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즈의 정의(justice)에 대한 생각
“물값이 싸서 낭비한다”는 2MB의 물값 인식을 비판함
2MB는 물 가격이 너무 싸서 사람들이 물을 아껴쓰지 않는다고 달구쳤다.
이 대통령은 22일 “한국인 1인당 평균 소비하는 물의 양이 유럽보다 많다는데 아마 물 값이 싸서 그런 것 같다.. 물을 너무 낭비하는데 그렇다고 물 값을 올리는 것은 좀 그렇고…”라고 말했다.
“가격이 싸닌까 함부로 낭비한다”. 따라서 물의 가격을 올리면 사람들이 돈이 무서워서 물을 아껴쓸 것이라는 말이다. 수도물자원공사가 물값을 올려야 한다는 말이겠지!!!
경제학적으로 “가격” 기구의 기능 하나중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담당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나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필이면 왜 이때인가? 물가가 급등하여 물가 고삐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정부로써는 물가상승에 대한 책임을 100% 져야한다. 물가를 잡지 못해 물가가 천정부지로 솟게 만든 것은 정부 책임이다. 하이인플레는 지진이나 태풍이나 쓰나미같은 천재가 아니다. 높은 물가상승은 인재다.
물가가 상승하는 것을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한다. 인플레이션 상승율이 너무 높은 것은 경제에 큰 부담을 초래하고 급기야 나라와 국민 생활의 근간을 파괴한다. 인플레를 “공공의 적” 1호라고 말하는 것은 인플레의 폐해가 그만큼 무섭고 크다는 것을 전문가나 일반인이나 모두 인정한다는 뜻이다.
물가급등의 시기에 물값이 싸기 때문에 물값을 올려야 한다는 인식은 인플레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며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여긴다.
“가격이 비싸다”, 또는 “싸다”고 누구든지 말할 자격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정(just)” 가격은 존재할까? 자본주의에선 시장이 가격을 결정하니까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은 적정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값도 시장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현재 그 가격은 정당하지 않다고 대통령은 말하고 있는데 , 아무튼 가격의 정당성은 어떻게 확보될까?
우유값도 시금치값도 전기료도 수도세도 수시로 변동한다.
가격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물값이 너무 싸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다른 가격은 정당한가?
“왕의 남자” 강만수 산은회장이 연봉 20억을 받아야 한다고 금융위 장관이 설레발치고 나섰다. 과연 강만수 회장이 20억 연봉을 받을 만한 정당성이 존재할까? 자기가 가진 능력대로 연봉을 받아야 한다면 강만수회장은 연봉20억을 받을만한 자격이 결코 없다. 왜냐하면 그는 국가 부도 IMF외환위기를 초래한 무능한 재정부고위관료중에 대표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른 시중은행장의 연봉은 5억을 넘는다. 과연 이들의 연봉은 정당한가? 재벌 건설회사들도 줄줄이 사탕으로 파산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사장의 고액 연봉은 정당한가? 누구라도 그렇지 않다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박지성이나 박찬호의 연봉이 많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이들 스포츠 스타들의 고액연봉을 비난하지 않는다. 매주 나오는 100억 이 넘는 일등로또 추첨 행운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우리가 고액연봉자를 비난하는 것은 회사나 은행을 파산시킨 바로 그장본인들이 회사사정은 아랑곳 없이 지나치게 높은 초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에 있다. 얼마되지 않는 초라한 연봉을 받고 있는 하급직원들은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내쫓아내면서 부실재벌기업, 부실 은행장들이 높은 초고액연봉을 받고 금융경제 현실에 분노하는 것이다.
