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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ART/What is ART?

하루밤 첫 섹스를 못잊어하는 사람의 memory 기능에 대한 연구

by 추홍희블로그 2015. 7. 26.

하루밤 첫 섹스를 못잊어하는 사람의 memory 기능에 대한 연구


한 남자가 하룻 밤 정분을 나눴던 여인을 못잊어하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정말로 우리는 한 사람과의 사랑을 잊을 수가 없을까? 사랑의 추억은 그렇게 강렬할까? 그런 사람이 있긴 하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란 단편소설에서 허생원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허생원은 물레방아간에서 첫 섹스를 나눈 그날 밤 그 추억을 못내 잊고, 시간 날 때마다 그 얘기를 담뱃대에 골초를 피듯이 꺼낸다.


허생원에게 추억을 선물한 날과 장소는 달빛을 타고 도는 물레방앗간이었다. 그여자는 처녀이었다. 

허생원에게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게 만든 요인은 무엇일까?  다시 정리하면, 야외에서의 섹스를 달군 묘한 달빛? 물레방아간이라는 특정한 장소? 아니면 성처녀라는 특정 인물?
 
소설 묘사를 보면 아마도 사람마다 답이 다르게 나올 것이다.

 

 허생원은 그날 밤 그 여자와의 첫 섹스의 추억을 못내 그리워하며 그 여자와의 하루 밤 섹스의 추억을 얘기하고 또 얘기한다. 정말 허생원처럼 첫사랑은 그렇게 강렬한 기억으로 우리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걸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날 허생원같이 첫 섹스의 추억을 간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룻밤 풋사랑은 아무 것도 아닌 일상다반사로 여겨지는 오늘날 아닌가?

 

다음은 이효석의 “메밀꽃 무렵” 소설 일부분 카피에요

"달밤에는 그런 이야기가 격에 맞거든,"
조선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하여서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장 선 꼭 이런 날 밤이었네. 객줏집 토방이란 무더워서 잠이 들어야지. 밤중은 돼서 혼자 일어나 개울가에 목욕하러 나갔지. 봉평은 지금이나 그제나 마찬가지지. 보이는 곳마다 메밀밭이어서개울가가 어디 없이 하얀 꽃이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나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사람들은 새로운 사랑을 하여야 그전의 사랑을 잊을 수 있다. 이러한 견해가 다수설 아닌가? 사람은 하일없으면 쓸데 없는 생각을 한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놀리면 안된다. 군대에서 처럼, 탄광에서 처럼, 하루 종일 퇴약볕에서 죽도로 좃뺑이치도록 일을 시켜야 한다. 집에 들어가면 피곤해서 쓰러져 자도록 하루를 고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

 

 어젠 단원 김홍도의 춘화가 눈에 들어왔다. 울나라 최고 화가가 이런 춘화를 많이 그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하나? 내 주제넘는 생각에는 김홍도가 국가 소속인 도화서 화가였으니 아마도 수입은 적었을 테고 그래서 정분을 이어나갈려면 돈이 필요했을 터, 아마도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투잡을 했던 것 같다. 명필의 붓글씨를 하나 받는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여겼던 우리나라 문화에서 유명한 화가가 대충 그려주는 춘화는 받는 사람에게는 뀡먹고 알 먹기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