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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대혁명/국부론의 종언

“왜 미국사람들은 소득이 높으면서도 그렇게 불안감을 느끼는가?”

by 추홍희블로그 2015. 8. 21.

“왜 미국사람들은 소득이 높으면서도 그렇게 불안감을 느끼는가?” 


“미국인들은 자유롭고 지금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슬픔이나 심각함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그들이 아직도 소유하지 못한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락에 대한 열정적인 추구가 한편으론 불안감을 일으킨다. 즉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무조건 다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자신이 죽기 전에 소유할 수 있는 것을 다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생긴다.


변화는 일상적이고 새로운 것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에 욕망은 끝이 없다. 그들은 마치 죽음이 자기 일이 아닌 것처럼 이 세상의 즐거움에 골몰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을 맞게 된다.  향락을 꿈꾸는 사람이 불안해 한다는 것은 고금을 통해 있어온 주장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는 것은 전례는 일찍이 없었다.


미국인들이 물질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만큼이나 그들의 삶과 감정은 지속적이지 못하고 변덕스럽다.  그들은 늘 급하고 바쁘다.  모든 즐거움을 다 누리려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미 가진 것들을 모두 누리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는데 비해, 아직 소유하지 못한 것들은 더욱 더 많다.  그래서 불안과 변덕이 그들의 마음을 지배하게 된다.  물질적 향락을 추구하는 사람은 오랜 시간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인내하지 못한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 힘든 것처럼 보인다.  사회가 평등하게 되면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지만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똑같이 행복을 추구하는 동료 시민들과의 경쟁을 통해서 얻어진다.  인간의 상태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완전한 평등에 이르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연적이며 타고난 상태에서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평등이 이루어질수록 작은 불평등조차도 더욱 또렷해지고 평등에 대한 욕구도 그만큼 강해진다.


출생과 운에 따른 모든 특권을 폐지했을 때, 모든 사람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누릴 때, 야망이 큰 사람은 위대한 일을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며, 자신이 비범한 운명을 타고 났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경험칙을 통해서 바로 수정되고 마는 망상에 가깝다.  불평등이 사회의 일반법칙일 때는 아무리 불평등한 측면이라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체적으로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크게 띄고 만다.  민주국가에서는 평등이 이루어지지만 모두가 만족할 정도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행복을 소유하지만 다 누리기도 전에 죽음이 찾아온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실망감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프랑스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자살하는 사람은 드문 대신 정신병자가 다른 어느 곳보다 흔하다고 한다.  전반적인 향락 추구 현상이 사람들의 정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그 정도는 갈수록 더 심각해질 것이다.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Chapter XIII, “WHY THE AMERICANS ARE SO RESTLESS IN THE MIDST OF THEIR PROSPER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