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문화+Culture Studies/빌 게이츠 & 대통령

2. 빌 게이츠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이유

by 추홍희블로그 2015. 6. 2.

2. 빌 게이츠가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이유

 

빌 게이츠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악수하는 것에서 암시된 의미

 

악수 handshake’는 인종과 언어를 달리해도 서로 통하는 세계 만국의 공통어라고 말한다.[1]  그런데 악수에도 결례가 있는 것일까?  한국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세계 최고의 재산가인 빌 게이츠를 면담했고, 그 다음날 일간신문 1면 머리 기사로 빌 게이츠가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로 한 손으로 악수를 나눈 사진이 실렸다.  사진과 같이 빌 게이츠가 양복 상의 단추를 풀고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은 채 한 손으로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모습을 두고서 많은 사람들이 왈가왈부하고 악수 논란 the handshake furore이 일어났.[2]  인터넷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이 1600개 이상을 넘었음을 볼 때 국민적 관심도가 무척 높았다는 것은 사실이다.[3]  빌 게이츠는 2008년 청와대를 방문하였을 때도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고 악수를 하며 똑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그 때도 같은 논란이 일어났다.[4]

 

빌 게이츠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청와대 사진을 살펴보자.

AFP

AP

abcnews

연합뉴스

한겨레

조선일보

경향신문

한국경제

해외문화홍보원

 

이러한 빌 게이츠의 악수하는 모습에 대해서 그가 한국의 대통령을 하대하고 결례를 범했다 disrespecting the South Korean president by his 'rude' handshake”는 지적과[5] 반대로 미국 특유의 인사법 as an American style of greeting으로 문화적 차이 cultural difference”라는 엇갈린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6]  왜 두 사람이 만나서 반갑게 악수한 사진을 두고서 해석을 달리하고 논란이 일어나는가표현과 의미가 서로 차이가 나서인가?  그같이 악수하는 모습이 미국인의 시각에서는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7][8] 

 

몇몇 언론사는 빌 게이츠가 왼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부분은 부각되지 않게끔 하체부분을 나오지 않게 하거나 각도를 달리한 사진을 게재한 사실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9]  빌 게이츠는 호주머니에 왼손을 넣고 악수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한국에서 논란이 되니까 빌 게이츠의 왼손을 보이지 않게 처리해 버린 것이다하지만 이는 빌 게이츠의 본질적 경향이 사라지게 하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은 아닌지

 

이런 논란은 언어와 문화가 각각 다른 사람들이 서로 만났을 때 말을 전달하려는 사람이 가진 의도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수용하고 이해하는데 서로 일치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영어의 관용어구 idioms를 잘못 이해하게 되면 엉뚱한 해석을 낳는다든가 혹은 꿈보다 해몽이 좋다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만약 영어의 관용적 표현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 같은 해프닝이 일어나기 보다는 오히려 좀더 본질적인 문제가 논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미국식 문화인가?

 

우선 분명히 말해서,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한 손으로 악수하는 것은 미국식 문화가 아니다.  미국 사람들 다수가 그렇게 악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세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악수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장 정중한 태도는 두 손으로 악수하는 것이라고 한다.[10]  미국의 유명한 정보교양지 더 아틀란틱의 뉴스 기사에서 미국은 만나 인사를 나눌 때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악수를 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단언하고 있다: America is not a nation of hands-in-pants greeters.[11]  비록 빌 게이츠가, 특히 도움을 받는 사람들을 만날 경우 (예컨대 영미국에게 도움을 받는 프랑스의 대통령, 미국의 원조를 받고 있는 유엔의 사무총장, 모금운동가인 보노 등을 만날 때),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을 자주 보이는 경향이 큰 것은 사실이나, 다른 나라의 정상들을 만날 때 그렇게 악수하는 모습을 습관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다.[12]

 

