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트 ART/What is ART?

"Trust Me" & 소셜 캐피탈

by 추홍희블로그 2012. 7. 31.

트레이시 이민의 네온 빛 글자 작품 중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들어 있는 작품이 있다.

 

“Welcome Always
 What Ever Mood
 No Matter How Tired
 I LOVE YOU”

 


똑같은 글자인 아래 사진은 1998년 작품


Tracey Emin RA, Always Welcome, 1998. Monoprint, 20.9 x 29.6 cm (image), framed


 

 

아래의 사진은  영국의 현대작가 트레이시 이민의 글자를 네온 형광등으로 설치하고 있는 활자 typography 작품 이다.


“Trust Me”

Tracey Emin, Trust Me, Neon light, 2011

 

지금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자신들을 믿어 달라 Read my lips”고 외치고 다닌다.


기존 정치인들은 믿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신선한 안철수는 “믿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안철수 또한 하나의 돈을 버는 한 기업의 사주이고 재벌에 속할 만큼 대기업인데도 말이다.


정치는 썪었고, 기업인은 썪지 않았다는 이상한 공식이 퍼져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삼성 이건희는 죄를 지어도 바로 사면되는 이상한 나라이어서 아마도 한국의 기업인은 모두가 깨끗한 사람인가 보다.

 

 

한편 트레이시 이민의 네온 빛으로 만든 미술 작품도 사고 판다. 작가는 팔기 위해서 자기 작품을 전시하기 때문에 작품은 사고 파는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 “ Trust Me” 작품을 사는 to purchase 사람들은 작품의 의미(작가의 의도, 미술애호가의 이해도 등)와 가치를 절대적으로 믿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작품의 작가의 진실성을 믿을 것이다.


같은 말을 해도 정치인이 하면 믿지 못하는 반면, 같은 말을 해도 예술가가 말하면 믿을 것이다.
똑같은 말을 하고, 똑같이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인데 누구의 것은 믿지 못하고, 누구의 것은 믿을 수 있다고 한다.


진실성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진실성의 판단 기준은 “시장(marketplace)”일까?
아니면 사람의 직업일까?

아니면 사람의 성실도 integrity일까?

아니면 돈money, value일까?
아니면 그 무엇일까? 

 

 

여기에서  각 나라들 사이에 번영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을 살펴보자.

 

프란시스 후쿠야마에 따르면, 사회적 차원에서 신뢰도가 높게 형성된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은  나라 (높은 신뢰의 문화 국가)에서는 연고주의가 약하고, 공적인 신뢰도가 높은  반면, 중국, 인도, 한국, 이탈리아 같은 나라 (낮은 신뢰의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만을 신뢰하고, 공적인 신뢰도는 매우 낮다.


후쿠야마가 그의 저서 “Trust”에서 주장하는 요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사회적 자본 social capital은 한 사회에 신뢰가 정착되었을 때 생긴다.

사회적 자본은 종교, 전통,역사적 관습 등 문화적 매커니즘을 통해서 창조되고 전수된다.

조직의 효율성은 계약과 이기심에만 기반하지 않는다.  조직은 윤리적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에 기초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된다.  사회 공동체는 사전에 합의된 도덕원칙이 공동체 구성원들간의 상호 신뢰의 기초가 된다.   사회적 자본의 확충은 단순히 투자에 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는 과정에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동체의 도덕 원칙과 규범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충성심, 정직성, 책임감 등의 개인 덕목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성원들이 먼저 공동체 규범을 수용함으로써 공동체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은 경제적 측면에서의 투입과 산출 과정으로 바로 생산성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덕목에 기초하기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타인을 믿을 수 있는 상호호혜적인 사회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경제적 거래 비용이 너무 크기때문에 국가 사회 전체로써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후쿠야마의 책 일부 내용을 다음과 같이 인용한다.

 

“대체로 불신이 만연할수록 사회적 거래 비용은 증대하고 공동의 이익을 실현할 기회는 줄어든다.

불신 사회에서 사람들이 협동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따라서 불신 사회에서 사람들은 협동하지 않는 반면 적자생존의 경쟁과 제로섬적인 갈등에 몰입하게 된다.

사람들은 무익한 협동 대신 기만과 협잡,배신 등을 통해 이익을 추구한다.

다른 사람 모두가 나를 속이려 한다면 나도 다른 사람 모두를 불신할 수밖에 없다.

가족의 울타리 너머로 확산되는 신뢰의 연결망이 존재하지 않으며 감시와 제재와 처벌의 위협이 사람들을 비로소 정직하게 행동하도록 한다는 것이 불신 사회의 공통된 특징이다.

그처럼 비극적인 균형 상태는 외부의 개입이 없는 한 그대로 유지된다.

불신 사회에서 타인을 신뢰하는 사람은 불행하고 그래서 삶은 매우 암울하고 위태롭게 지탱된다.

팽배한 불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일은 개인만의 결단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공동 행동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