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신경림 -
길을 가다가
눈발치는 산길을 가다가
눈 속에 맺힌 새빨간 열매를 본다
잃어버린 옛 얘기를 듣는다
어릴 적 멀리
날아가버린
노래를 듣는다
길을 가다가
갈대 서걱이는
빈 가지에 앉아 우는 하얀 새를 본다
헤어진 옛 친구를
본다
친구와 함께
잊혀진 꿈을 찾는다
길을 가다가
산길을 가다가
산길 강길 들길을 가다가
내 손에 가득
들린 빨간 열매를 본다
내 가슴 속에서 퍼덕이는 하얀 새
그 날개 소리를 듣는다
그것들과 어울어진 내
노래 소리를
듣는다
길을 가다가
The Road
Walking along a road,
walking along a snow-sept mountain road,
I see bright crimson berries growing in the snow.
I hear old tales long forgotten.
I hear songs
that flew far away in childhood times.
Walking along a road,
walking along a riverside road crunchy with reeds,
I see white birds perching to sing on bare branches.
I see long-lost old friends.
I rediscover dreams
forgotten together with those friends.
Walking along a road,
walking along a mountain road,
walking along a mountain, river, meadow roads,
I see crimson berries filling my hands full.
I hear the beating wings
of the white bird fluttering in my beast.
I hear the sound of the song
I sing, united with all those things,
walking along the road.
** Variations of Three Korean Poets 사랑의 변주곡 Brother Anthony of Taize 번역 책에서 옮김. 제가 한국시를 즐겨 읽는다고 다 이해한다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신경림 시를 좋아했지만 4.19 세대가 아닌 저로서 신경림 시 모두를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 마음으로 감명하고 직접 이해한 시를 중심으로 영역한 것을 올리고자 하는데 이 가운데 다른 훌륭한 사람들이 이미 완성 출판한 것은 이해와 표현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는 이상 편의상 저작권상 이의가 없는 범위에서 옮기기도 하겠습니다.
길이라면 로버트 프러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라는 시가 먼저 떠오르는 간혹 오르막 길을 오르면 잊혀진 옛생각이 갑자기 납니다. 외롭거나 힘들 때 어렵던 과거 시절를 돌이키면 눈물이 나오기도 하지요. 짧은 회한이 밤하늘 유성처럼 지나가는 레코드가게에서 나오는 노래처럼 스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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