아무튼 경제적으로 가격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어떻게 알아 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지 않다. 따라서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즈의 생각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케인즈의 "정의"에 대한 생각
케인즈는 정의(justice)라는 것은 다같이 똑같이 취급받는 “평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정의는 하나의 당연한 “순리(equity)”이라고 보왔다. 케인즈의 생각은 아리스토톨레스가 말한 “평등한 것은 평등하게 대우하는 (to treat equals equally)” “배분적 정의”에 입각한다.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귀족학교와 최고대학을 나와 최고직장을 다닌 케인즈는 후에 귀족 상원의원이 된 사실이 말해주듯 누가 보다라도 상류층에 속한다. 개인 능력을 존중하고 능력대로 대우받는 임금보상체계를 부정하지 않는다. 개인 능력차가 존재하는 만큼 누구나 다 똑같은 봉급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케인즈의 생각은 그의 귀족신분상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생각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로서 케인즈는 당시 주류사회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는 다르게 보는 케인즈의 독특한 생각을 나타냈다. 그 하나가 이자율이 높은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낮은 금리의 중요성
케인즈는 이자율은 낮아야 한다고 보왔다.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리대금업자가 생기는데 돈이 충분하게 공급된다면 이자율이 낮아질 것이며, 이에 돈없는 사람도 높은 이자율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런 생각은 결과적으로 정부가 화폐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옹호하게 만든다. 케인즈의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지금 보수주류경제학이 2008년 금융위기를 정점으로 화폐공급을 늘리고 낮은 이자율을 유지하는 것은 케인즈의 비판과는 그 각도와 시각이 다른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지금 한은 기준금리는 2-3%선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낮은 기준 금리라고 본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카드캉을 해야 하고 최고이자율의 제한을 받는 대부업체에 목을 메고 있어 금리 부담이 50%까지 높아지는 수준이다. 흔히 쓰는 카드금리가 연25%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와는 달리 은행의 주택모기지 금리도 선진국에선 6%-7%선이지만 한국은 8-10%선이상이어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시중 금리가 결코 낮지 않다.
높은 수익율을 쫓아 금융권에 머무르고 있는 유동성 자금은 풍부하다. 돈이 돈을 쫓는 현재를 보면 자본을 실물 생산에 투자한 과거하고는 분명 다르다. 돈은 생산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돈이 더 높은 수익을 쫒은 금융경제 세상이다. “돈을 투자하며 물건을 더 많이 생산하는 실물경제가 아니라, “돈 놓고 더 많은 돈을 먹는 세상”의 금융경제에서는 가격이 정당하게 형성될 수가 없다. 금융위기는 “돈이 돈을 쫓는” 높은 수익율을 쫓는 게임의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하게 된다. 이렇게 고리대금업이 판치는 금융현실을 보면, 아담스미스와 케인즈가 비판했던 중세시대의 고리대금업자들이 판을 치고 있는 현실이 한국임을 알 수 있다.
케인즈는 자본에서 나오는 이자는 지주가 땅에서 받는 지대(땅세)를 받는 것과 같다고 보왔다. “ 오늘날 이자는 진정한 희생에 대한 댓가가 아니며 , 땅을 임대해주고 얻는 임대소득에 다름 아니다. 자본을 가진 사람은 이자수입을 얻게 되는데, 이는 땅은 희소하기 때문에 지주가 임대수입을 얻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땅은 희소성이라는 본질적 가치가 있을 지 모르나 자본은 희소성이라는 본질적 가치가 없다.”
케인즈는 자본을 지대와 같이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지 않았다. 금본위제가 아닌 종이 화폐는 본질적으로 내재가치가 없기 때문에 땅세 개념과 동일하지 않다.
케인즈는 돈놀이 이자수입으로 먹고 사는 “금리 생활자 부르즈와”는 땅을 임대해 주고 거기서 나오는 지대를 먹고 사는 지주 부르즈와 계급과 같다고 본 것이다. 땅은 본질적인 값어치가 있다. 땅값은 일정수준이하고 급격히 내려가지 않는 경직성이 있는이유는 바로 대지에는 내재가치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땅은 무한정으로 공급될 수 없다. 따라서 땅은 본질적으로 내재가치가 있다. 지구밖의 달나라나 화성이나 금성에 새로이 식민지를 개척하지 않는 이상 지구상에 땅은 유한하기 때문이다.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에서는 주택감정을 할 때 땅가치값과 건물가치값을 따로 분리해서 발표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감정평가도 마찬가지로 땅가치와 건물가치를 별도로 구분해서 나타내고 있다. 이런 제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물은 쓰나미나 지진으로 날라가서 건물가치가 제로(0)로 되더라도 땅은 쓰나미에도 날라가지 않기 때문에 본질적인 가치가 남아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높은 수익을 쫓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돈을 필요로 하는 서민들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띧기는 구조가 된다. 돈이 필요한 서민들은 금리가 높더라도 돈을 빌리지 않을 수가 없다. 금리가 높은 현실경제에서는 자원배분이 효율적일 수가 없다. 가격이 정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물가 안정의 중요성
케인즈의 또다른 생각하나는 “물가 안정”에 대한 생각이다. 물가가 급격하게 변동하면 예측 가능성이 파괴되므로 물가변동이 큰 사회에서는 가격이 정당하지도 않고 공평하지도 않게 된다고 보왔다. 케인즈의 말을 옮겨본다. “실업, 노동자의 불안한 삶, 기대하고 달라서 갖은 실망, 갑작스런 저축의 손실, 돌연한 대박, 투기, 이익실현하기, 이런 모든 현상들이 일어나면 가치 표준의 불안정성이 나타난다.”