한편 빌 게이츠의 악수법을 결례라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반박하자면, 와이어 기사를 인용하여 말하고 싶다.[13]  빌 게이츠에게 손을 벌릴 입장이 아니라 대신 그에게 어떤 서류라도 전달한다면 그가 손을 호주머니에 넣을 수 있겠는가?[14]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서는 누구에겐가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그러면 자선가에게는 어떤 형태로는 결코 비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이 도출된다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갑부이자 최고 자선가로 잘 알려져 있는 월 스트리트의 아이콘이다.  경제학의 낙수 이론 trickle-down economics’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서라도, 빌 게이츠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으면 안될 사람들이 그의 손에서 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형편에 처해 있다.  이런 자본주의 본질적인 상황에서 빌 게이츠의 호주머니에 손 넣고 악수하는 모습은 언론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아담 스미스는 사회는 보이지 않는 손 invisible hand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주장했는데, 보이지 않는 손에는 이기심뿐만이 아니라 이타심양심또한 포함된다.  어떤 의미로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인간 사회에서는 겉모양과 속내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고, 이에 따라서 속뜻을 탐구하는 작업이 요구된다.[15]   

 

신호 이론, 외연과 내포-암시적 의미 associated connotations

 

대통령의 집무실이나 공적인 장소에서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은 대통령의 의전사항이고 또 그것은 전세계의 언론을 통해서 전달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이런 사실에서 언론 장치를 이용하여 전달되는 메시지에는 어떤 의미가 암시되어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언론은 빌 게이츠가 왼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부각시키는데, 언론의 사진은 몸짓이나 손짓으로 의사 소통을 하는 신호 언어, 수화 sign language의 일종일 테고 몸짓 제스처를 이용해 의사 전달을 하는 바디 랭귀지 body language의 일종이다더욱이 사진 한 장이 천 마디 말보다 낫다."는 속담을 기억하자.

 

대개 사람들의 대화는 알아 듣게끔 넌지시 말하거나 비유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흔하다.  “교양이 있고 상식이 높은 양반”-문화인-이 왜 굳이 상대방이 결례라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방식의 악수를 하려는 것은 다른 어떤 의도가 있어서일까만약 의도된 표현이라면 어떤 의미가 암시되어 있을까?  그게 궁금하다이에 대한 답은 영어의 관용어구의 뜻에서 찾아질 수 있다“Put one's hand in one's pocket“의 뜻을 이해한다면, 그가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에서 말하고자 하는 암시적 의미가 무엇인지 쉽게 눈치채리라

 

언어의 역사성, 문화와 관습, 관용어구의 발달

 

빌 게이츠의 왼손과 비밀

 

원활한 의사 소통을 하려면 말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어야 하고 또제대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가르치는가?[16]

 

어떤 사람이 어떤 불우한 이웃에게 돈 한 푼 주려고 하면 자선을 받는 입장의 사람은 그 돈을 쉽게 받지 않으려고 손을 뿌리치려는 경향이 있다.  누가 공짜로 주는 것을 쉽게 받지 않으려는 경향을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정서는 아닌 것 같다.  모스 Mauss증여론”(1925)에서 원시 부족 사회에서 선물을 받았을 경우 의무적으로 답례를 하게 만든 규칙이 존재하는데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는 겉으로 자유롭게 보이지만 실제로 그 관계는 강제적이고 의무적인 관계라고 논증했다

 

왜 사람들은 그냥 주는 것을 쉽게 받지 못하고 사양할까일본어 표현에 누군가로부터 작은 선물이라도 받게 되면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정중한 화법으로써 기노도쿠데쓰 氣の毒です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17]  이 말은 독이 있는 감정이 느껴진다고 직역되는데, 상대방은 기쁜 마음에 흔쾌히 줄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받는 입장에서는 독으로 느껴진다는 것 즉 마음의 짐’, 갚아야 할 어떤 부담감을 느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이와 같은 인간본성을 고려하여서일까 성경은 불쌍한 사람을 도울 때는 그 사람의 면전이나 혹은 남이 보는 길거리에서 행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18]

 

