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탕한 자식- 어머니와의 대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우리 아들이 이렇게 살아 돌아왔으니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느냐?” 죽었다고 슬퍼하던 아들이 살아 돌아왔구려!”[1]
나는 엄마의 발 밑에 엎드려 엄마 무릎에 이마를 파묻자 어머니께선 반항아의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다. 엄마의 손길의 느끼면서 나의 마음은 형언할 길이 없는 감정이 솟아 올랐다.
나는 무조건 용서를 구했다. “나는 무릎을 끓고 한 손으로는 얼굴을 가리고는 다른 손으론 용서를 구했다. 죄송합니다. 전 감히 아들이라고 칭할 수 조차 없는 죄인입니다. 이 집의 자식이라고 생각지 마시고 그냥 막노동 일꾼으로라도 부려 주십시오.”
“아들아 너는 아직도 반항 정신이 강하다는데, 우리 좀 더 솔직하게 흉금을 털어놓을 수 없겠니?”[2]
“저는 모든 자만심을 버리고 이제 이렇게 무릎을 끓고 있잖아요?”
“너는 어쩌자고 그토록 오랫동안 이 어미를 버려 두었니?[3] 아들아, 이 엄마는 지금까지 너를 기다리느라고 내 눈물은 흐르다 못해 메말라 버렸단다.”[4]
“어머니께서는 저를 그렇게 눈이 빠지도록 애타게 기다리고 계셨군요.”
“아들아, 네가 언제 돌아올지 기다리지 않은 적은 한시도 없었단다. 밤마다 잠들기 전에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맨 처음 너를 생각했단다. 오늘 밤에 그 애가 돌아오면 문이나 열어 줄 수 있으려나 그런 생각으로 잠들지 못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란다. 난 항상 기도를 드렸다. 날마다 열심히 기도를 올리면 네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오로지 기도에 매달렸단다.”[5]
“어머님의 기도로 인해서 제가 이렇게 돌아왔습니다.”[6]
“그래 네가 부모형제를 두고 먼 곳으로 떠난 이유가 무엇이었더냐?”
“저는 부모형제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든 저는 항상 잊지 않고 내 마음에 함께 있었습니다. 저는 부모형제에 대한 사랑을 결코 외면한 적이 없습니다.”[7]
“도대체 무슨 이유로 왜 먼 외국까지 떠났니?”
“그저 제 자신이 뛰쳐나갔을 뿐입니다.”
“그렇게 뛰쳐나가서 행복했니?”
“저는 행복을 찾아서 나간 것이 아닙니다.”
“그럼 무엇을 찾아서였단 말이니?”
“제 자신을 찾아서 큰 도전을 한 것입니다.”
“넌 가지고 간 돈을 탕진해 버렸지?”
“저는 주신 돈을 쾌락으로 바꾸고, 부모님의 가르침을 환타지 소설쯤으로 여겼으며, 도덕을 감정에 휘둘리게 내버려두었으며, 절제를 탐욕으로 바꾸고 말았습니다.”[8]
“누가 그렇게 가르친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잖아?”
“새로운 정열이 제 마음에 불을 붙여서 저는 더욱 아름답게 불태우려고 했습니다.”
“성스러운 들판에 모세가 순수한 불꽃을 태웠지만 그는 무엇 하나 낭비한 것이 없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라.”
“저는 모든 것을 불사를 정도로 위대한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빈곤은 쾌락의 뒤를 쫓게 마련이란다.”[9]
“곤궁함 속에서 부모님의 가치를 깨달았습니다.”
“돈에 궁핍함을 느끼게 되니 부모 생각이 났다는 말이지?”
“전 메마른 황야에서 갈증을 가장 심하게 느꼈습니다.”
“빈곤함을 겪게 나서야 부귀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는 말이구나.”
“제 말의 의미는 제 마음이 사랑으로 채워지자 모든 것을 비울 수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모든 재산을 털어서 사랑을 사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네 얼굴이 말이 아니구나?” .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이겠죠.”
“사람은 누구나 머리를 쉬게 할 집이 필요하다. 바람 부는 들판에서 잠을 잘 수는 없는 법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들판에서 하늘을 베고 삼아 자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니? 잠자리도 불편했을 것이고 먹을 것도 부족했을 것은 안봐도 다 안다.”
“그래요, 전 닥치는 대로 먹었습니다. 풋과일을 먹기도 하고 때로는 배고픔에 상한 음식까지 먹기도 했습니다. 저는 배고픔과 굶주림으로 지쳤습니다.”
“굶주림 때문에 되돌아 온 거구나!”
“그뿐만이 아니라 전 공포와 질병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들판의 나무 열매와 메뚜기로 벌꿀로 겨우 연명을 했습니다. 고생을 해보려는 의욕이 제 열정에 불을 당겨 주었지만 저의 체력이 점점 고갈되고 말았습니다. 추운 밤이면 따뜻한 방안이 그리웠습니다. 끼니를 거를 때 풍성한 음식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드디어 무릎을 끓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더 이상 빈곤과 굶주림과 싸울만한 용기와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10]
[1] A joyful feast, for my son whom I thought dead is alive. The son we wept for has returned to us.
[8] I changed your gold into pleasures, your precepts into fantasy, my chastity into poetry, and my austerity into desi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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