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준 은혜에 원수로써 갚은 짐승만도 못한 버러지에게 내가 어찌 그냥 두 눈을 감을 수 있겠는가? 그런 버러지들을 내 죽기 전까지 꼭 응징을 하고야 말겠다는 사나이의 단호한 결심을 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내가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는 순간에도 원수를 갚기를 맹세했다. 하지만 원수를 덕으로 갚으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피맺힌 원한을 공중의 먼지로 날려보냈다. 그리고 용서와 인고의 세월 속에 시간의 녹을 닦아 왔다. 난 내가 받은 아무리 작은 은혜에도 큰 것으로 여겨 보답할 것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원수를 덕으로 갚으라"는 “보원이덕 報怨以德”의 신념을 지금껏 맹세하고 지켜왔다.
“시리고 차디찬 한 겨울에
단소매 헤진 하얀 셔츠만 걸치고
신새벽에 일어나
사나이 먼 길을 떠난다."
하지만,
"인간이 항상 추구하는 공존할 수 없는 세 가지 것이 있다.- 끝없는 감정, 끝없는 싸움, 끝없는 평화- 이 같은 세 섬들이 놓여 있다.
There are three incompatible things which man is always seeking- infinite feeling, infinite battle, infinite repose- hence the three islands."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의 호도”를 외고 다녔다. 중고등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는 이 시의 첫 구절은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 호도로 가리.” “나 일어나 이니스프리리 섬으로 가리라 I arise I go to Innisfree”.
“새벽을 깨치리로다!”라는 말처럼 결단은 누운 침대에서 하늘에서 빛을 받아 분연히 일어선 것처럼, 스스로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는 결단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아무튼 예이츠의 시를 내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지금 나 일어나 가리라. 이니스프리 섬으로 가리라.
그곳에 나뭇가지를 엮어 흙을 발라 작은 오두막집을 짓고,
아홉 이랑 밭엔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면
벌들이 잉잉대는 숲 속에 나 홀로 살으리.
그곳에서 살뜰한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살며시 스며 드는 것.
아침의 고요한 장막과 귀뚜라미 새록사이 우는 곳에 찾아 드는 평화.
밤엔 온통 별빛으로 반짝이고
내낮엔 보랏빛으로 이글거리며
저녁엔 방울새 퍼득이는 소리로 가득한 그곳.
지금 나 일어나 가리라. 지금 바로 가리라.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나지막이 철썩이는 고운 물결 소리 들려오네.
찻길을 걸을 때나 회색 포장도로를 달릴 때에도
언제나 내 마음 깊숙이 그 고운 호수가 물결 소리 들려오네.”
'저서-------- > 월스트리트변호사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경사 바틀비 스토리-I (1) | 2022.09.19 |
---|---|
지나간 이야기- (0) | 2018.08.06 |
창힐 倉頡의 첫 창조와 소나기와 눈물과 자비 (0) | 2017.02.16 |
월스트리트 변호사 이야기 (0) | 2015.12.08 |
바틀비 스토리: 로 스토리 A Story of Wall Street, 금융계 법조계 양반들의 이야기 (0) | 2015.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