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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cessity긴급피난

생존 명령 의무 이행과 비자발적인 행위

by 추홍희블로그 2015. 7. 23.

 

1.1.1.           생존 명령 의무 이행과 비자발적인 행위

 

바틀비 스토리에서 바틀비는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의 필사 일을 더 이상하고 싶지 않다며 변호사의 지시와 명령을 거부하게 된다.  지시와 명령은 거부하는데 무슨 뚜렷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하고 싶지 않다는 단순한 말 한 마디 밖에 하지 않고 끝내 거부하고 만다.  국가와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기초는 서로간의 합의에 의한 것인데 서로 합의된 계약을 거부한다면 국가와 사회의 작동은 멈추게 될 것이다.  바틀비가 갑자기 평소 해오던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그만 두자 변호사는 그럼 다른 일을 하면 어떠냐며 충고와 권유를 하는데, 바틀비는 다른 대안마저 하고 싶지 않다고 막무가내로 거부하고 만다.  변호사가 다른 직업을 권해보자 바틀비는 이렇게 대답한다.  난 누구 밑에서 단순한 종업원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I would prefer not to take a clerkship.”  이에 변호사는 다른 일들을 계속 권해 보는데, 바틀비는 그런 일도 모두 싫다고 대답한다.  난 한 곳에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내가 유별난 것은 아니에요.”  자신은 까다로운 사람은 아니라고 말을 하면서,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는 정형화된 대답만 하고 있다.  그러자 일생 동안 신중하고 참을성의 미덕을 제일의 신조로 삼아 온 변호사가 여기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만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만 화를 내며 이렇게 소리쳐 말한다.  그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한 곳에 그대로 붙어 있어라. Stationary you shall be then.”  그 후 바틀비는 떠나기를 거부하고 있다.  그 사람은 어떠한 필사도 거절하고, 어떠한 일도 하기를 거부하며, 그저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만 할 뿐이고, 건물에서 떠나기를 거부하고 있어요.  He refuses to do any copying; he refuses to do anything; he says he prefers not to; and he refuses to quit the premises.”[1]

 

바틀비는 이 일도 싫다 하고 저 일도 싫다 하는하고 싶지 않다 prefer not to”는 말만 되풀이한다.  이런 바틀비의선택 preference’은 바틀비의자유 의지 free will’에서 나온 것일까?  바틀비의 이런 행동은 미리 정해져 있는가?  필연주의 결정론에 따르면 바틀비의 선택은 프로그램화되어 되어 있어서 항상 똑 같은 결과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록 바틀비의 스스로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스스로 한다는 측면에서 그것이 바틀비의 자유의지에 따른 결과라고 보일지 모르지만 바틀비의 선택은 미리 입력된 대로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정형화되어 되어 있는 것이므로 바틀비의 선택은 자유 의지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 처하면 똑 같은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그 같은 진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걸까?   에드워즈의 견해에 따르면, 인간 의지는 인간이 바라는 대로 will’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not free to will’, ‘비자발적인 involuntary’ 것이고, 루소의 말로 대답하면, 인간은 쇠사슬에 매여있으나 사람들이 그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사슬이 외부적 장식으로 가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부적인 강제력이 없는 것과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힘의 차이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1] 건물 퇴거 조치에 대한 법이론은 재산권에 기초하고 있다변호사의 재산권 논리는 자유지상주의자 노직이 잘 설명하고 있음을 참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