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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언어/詩 Korean Poetry

울음이 타는 가을 강

by 추홍희블로그 2005. 9. 29.

마음도 한 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가는,
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겄네.

-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시인

 

An Autumn River In Tears Afire

 

When my mind cannot even sit in one place
joining the autumn sunlight as my playmate
I follow a friend's sorrowful story.
Tears come to my eyes as we unwittingly
approach the mountain ridge.

Though the lights at my ancestral home
are lit for our forebears' rites,
I watch the autumn river at sunset in tears afire.

Look at that! Look at that!
Neither you, neither I
Joyful first love, the sound of mountain water disappears,
the sorrow of my next love's end melts away,
now I see for the first time
the silent autumn river
nearing the sea with an undisrupted service.

 

*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이 부분을 아직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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