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을 넘는다는 것의 의미- 카프카
여기서 문턱을 넘는다는 개념에 대해서 왜 문턱을 넘기가 어려운지 그에 대한 심리를 분석한 카프카의 짧은 글을 그대로 인용한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굽은 길을 돌아 저만치 둘러 보았다.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시골 농장이다. 그 가운데는 자그마한 웅덩이가 있다. 오래되고 쓸모 없는 농기구들이 너절러 있다. 고양이는 난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막대기를 세워 만든 빨래줄엔 널려 있는 옷가지들이 살랑 바람에 흔들린다. 내가 집에 온 것이다. 누가 나를 맞아줄 것인가? 누가 부엌문 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굴뚝에서는 연기가 나고, 저녁식사 후에 마실 커피가 끓고 있다.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드는가? 고향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드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난 몹시 불안한 느낌이 든다. 내가 그들에게 어떤 쓸모가 있을까? 나는 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나는 부엌의 문을 두드릴 용기가 나지 않고, 그저 먼발치서 귀를 기울여 무슨 소리가 나는지 들으려고 하는데, 그것도 서서, 단지 내가 엿듣는 사람으로 들키지나 않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듣고만 있으려고 한다. 먼발치서 귀를 기울여 쳐다 보고 있는데, 내 어릴 적부터 있었던 희미한 괘종 시계 돌아가는 소리 밖에는 들리는 것이 없다. 그것도 아마 내 상상으로 들은 소리인지 모른다. 부엌 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부엌 안에 있는 사람들만의 비밀에 속하고, 따라서 나는 그 비밀을 알 길이 없다. 부엌문 앞에서 오래 망설이고 있을수록 더욱 거리감이 느껴진다. 갑자기 누가 문을 열고 나와서 내게 질문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경우 나는 그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지 않을 수 있을까?
Home-Coming
I have returned, I have passed under the arch and am looking around. It's my father's old yard. The puddle in the middle. Old, useless tools, jumbled together, block the way to the attic stairs. The cat lurks on the banister. A torn piece of cloth, once wound around a stick in a game, flutters in the breeze. I have arrived. Who is going to receive me? Who is waiting behind the kitchen door? Smoke is rising from the chimney, coffee is being made for supper. Do you feel you belong, do you feel at home? I don't know, I feel most uncertain. My father's house it is, but each object stands cold beside the next, as though preoccupied with its own affairs, which I have partly forgotten, partly never known. What use can I be to them, what do I mean to them, even though I am the son of my father, the old farmer? And I don't dare knock at the kitchen door, I only listen from a distance, I only listen from a distance, standing up, in such a way that I cannot be taken by surprise as an eavesdropper. And since I am listening from a distance, I hear nothing but a faint striking of the clock passing over from childhood days, but perhaps I only think I hear it. Whatever else is going on in the kitchen is the secret of those sitting there, a secret they are keeping from me. The longer one hesitates before the door, the more estranged one becomes. What would happen if someone were to open the door now and ask me a question? Would not I myself then behave like one who wants to keep his secret?
Translated by Tania and James 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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