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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언어/ 詩-영시

마음 굳게 먹고

by 추홍희블로그 2006. 8. 7.
Clenched Soul

        
We have lost even this twilight.
No one saw us this evening hand in hand
while the blue night dropped on the world.

I have seen from my window
the fiesta of sunset in the distant mountain tops.

Sometimes a piece of sun
burned like a coin in my hand.

I remembered you with my soul clenched
in that sadness of mine that you know.

Where were you then?
Who else was there?
Saying what?
Why will the whole of love come on me suddenly
when I am sad and feel you are far away?

The book fell that always closed at twilight
and my blue sweater rolled like a hurt dog at my feet.

Always, always you recede through the evenings
toward the twilight erasing statues.

          (Pablo Neruda)
마음 굳게 먹고

        
우린 이 황혼마저 놓쳤습니다
푸른 밤이 세상에 내릴 때
오늘 저녁 서로 손을 잡은 우리 모습을 본 이 없습니다

나는 창밖으로 먼 산꼭대기에
지는 해의 축제를 보았습니다

이따금 햇빛 한 조각이
손바닥 위의 동전처럼 불탔습니다

나는 당신도 아는 내 슬픔 속에서
마음 굳게 먹고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당신은 어디 있었나요?
거기에 다른 이도 있었나요?
무슨 말을 하면서?
슬프게도 당신이 멀리 있다고 느껴질 때
왜 갑자기 사랑의 불길이 온통 나를 사로잡지요?

늘 황혼 무렵에 덮었던 책도 놓아 버리고
내 푸른 스웨터는 다친 개처럼 내 발치에 굴러떨어졌습니다

언제나 언제나 당신은 저녁들 사이로 사라집니다
동상들의 모습을 지우는 황혼을 향해

          (파블로 네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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