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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포토 essay/내가혼자여행하는이유

심춘순례

by 추홍희블로그 2012. 4. 17.

최남선은 여행을 “지식의 대근원”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나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같이 여행과 지식은 +상관관계이다. 우리의 삶이 순례자라고 본다면 최남선이 말한 것처럼, 여행은 산지식을 가져다 준다.  “말로만 배우고 귀로만 듣는 것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염량하고자 하며 지리 시간에 배운 것들을 강설(講說)과 도회(圖繪)로만 만족하지 않고 내 발로 친히 밟고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세계여행을 꿈꾼다. 

 

순례자의 삶은 필연적으로 관념적 사고를 거부한다.   우리의 삶은 여행자로서의 구체적인 삶이어야 한다.  지식은 이성적인 것만이 아니다.  직접적인 삶에서 깨닫는 감성을 동반한다.  땅은 하늘과 구별되어 해석될 수 없고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인간이다.  이성과 감정은 서로 분리되어 놀 수 없고 서로 투영되어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나는 올 초, 개나리 진달래가 피기 전에 90년 전(1925 50일간의 여행)에 최남선이 걸었던 길을 걷고자 계획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총선때 한국의 정치현실을 몸소 체험코자 하는 의도에서 잠시 삼천포로 따지는 바람에 애초에 품은 거사를 실행하지 못했다.  최남선과 같이 섬진강을 끼고 지리산으로으로부터 전주 모악산까지 둘러볼 거창한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어지고 말았다.

 

조선 3대 천재인 최남선의 저멀리 발꿈치에도 다가가지 못할 나의 우둔함은 최남선이 여행 실행 전에 고찰한 택리지”, “동국여지승람”, “대동지지등을 읽어낼 수 없게 하였기에 무식하기에 나는 그냥 떠날 수 있다고 믿으며 섣부른 계획을 밀어 붙었었다.

 

최남선이 방문했던 주요 방문지와 문화 유적은 다음과 같다.

 

전라북도: 전주-> 모악산 금산사 -> 태인 -> 장성 백양사 (내장산은 전남과 전북의 경계를 이룸) -> 내장산 내장사 -> 정읍 -> 부안 줄포-> 부안 내소사 -> 변산반도

 

전라남도:  담양 -> 소쇄원 (정철의 사미인곡의 배경인 정원이 있는 곳)  -> 광주 -> 무등산 충장사 -> 화순 동복 -> 화순 모후산 유마사 ->순천 조계산 송광사 -> 순천 조계산 선암사 -> 곡성 동리산 태안사 -> 구례 화엄사

 

최남선은 조선의 산하를 단순히 지리적 환경만으로 이해했던 것이 아니다.  최남선은 그의 심춘순례권두사에서 “산하 그대로 조선의 역사며, 철학이며, (),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 국토를 찾아 가는 여행은 우리나라의 정신을 찾고자 하는 순례자의 구도인 것이다. 

 

나의 참된 자아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참된 자아를 찾아나서는 순례자의 길이요, 구도자의 발길인 것이다. 

 

우리의 삶은 결국 종교인 것이다.  종교는 죽음과 삶을 해석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자기 정체성을 찾는 길이다.  바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시적으로 표현하면 왜 사냐건?”에 대한 자신의 대답인 것이다.  결국 우리 삶은 삶과 죽음의 변주곡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여행자다. 

 

“We are all travellers in the wilderness of this world, and the best we can find in our travels is an honest friend”- 루이스 스티븐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