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은 다른 민족하고는 일상적인 풍습도 많이 다르다. 세상은 부계사회인데 반해 유대인은 아직도 모계혈통을 따르고 있고 세상의 다른 민족들은 하루를 밤 12시를 기준으로 새로 시작하지만 유대인에 있어서 하루의 시작은 해가 지는 저녁 부터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는 풍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루가 시작되는 기준을 해가 뜨는 아침이 아니라 해가 지는 저녁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는 사실은 성경의 창세기에서 명확히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빛을 낮이라고 하시고, 어둠을 밤이라고 하셨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하루가 지났다.” (창세기 1장 5절).
유대인에 있어서 히틀러의 유대인 대학살은 결코 잊을 수가 없는 대사건이다. 극한 생존 투쟁의 상황에서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마저도 단절되는 인간은 오로지 홀로 이다는 극한적 생존투쟁을 체험하며 유대인 수용소 군도 대학살 현장에서 살아온 유대인 작가인 엘리 위젤은 198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다. 그의 대학살 고발 문학작품 3부작의 제목은 <밤> <새벽> <낮> 의 순서이다. 우리같으면 새벽이 먼저 이겠지만 유대민족의 전통은 우리하고는 달리 <밤> 부터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칠흙같은 고통의 순간을 기록한 작품인 <밤 Night>을 읽었다. 같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에서 살아남은 <빅토르 프랭클>은 정신과 의사로서 극한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 희망의 굳은 마음을 버리고 않아서 살아남는 기술이 무엇인가를 체험한 것을 기록한 반면 엘리 위절은 극한상황에서 동족동포가 무고하고 잔인하게 생명이 철저히 부정되는 현장에서 하나님 마저 부정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인간의 잔인성을 고발한다.
"Never shall I forget that smoke.
Never shall I forget the little faces of the children, whose bodies I saw turned into wreaths of smoke beneath a silent blue sky.
Never shall I forget those flames which consumed my faith forever.
나는 그날의 연기를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육신의몸은 적막한 푸른 하늘 아래 모락모락 피어 올라가는 연기로 변해 간 어린아이들의 귀여운 얼굴들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나의 신앙의 믿음을 영원히 삼켜 버린 그날의 불길들을 나는 결코 잊을 수가 없다.
For more than half an hour he stayed there, struggling between life and death, dying in slow agony under our eyes. And we had to look him full in the face. He was still alive when I passed by. His tongue was still red, his eyes were not yet glazed. Behind me, I heard someone ask: ‘Where is God now?’ and I heard a voice within me answer him: Where is God? He is here, hanging on this gallows…”
아이는 반 시간 이상이나 거기에 그대로 두어져,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버둥그렸고, 우리의 눈 앞에서 단말마의 고통을 서서히 당하면서 죽어갔다. 우리는 소년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봐야 했다. 내가 그 앞을 통과했을 때, 소년은 아직 살아 있었다. 그의 혀는 여전히 붉었고, 두 눈도 아직 흐려지지 않았었다. 내 뒤에 있는 사람이 또 물음을 던지는 소리가 들렸다. “하나님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 때, 나는 나의 내부에서 그에게 대답하는 어떤 음성을 들었다. “그분이 어디 있느냐고? 그분은 여기 있어. 여기 저 교수대에 매달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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