영어 표현으로는 좀 더 직설적으로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선언한다유명한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프리드만의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는 말은 인간 세상의 본질을 설파한 것이다우주 만물의 음양의 이치처럼 인생은 주고 받는 것 give-and-take라고 말하지 않던가이러한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서 구제를 받는 사람은 부담감을 느끼게 마련인 것이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사람들은 죽음의 순간에서 자신이 갚아야 할 빚 debt이 남아 있는지가 관심사라고 한다이런 태도는 인생을 정리하는 단계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은 당연할 텐데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공수래공수거의 인생관하고는 약간 차이가 느껴진다사람은 어디에선가 누구로부터 이 땅에 태어난 존재임을 인식할 때 부채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소크라테스도 임종의 순간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은 의사에게 닭 한 마리를 갚아야 할 빚이 있는데 그것을 대신 갚아 달라는 말이었다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유언을 인용하면, “이보게 내 친구 크리토, 내가 아스클레피우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지고 있는데, 잊지 말고 꼭 갚아 주게나.[19]

 

이와 같은 근거로 보면, 상대방의 호의에 대해서 부담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본성이고 따라서 돈을 주고자 하는 손을 뿌리치는 이유는 무례나 결례나 굴욕감을 느껴서가 아니라 자신이 다시 갚아야 할 부담감을 느껴서 나오는 행동 같다.

 

사람들이 일부러 사고를 내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그와 마찬가지로 불우한 사람들이 자신이 의도적으로 원해서 불우한 이웃이 된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부자도 행운이 따라서 부자가 된 경우가 많고 마찬가지로 불행한 사람도 불운이 따라서 그렇게 된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행운과 불운은 개인의 의지와 능력과는 상관없이 우연하게 random 움직이는 우주 질서 법칙의 하나이다이러한 우연과 운명의 법칙은 투키디데스부터 아담 스미스 그리고 현대의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의 물리학 원리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남는다그리고 행운과 불운이 순전한 자기 책임의 결과라면 보험의 존재 기반 자체가 무너지게 될지 모른다로또가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되듯이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즉 랜덤하게 움직인다는 가정이 성립하기 때문에 보험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은유법과 관용어구-metaphor, idiom

 

은유법은 직유법과 달리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없이 표현되는데[20] 은유하는 말의 난이도와 그 의미가 내포하는 정도에 따라서 수신자가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임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21]  또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은유의 대상이 달라지기도 하고 따라서 그 의미 또한 달라진다.[22]  그리하여 은유에는 읽는 사람들 모두가 똑 같은 해석을 하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악마의 공장 Satanic Mills” 은유법에 대한 설명은 III 6장을 참조하라.) 

 

관용어구 idiomatic expression’란 개별적인 낱말이 갖는 뜻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새로운 의미를 갖는 어구로써 굳어진 두 낱말 이상이 결합한 언어의 단위를 이른다.  예컨대 “It was raining cats and dogs.”의 뜻은 비가 억수로 퍼부었다는 의미이지 고양이와 개라는 의미는 들어 있지 않다.  만약 고양이와 개를 축자번역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23]  관용어구는 은유하고는 달리 다른 은유 대상의 지시어 없이도 관용어구 자체가 하나의 의미를 갖고 있어 직접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putting my hand in my pocket” 의미-1-(연상주의-근접성의 법칙)

 

바틀비 스토리에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putting my hand in my pocket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 문장이 두 번 나타난다.  “나는 내 돈을 꺼내려고 본능적으로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려다가 오늘이 선거일이라는 것이 기억났다I was instinctively putting my hand in my pocket to produce my own, when I remembered that this was an election day.”  여기에서 화자인 변호사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려는이유는 내 돈을 꺼내기 위해서 to produce my own”.  “I put my hand in my pocket for the wallet.”-이 문장 표현과 같이 사람들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이유는 대개 지갑을 꺼내기 위해서이고 지갑을 꺼내는 경우는 돈을 쓰기 위해서이다앞서 예시한 문장의 후반부에 선거 election”라는 말이 이어지고 기억났다 remembered”고 말한다이 문장에서 선거 때는 후보자가 선거모금 활동을 벌이고 유권자는 돈을 기부하는 선거와 정치 세계의 모습이 쉽게 연상된다.  “바틀비 스토리에서 지역 정치가 ward-politician”, “정권 교체 change in the administration”, “연장자 elderly man (연장자 이 단어는 시군의 행정에 선출된 지역 유지 alderman 또는 교회 장로 elder가 연상된다) 등의 표현이 나온다선거 때는 선거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은 오늘날의 정치자금법의 존재를 봐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사실이다이같이 선거와 돈의 관계는 서로 쉽게 떠올려지는 본능적으로 instinctively연결되는 연상 개념에 가깝다. (생각의 연결 고리 이론 연상주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III 2장을 참조하라).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putting my hand in my pocket” 의미-2-(원인 또는 결과의 법칙)

