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천고마비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해서 누구라도 독서를 얘기한다.
성질 급한 나에겐 아무리 재미나는 삼국지 같은 역사 대하 소설이라도 일단 분량이 많으면 부담이 되었다. 책은 전집으로 한 번에 사지 말라고 했는데 왜냐면 그 많은 책을 한꺼번에 다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충고에도 불구하고 울 어릴 적 집에 전집을 파는 월부책장사의 수단과 강권에 넘어갔는지 전집으로 된 책을 장식으로 마루를 들러 쌓고 있었다. 그런 장식용 진열 전집 중에 일본 소설의 번역 등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나는 것은 ‘설국’ ‘태평양전쟁’ 그리고 저자 ‘길천영치’의 전집이 있었다고 생각난다.
역사 대하소설.
역사상 최고의 극작가인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극작가로서 성공 한 뒤에야 로마 시대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최고의 희곡을 써 낸 것처럼 역사를 이해함으로써 인류의 본질적 삶의 의미를 비로소 그때서야 터득했기 때문일 것이다. 역사적 대하소설을 쓴다는 것은 인생의 성숙기를 넘어서야 가능한 삶의 조망 perspective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길천영치가 일본의 전국시대의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한 대하소설을 써 낸 것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다.
男兒須讀五車書라고 했는데 나는 차량 한대에도 다 못 들어가는 내 독서 실력일 것이다. 비록 가진 책은 차량 한대를 가득 실어야 했지만서도. 전집으로라도 재미가 넘치는 ‘삼국지’도 끝까지 읽어보지 못한 나인 것 같기에 당연히 그런 일본 전집은 손에 잡아 보지도 못했다. 당시 ‘길천영치’ 소설은 아주 인기가 대단했던 기억인데 이 ‘길천영치’의 책 중에 명작이 있는바 그것은 일본의 전설적인 무사의 일대기를 그린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장편소설이다. 한국의 ‘토지’ 나 태백산맥’ 같은 정도일 터이고 미국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에 견주는 일본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고 불려지는 장편 대하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를 영화로 본다면 어떠할까? 1955년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수상에 빛나는 무사 영화의 걸작 중의 걸작이기에 두고두고 봐도 다시 보고 싶은 명작이다.
여자에게 지아비는 하나인 법, 그러나 2 여자가 함께 사랑하는 최고의 무사가 걷는 길은 사랑과 야망의 변주곡이겠지? 최고 고수들간의 마지막 운명적인 승부. 인생에서 승부는 정해져야 한다는 그 운명을 피할 수가 없는 법이 사나이 대장부의 길이 아닐까? 그리고 사랑은 확인된다. 각고 끝에 출세한 남자의 경우 대개 첫사랑의 여인을 버리는 것이 흔한 시나리오인데, 권력과 돈과 사랑 중에 누구를 택할 것인가?
DVD 때문에 이제 天高馬肥 燈火可親이라는 말은 잊어먹었지만 영화보기가 책보다 훨씬 감흥을 너 준다는 것은 그래도 책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미야모토 무사시에 대한 이야기는 영어로 된 책을 먼저 읽었다. 그가 지은 “오륜서”의 영역본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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