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슨 은 In Memoriam (애도시) 에서 To have loved and lost is better than not to have loved at all. 아무리 사랑이 끝나고 지나간 사랑에 괴롭다 한다고 하여도 '사랑했다 헤어진 것이 사랑하지 않았던 것보다는 더 낫다고 말한다. 사랑을 했다는 그 자체 즉 사랑은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에 사랑의 전부가 있기에 잃어버린 사랑에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대시인은 가버린 사랑을 달래고 있다.
세익스피어가 그의 단시에서 '사랑은 그것이 변했다 해서 변한다면 사랑이 아니다' (Love is not love which alters / When it alteration finds) 라고 사랑의 무변성을 강조했지만 인간 실증 세계에선 남녀간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은 로미오 줄리엣 사랑처럼 극히 짧은 시간 (3일 또는 3년)에 지나지 않는다. 세익스피어의 무대에서만 사랑은 영원했던 것이다.
유치환 선생은 사랑과 행복을 일치하는 것으로 단순화시키는데 인간의 감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행복학' 이란 새로운 학문 조류를 정립해 나가는 경향이 있는 영국과 미국의 현실에 대비해서 한국에서는 '웰빙'의 유행하고는 달리 경제학 이나 심리학에서 '행복' 이라는 개념 정립이나 또는 그 관심도 아직은 낮은 단계라고 보여진다.
보리고개 있었던 60년대까지 살았던 유치환 만주벌판을 방랑햇던 유치환의 시대에선 행복을 돈과 결부시키지 않고 남녀간의 사랑의 마음만으로도 '행복'을 감지했는지 모르지만 물질만능의 시대 풍조가 만연되고 행복의 척도로써 '돈이 전부'라고 여기는 현재에서 '행복'은 어떠한 상태에서 느껴질까? 하는 의문은 시대정신에 가깝다고 여길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아직 경제적으로 변동이 심하고 정치 사회적으로도 안정적이지 못한 한국에선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경제적 풍요를 달성한 선진제국에서 행복한 사회는 꼭 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유행처럼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영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리차드 랴야드 가 쓴 '행복' 이라는 책은 부담 없이 읽어 볼 만한다. 그가 이 책을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네만에게 헌정한다고 밝히듯 인지행태금융학 이나 심리학 신경의학 등에서의 인간의 감정에 대한 실증 분석의 새로운 이론 흐름에 보다 큰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간 마음 생각에 대한 보다 실증적인 이해를 함으로써 보다 나은 진정한 인간세상을 만들어 갈 수가 있는 것이다.
<아래는 Richard Layard 의 'Happiness: Lessons from a New Science' 책표지>
유치환 -
행복(幸福)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Happiness
김재현 영역-
To love is happier
Than to be loved.
Again today I write to you
At the post office window
That opens onto the emerald sky.
Throught the street-facing door
People come, numberless, happy
in their own thought
To buy stamps in haste or get telegram forms
For a message, sad, glad and tender-hearted
Bound for their far-off home or those they love.
Driven and tossed about in the storm
Of this care-worn world
We lean upon each other
In the garden gone waste and disorderly;
Our yearning hearts
Are perhaps the red poppies in desperate love.
To love to me is happier
Than to be loved.
Again today I cannot resist
My urge to write.
O my beloved, I must bid you farewell.
Be it my last word of this world
I was happy indeed
Because I lo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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