 

두 번 째 나타나는 문장을 보자.  “I re-entered, with my hand in my pocket.”-이 문장에서 “with my hand in my pocket”이란 구절은 영어의 관용어구로써 그 의미를 파악해야 문장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Put one's hand in one's pocket“는 무슨 의미인가옥스포드 영어 사전을 찾아보면 “spend or provide one’s own money”라고 설명하고 있다. (“The Oxford American College Dictionary”, OUP, 2006, at 1049.)  사전에서 어구의 쓰임새로 들고 있는 문장의 예를 보자.  “I would urge you to put your hand in your pocket and give some money to this family.”  이와 같이 자선을 행하다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음을 있다.  따라서 “with my hand in my pocket”는 영어 사전의 설명대로, “자기 돈을 쓰다 spend or provide one’s own money”라는 관용어구의 의미로 해석해야 함이 옳다.  “I re-entered, with my hand in my pocket.”-이 문장의 바른 번역은, “(나는 돈 몇 푼이라도 쥐어주고 싶은 생각으로) 바지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자기 돈을 쓰다라는 관용어구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는 점은 이 문장의 후반부의 의미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이 문장의 후반부 구절 “my heart in my mouth”은 무슨 의미인가만약 이 표현을 내 입에 가슴을 넣고라는 식으로 축자 해석 directly translated word-for-word’을 시도하면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물리적으로도 가슴이 입에 올라올 수 없고 또 가슴과 입이 다른 어떤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소리가 목구멍을 기어 올라왔지만 참았다는 시중의 표현이 있는데, “my heart in my mouth”의 의미는 목이 잠기다”, “목이 매이다는 뜻을 가진 영어 관용어구로 해석하면 의미가 매끄럽게 연결된다가슴은 감정을 뜻하므로 가슴이 목까지 차 오르다는 감정이 목구멍까지 차오를 정도로 감정이 솟구친 상황을 말한다.  옥스포드 영어 사전을 찾아보면, “have one's heart in one's mouth”의 뜻은 “be greatly alarmed or apprehensive”으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supra at 618) “my heart in my mouth의 어구는 영어 사전의 설명대로, “to be extremely frightened or anxious; to feel strongly emotional about someone or something”, 가슴이 목까지 차 오르다”, “감정이 왈칵 북받쳐 올라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소식을 접할 때,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의 표현은 영어로 “panic in my mind”라고 쓰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my heart in my mouth” 예컨대 만에 만난 친구를 만나 동안의 안부를 물을 느끼는 감정 감정이 울컥 솟아났다는 뜻을 나타내는 감정이입의 표현인 것이다그러므로, “with my hand in my pocket” 구절은 뒤따르는 관용어구 “my heart in my mouth”의 뜻과 함께 어울려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솟구치는 상황을 더욱 강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나타낸다“I re-entered, with my hand in my pocket—and—and my heart in my mouth.”-이 문장의 번역은, “나는 돈 몇 푼이라도 쥐어주고 싶은 생각으로 바지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그런데-막상 들어가니까 감정이 왈칵 북받쳐 올라왔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putting my hand in my pocket” 의미-3- 빌 게이츠의 호주머니와 상징적 의미

 

