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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언어/창의력과상상력-에라스무스

가을 들판에 서면

by 추홍희블로그 2015. 8. 16.

가을 들판에 서면

 

 

가을 들판에 서면

논두렁 사이로 심은 콩이

벼와 피稷가 섞여 노랗게 익어가는

영근 들판에 황금 비단결이 타오른다.

 

가을 들판에 서면

강냉이 죽 서러워

서울로 간 순이의 얼굴을 부꿔부꿔 숨기던

조 수수밭이 붉게 타오르며

끝내 여름성장을 벗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가을 들판에 서면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들녘 위로

단감은 오렌지 빛으로 물들고

백과가 주렁주렁 달리고.

담장 너머엔 벌겋게 익은 석류가

흥부의 박처럼 곧 터질 것 같다.

 

가을 들판에 서면

참새 쫓는 깡통 허수아비 훠이훠이

소리에 기러기 떼 높이 난다.

 

가을 들판에 서면

흙 거름 흙 내음새

뒷동산 낙엽 타는 냄새로 스며든다.

 

가을 들판에 서면

가을 햇살에

그리운 어머니의 발길이 저 멀리 보이고

내 마음이 아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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