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남 숲이 세계적 자연 유산이 될 만큼 아름다운 숲이어서 유명한 것이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맥베드에서 나온 대사
때문에 유명하다. 그런데 왜 셰익스피어는
버남 숲을 거론했을까? 그곳은
예로부터 전투가 크게 벌어졌던 전쟁터이었기 때문이다.
유명한 스털링 전투가 근처에서 벌어졌었고, 에딘버러에서 북쪽으로 통하는 길은
두 군데 밖에 없는데 바로 그 중에 하나의 길목이 그곳인데 바다가로 돌아가면 멀고 산 속 숲 길은 직진하는 길이기에 전장터가 되기에 충분한 지형조건
때문이었다. 일본의 해군은 바다에서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육지에 올라가서 싸움을 했는데 스코틀랜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맥베드처럼 점장이들의 말이나 유령을 믿어서는 아니된다. 전쟁에서 여자들의 말을 듣다가는 이길 게임도지게 된다. 백제의 계백장군의 마누라가 전쟁터에 나가는 남편에게 충고를 하지 않았다면 논산의 황산벌 전투의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맥베드에서 마녀가 맥베드에게 던진 말은 “버남 숲이 움직여 던시네인 성을 공격해오지 않는 한 맥베드는 패망하지 않을 것”이었고 맥베드는 남의 말을 순진하게 믿었다. 맥베드의 생각에는 숲이 움직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가 여자가 가진 비밀을 죄다 알 수가 없었을 것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진리를 모두 알 턱이 없었다.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에 날려 가는 것을 보았듯이, 인간은 세상은 언제나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진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기는 안전하다고 믿는다? 바다 건너 쳐들어 올 수 없을 것이라며 자기자신은 안전하다고 믿었던 맥베드가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삶의 자취는 바람 한번 불어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사막에서 뱀이 지나간 자국, 바다에서 배가 지나간 자국, 사람의 배 위에 지나간 자국은 흔적 조차 남지 않는다.
사막의 바람, 바다의 바람, 세상의 바람은 셰익스피어가 맥베드에서 버남 숲을 흔들어 버리듯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릴 회오리이고, 동해의 용오름이고, 텍사스 허리케인이고, 인도양의 사이클론, 동남아의 태풍이고, 신풍이고 가미가제이다.
우리가 자랐던 아늑한 정원은 영원히 사라졌다. 그런데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 캐서린이 죽어가면서 되뇌이는 말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들이 죽을 때 환상을 본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옳은 것 같다.
“l wouldn't want to die here. l don't want to die in the desert. And l know exactly where l want to be buried. ln our garden where l grew up with a view of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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