케인즈의 반대편에 서있는 보수주류신고전파의 생각은 경제충격에서 비자발적 실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왔다. 실업이 발생하는 것은 “화폐 환상”에 있고 즉 구직자들은 월급이 자기들 생각보다 작기 때문에 취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왔다. 완전한 기대가 작동한다면 비자발적인 실업이 존재할 수 없다고 보왔다.
케인즈는 가격이 정당하고 적정하려면 물가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활비 수준이 안정되어야 임금교섭도 가능하다. 일을 임금을 받아도 먹고 살아갈 수가 없는 형편이라면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물가 안정은 당사자 서로가 계약을 가능하게 해준다. 신자유주의의 정점에서 비정규직, 계약직이 크게 늘어난 최근의 고용시장 환경이다. 이런 노동시장의 임금과 노동서비스 계약은 신축적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시장은 미래에 대한 투자성격이 있기 때문에 “불안정성”을 완전하게 제거해낼 수 없다. 회사가 한 두해 앞날도 예측하기 힘든 시기가 지금의 상황이라고 한다. 따라서 노동고용시장이 신축적으로 작동한다고 보는 것은 노동 계약이 이루어지는 현실성을 모르는 생각이다.
케인즈는 물가가 급격하게 변동되면 자의적인 소득과 부의 이전 효과가 발생한다고 보왔다. 이런 급격한 물가상승 과정은 결코 정당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캐인즈는 주장했다. 물가가 불안한 곳에서는 정의가 있을 수가 없다고 케인즈는 파악한 것이다.
공기업 사영화의 문제
보수주류경제담당자들은 전기, 전화, 항만, 공항, 철도, 국토, 수자원 등 필수재로써 황금알을 낳는 독점적 지위와 공공재 성격의 사업을 모두 민간기업에 넘기는 공기업의 사영화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물마저 민간기업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에게 케인즈는 일갈할 것임이 분명하다. 케인즈는 1933년 더블린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개발하지 않는 자연의 운치는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시골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있다. 배당금으로 돈 한 푼 갖다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와 달마저 없어버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8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다리놓고 굴 뚫어서 철도와 도로 곳곳에 개설해 놓고 산정상에도 케이블카 설치하고 산모퉁이에도 아파트짓고, 자연의 아름다움은 파괴되고 있다. 이렇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파괴시킨 사람들이 누구인가?
강도 팔고 산도 팔아
다리와 길과 철도를 매각하고
돈 나오지 않는다고 민간소유재벌에 팔아서 배당금 대대손손 챙길려고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들인가?
이들은 물가를 급변하게 만든 위정자들이다.
금리를 높게 만들어 고리대금업자들의 배만 부르게 만들고 물가를 급등시켜서 성실하게 일하고 꾸준하게 저축한 중산층들의 부를 파괴하고 보통 사람의 성실한 삶의 가치를 빼앗아간 사람들, 바로 우리 사회를 불공정한 사회를 만든 위정자들이다.
물이 비싸지면, “비싼 원유가 비싸니까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는 동기가 생기는 것처럼”, 대체식수원을 개발한다는 말인가?
그래서 멀쩡한 강물을 콘트리트 공구리로 막아서 강을 파괴한다는 것인가?
제발, 9중구궐이 아니라 “사통팔달”에서 함께 얘기를 나누고 순리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자구요!!!
(2011.3.24 11:57)
*** 당신의 추천 클릭 하나가 양심을 정화시킵니다. Kramer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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