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게임 Chicken Game
프로이드의 “외디푸스 컴플레스”로 잘 알려진 외디푸스 왕의 전설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외디푸스의 부왕인 라이어스와 외디푸스가 서로 상대방이 누구인 줄 모를 때 마을 어귀 외나무 다리를 지나치게 되는데 이 때 서로 양보를 먼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존심 때문에 화가 치밀어 오른 외디푸스는 결국 부왕을 때려 눕혀 버리고 만다. 외디푸스가 외나무다리 위에서 벌인 기싸움은 오늘날의 치킨 게임의 원형처럼 보인다.
치킨 게임은 서로 마주보고 달려오는 자동차에서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게 되는 담력 싸움을 말한다. 이 게임에서 양쪽이 함께 배신(핸들을 꺾는 것)하는 것이 최상이다. 양쪽이 함께 직진하면 차가 정면충돌하여 둘 다가 죽기 때문이다. 이 최악의 상황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치킨 게임에서 내쉬 균형 Nash equilibrium은 그림과 같이 두 경우다. 그러나 양 쪽이 다 이기는 게임은 없다. 동전의 양면이 함께 나올 수는 없으므로 어느 한 쪽이 양보하고 다른 쪽은 양보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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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꺾음 |
직진 |
핸들꺾음 |
2, 2 |
1, 3 |
직진 |
3, 1 |
0,0 |
한 쪽이 직진하고 다른 쪽이 핸들을 꺾으면 직진하는 사람이 이긴다. 치킨 게임은 먼저 차에서 탈출하는 사람이 지게 되는 게임이다. 문제는 양쪽이 모두 그렇게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양쪽 다 합리적인 선택에 따른 행동인데 그 결과는 충돌이 생겨버린다. 그러므로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어느 쪽이 양보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이 양보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반복적 시행이 가능한 순수한 게임과는 달리,단 한 번 뿐인 인간 생명이 걸려 있는 싸움에서는 무엇보다도 파국을 피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양보하고 살아남은 사람은 비록 “겁쟁이 chicken””라고 불리더라도 죽음의 선택 보다 더 나은 선택이 된다. 양보한 사람은 비록 겁쟁이라고 불리며 게임에서 진 불명예를 안을 지는 몰라도 죽음은 모면하게 된다. 생존 투쟁이 인간 발전의 근본임을 볼 때 결국 지는 사람이 이긴다는 상식적인 결론이 우위전략인 셈이다. 그래서 우리 성현들은 “양보하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라는 상식 룰을 제시해 왔던 것이다.
치킨게임은 1955년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 Rebel Without A Cause"으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졌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을 잠깐 보자. "We are both heading for the cliff, who jumps first, is the Chicken."두 청년이 여자친구에게 담대함을 보여주려고 각자 자동차를 몰고 절벽을 향해 달린다. 제임스 단은 절벽 끝 막다른 순간 차에서 뛰어내린다. 먼저 뛰어 내리는 사람이 지게 되는 게임이다. 그러나 상대방은 절벽으로 떨어져 죽는다.
이와 같이, 치킨게임은 여자친구에게 남자다운 담력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에서나 자주 등장하는 개념이다. 치킨게임은 남녀간에 어느 한 쪽이 먼저 사과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자존심 싸움의 성격이 크다. 죽고 사는 사생결단식의 치킨 게임은 인간 현실 생활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착각 때문에 치킨게임으로 여기며 판단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버트란드 러셀 Russell은 1959년 “상식과 핵전쟁 Common Sense and Nuclear Warfare”책에서 1950-60년대 미소간의 군비 경쟁을 치킨게임으로 설명하였다. 1962년에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고 하였다. 이어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의 흐루시초프 수상간에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기 상황이 벌어졌으나 마지막 순간에 소련이 회항함으로써 핵 전쟁의 위기가 해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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