Israel heard of the judgment 이 소문이 온 나라 땅에 퍼지자” 비로소 사람들이 “두려운 마음으로 그를 우러러보았다.”고 기록하였다.[1]  판결의 내용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어야 법의 효과가 일어난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해준다.[2]  즉 언론의 기능, communication의 역할이 강조된다.  온 나라안에 미치는 것 전국법 common law으로써 모두가 법을 지키게 될 것이다.  국민은 국법 질서에 대한 사랑에서가 아니라 두려움이 앞서도록 하는 것, 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 법을 통한 국가 통치 질서의 근본일 것이다.  법의 기능은 물적 통제, 인적 통제, 사회 통제의 순서대로 발전해 왔다.  따라서 “여론 재판”[3]은 현재 부정적인 뜻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없지 않으나 “여론”을 무시한 판결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4]  교훈은 사람들의 눈으로 보여지고 확인될 때 즉 오감으로 직접 체험할 때 쉽게 얻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법은 자고이래로 언론 기능의 협조와 역할 없이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이 쉽게 수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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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y feared the king.”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사랑받는 것과 두려움을 받는 것 중 어느 편이 나은가”를 자세하게 논하면서, 국민들이 통치자에게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다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2] “일벌백계”의 교훈, “刑一人而當刑, 則千萬人懼”의 구절은 “자치통감”에 나타난다.

[3] 여론 public opinion은 해밀톤의 말처럼 공동체 사회가 살아나가기 위한 합리적인 생각 “the deliberative sense of the community”이지 개인 자기 마음대로 일방적인 사견을 표명하는 성격이 아니다. “여론 public opinion”과 “여론 재판 public judgment”에 대해서 구별적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Green, “When Children Kill Children: Penal Populism and Political Culture”, OUP (2008)을 참고하라. 

[4] “여론”이란 마키아벨리의 표현을 간접적으로 빌린다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즉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법과 여론과의 불가분의 관계에 대한 고전적인 논문은 다이시 Dicey의 “Lectures on the Relation between Law and Public Opinion in England during the Nineteenth Century’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