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얼차별에 항거하던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이 나온 지가 1612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축첩 제도가 사라진 때는 겨우 해방 후 이승만 정권 시기에 들어와서였다. 일제가 패망하고 해방 전까지는 호적에도 첩과 서자로 기록되어 있어 축첩이 법으로까지 용인되었다. 물론 일본에서도 축첩 제도의 폐지는 명치 유신 때에서도 이루지 못했고 겨우 20세기 초 들어선 대정 시대에서나 이루어졌다. 일본 천황이 공식적으로 축첩을 거느리지 않고 서양처럼 일부일처제로 들어선 때는 명치 천황 이후 대정천황 때부터였다.
嫁得瞿塘賈
朝朝誤妾期
早知潮有信
嫁與弄潮兒 -江南曲 강남곡-(당시-이익)
한글해석은 어렵지 않으니 카피해 오면,
구당의 장사꾼에게 시집 왔더니
저와의 약속을 날마다 어기네요.
조수에 신의 있음을 알았더라면
파도 타는 사내에게나 시집 갈 걸.
영어 해석을 카피해 오면,
Since I married the merchant of Qutang
He has failed each day to keep his word....
Had I thought how regular the tide is,
I might rather have chosen a river-boy.
여인네의 입장에서 풀어쓰면,
강남여자인 내가 돈 잘 번다는 장사치라는 말을 믿고서 멀고 먼 구당에까지 시집을 왔는데 웬걸 이 남편이란 것이 장사하는 데에 바쁘다고 날이면 날마다 번번히 약속을 지키지 않아요. 내가 좀더 일찍이 밀물과 썰물이 일정한 시간대로 들어오고 나간다는 것을 좀더 일찍이 알았다면 내가 파도 잘 타는 뱃사람에게 시집을 갔을 텐데!.
이런 평범한 여인네 입장의 시인데 아내가 남편을 원망하는 노래이니까 좀더 속되게 해석해 보면 남편이 밤일을 못해준다는 원망의 가사로 해석됩니다. 민가의 평범한 여자의 민요조 싯구임을 볼 때 더욱 그렇게 해석될 수 있읍니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의 드나듦은 섹스를 연상시키는 연상어임을 이해한다면 이 시는 밤일이 부실한 남편을 원망하는 내용입니다.
아무튼 장사치들은 속임수를 쓰는 것이 몸에 배인 사람들이라 “믿을 신”자는 전혀 없는 사람들임은 분명합니다. 이 세상에서 장사하는 사람치고 속임수를 쓰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요. 다만 어느 정도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그럼 장사하는 남편의 입장에서 한번 봅시다. 남편이 왜 처에게 부실할까요?
예부터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아내보다 첩이 낫고, 첩보다 불륜이 더 낫고, 헤푼 여자보다 틩구는 여자가 더 감칠맛난다”는 바로 그 “妻不如妾,妾不如偷,偷不如偷不着” 말입니다.. 당나라 때는 실크로드를 통해서 국제무역이 번창하여 돈을 잘 버는 상인에게 얼마나 여자들이 많이 달라 붙었겠어요?
아무튼 장사치들은 남을 속이고 도둑질을 잘하는 본능적 끼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내를 속이고 첩을 속이고 여친도 속이고 모든 사람을 속이고 훔치는 짓에 밥 먹듯이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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