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삶과 치유
왜 고로쇠 나무 수액이 만병통치약인가? –물도 달짝지근한 물이 있는가?
요즘은 지리산 근처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고로쇠 나무 수액이 건강음료수로 각광을 받고 있고, 따라서 농가의 주된 고수익 상품의 하나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본다.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대표적인 곳은 지리산이다. 심산 유곡 지리산은 계곡의 맑은 물도 약수에 가까울 텐데 거기에다 고로쇠 나무의 수액이라면 약수 중에 약수일 것 같다. 지리산 근처뿐만 아니라 영남 알프스 산악지대인 가지산 간월산 지역에도 고로쇠 수액 채취가 활발하다. 영남 알프스 산비탈 이곳 저곳에 고로쇠 수액을 받는 하얀 색깔의 호스가 나무들 사이로 거미줄처럼 처져 있음이 보인다. 고로쇠 나무가 많은 마을은 건강음료수 웰빙 붐을 타고 고로쇠 수액을 파는 물장사를 잘하여 마치 대동강물을 내다 판 봉이 김선달처럼 가만히 앉아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한정적인 고로쇠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으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세상만사 새옹지마 塞翁之馬라고 하거늘, 산업화 혁명 와중에 낙오된 보릿고개의 험한 시절의 농촌이 이제부터라도 뿌린 만큼 거두는 자연법칙과 전화위복으로 최소한 부농으로 탈바꿈하는 날이 도래할 수도 있을지 모르는데,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그것은 천지개벽의 새로운 세상이라기 보다는 위대했던 황금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이고 그 때의 자연 질서가 회복된 것이리라. 요산요수이고, 물은 사람의 건강을 삶을 지탱해주는 생명수이다. 모든 산비탈을 다 깎아 버리는 우를 범하지는 않겠지만, 만약의 위하여, “고로쇠 나무”를 예수의 십자가 고난에 비유하는 정호승의 시구절을 기억하자.
고로쇠 나무
나는 너희들의 어머니니
내 가슴을 뜯어가 떡을 해먹고 배불러라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니
내 피를 받아가 술을 해먹고 취해 잠들어라
나무는 뿌리만큼 자라고
사람은 눈물만큼 자라나니
나는 꽃으로 살기보다
꽃을 키우는 뿌리로 살로 싶었나니
봄이 오면 내 뿌리의 피눈물을 먹고
너희들은 다들 사람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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