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죠. 변호사가 된 남자 주인공이 과거 여인이었던 피고인의 재판을 방청하면서 처음으로 그 여자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그 비밀은 그녀가 글을 전혀 읽을 줄도 모르는 문맹자라는 사실입니다. 피고인은 나찌 전범자로서 기솓히어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형법상 “범행 의도 intent”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면 전범자로서 기소된 범죄로부터 무죄를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가 문맹자이었다는 사실을 증언만 해주어도 그녀는 범정최고형(즉 무기징역형)을 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그것을 알면서도 끝내 그녀를 위한 증언으로서 나서기를 포기합니다. 왜 그럴까요? 영화의 포스터 제목을 보세요? “How far would go to protect a secret?” 포스터 제목은 이렇죠? “비밀을 어느 선까지 지켜줄 수 있을 것인가?”
변호사로서 증언을 하게 되면 과거의 사랑했던 여인은 나찌 전범 재판애서는 풀려나오겠지만 (미성년자와의 사랑이니까 도덕적인 비난이 있을 테구요, 더구나 미성년자와의 성범죄는 반인권 범죄처럼 시효만료라는 개념에 해당되지 않는 중범죄이기에 별건으로 추가 기소될지도 모를 테구요) 자신은 변호사로서의 도덕적 자산은 잃게 되겠지요. 그렇게 자신이 잃게 될 자산 때문에 증언대에 서지 못할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결국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게 됩니다.
무기징역을 받은 그녀는 20년 만에 감옥에서 출소하게 되는데 그녀가 감옥생활을 하는 동안 무기명으로 연락을 취해 온 그는 출소 소감을 이렇게 묻습니다. 감옥생활을 나찌에 부역했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지냈느냐고. 그에 대한 대답을 한나는 이렇게 합니다. “당신과 행복하게 보냈던 당신이 책을 읽어주었던 바로 그 행복한 시절을 생각하며 그 힘든 감옥생활을 보냈다”고. 결국 한때 사랑했던 연인들이었던 이들은 서로 상극된 대화를 하게 된 거지요.. “불편한 진실”의 사랑이었기에 그렇게 오해를 낳을 건지??? 암튼 사랑은 비극으로 결론이 납니다. 그 비극은 그녀가 자살하게 되는 거지요.
이 세상에서 “용서못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 저는 이제 흔들립니다. 젊어서는 모든 것이 두려웠고 또한 역으로 모든 것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용서못할 것이 많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이 없는 한 말이죠. 잘못한 것이 없다고 우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이 먹고 나니까 그런 것은 제 만용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원칙론자로서 세상 타협 없이 살기도 했습니다. 바보같이 융통성이 없는 고집불통으로 천상천하유아독존식으로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지나간 것은 후회라도 하지만 사실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기 힘든 제자신 성격부조화가 아니었을까요?
사실 법률가 친구들은 이세상에서 누구보다도 정말 양심적인 사람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도 정작 the reader 주인공 마이클처럼 자기 자신이 그 사건에 관련된다면 정말 자기 자신을 버릴 수 있을까요? 전 슬프게도 비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편견이라고 말하는 것이 속 편할 것입니다. 저자신 항상 하늘을 향해 부끄럽기를 살아가겠다고 윤동주의 “서시”를 외우는 저 자신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난 양심적으로 살았다는 말은 핑계고 그 자체가 또한 만용일 것입니다. 제가 고국을 떠나 한가롭게 살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기에 제가 치열하게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자문자답은 의미가 반감될 것입니다.
이런 영화는 특정한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무거운 영화가 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범죄자가 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How far would go to protect a secret?” “당신은 비밀을 어느 선까지 지켜줄 수 있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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