“out of pocket”이란 말은 돈을 잃고 빈털터리라는 뜻이다사람들이 흔히 자기에게 돈이 없다는 의미로 호주머니를 털털 터는 모습이 “out of pocket”이다반대로 “in pocket”의 뜻은 호주머니가 두툼하다는 의미로써 자신의 영향력 안에 놓여 있다는 의미이다호주머니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사람의 가진 부,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의미를 가졌다.  호주머니가 두툼한 부자들은 굳이 나서서 자신에게 돈이 많다고 천명할 필요가 없고 단지 그것을 보여주면 된다물건이 상징적 가치를 가졌고 또 보드리야르의 개념으로 말하면, ‘사용 가치 use-value’기호 가치 sign value’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24] 

 

빌 게이츠의 호주머니는 더 이상 실재의 호주머니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곤궁한 사람들이건, 가진 자들이건, 국가 정책담당자들이건 모두 어미가 물어오는 먹이를 쳐다보며 입을 벌리는 어린 새처럼, 부자들의 호주머니를 쳐다보고 있다빈곤의 문제는 풍요의 문제와 같이 인간의 사회 경제적 시스템 문제이므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월 스트리트를 점령하라!”의 시위가 일어난 것은 가난이 체제에 위협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풍요도 체제에 위협을 준다는 것이 그 배경이 아니던가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갑부이자 세계 최고의 자선가이다.[25]  “with my hand in my pocket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영어 표현은 spend or provide one’s own money 자기 돈을 쓰다는 관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가 한 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있는 사진에 담긴 메시지는 신규 사업 투자, 경제적 원조, 금전적 지원, 자선 사업이든 자기 돈을 쓴다 spend or provide his own money” 의미가 암시되어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따라서 빌 게이츠의 악수하는 모습에 대해서 결례이니 미국식 문화이니 하는 논란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소모전에 불과할 것이다.[26]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

 

시뮬라크르는 시늉, 흉내, 모방, 재현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이미지나 유사한 것, 모호한 재현이나 닮은 것, 단순한 속임수나 가짜를 말한다신문, 방송, 영화, 인터넷을 통해 보이는 세계는 가상으로 존재하는 시뮬라크르의 세계다현실이 아닌 가상의 세계이지만 인간 사회의 삶에 매우 깊숙이 침투해 있어서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보드리야르는 이미지, 기호, 코드가 실재 대상을 삼켜버린다고 말했다이미지가 그 자체로서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 이미지에서 의해서 지배받게 되므로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것이다.  기호와 이미지를 통해 광고, 뉴스, 영상, 상품 이런 것들을 생산해 내는 네트워크 또는 가상현실의 모습을 말해 주는 시뮬라시옹의 세계이다.  “시뮬라시옹의 시대가 열리고 모든 지시대상은 소멸되어 버린다곧이어 사라진 지시대상들이 기호 체계 속에서 인위적으로 부활됨에 의해서 시뮬리시옹은 더욱 강화된다.”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의 4단계 즉 재현, 변형, 은폐, 대체의 단계 가운데 대체 단계에서 일어나는 시뮬라시옹은 더 이상 이미지나 기호가 지시하는 대상 또는 어떤 실체의 시뮬라시옹이 아니다.”  지시하는 대상 또는 실체로부터 독립한 채, 그 자체가 스스로 자립적인 생명력을 갖게 된다.[27]  

 

빌 게이츠의 자선 단체 트러스트 구조

 

빌 게이츠의 자선 단체 트러스트의 경우를 보자.[28]  자선 단체 트러스트가 설립될 때는 빌 게이츠가 구체적 지시 대상이 되지만 설립되고 나면 빌 게이츠로부터 독립되어 트러스트 그 자체가 스스로 자립적인 생명력을 갖게 된다빌 게이츠가 죽고 나서 그의 흔적이 사라져 버리더라도 오히려 빌 게이츠를 완벽하게 닮은 (시뮬라크르) 단체가 빌 게이츠가 꿈꾼 그대로를 재현(원본 실재), 변형(실재 흔적 찾기 어려움), 은폐(실재를 은폐), 대체(실재의 부재)해 나가는 것이다트러스트 재산은 빌 게이츠의 원본 재산을 모태로 출발하고 목적에 맞는 여러 활동을 벌이는데 이는 게이츠의 개입없이 일어나는 변형 또는 은폐에 해당하고 그가 죽고 나면 트러스트가 그를 대체한다.  현실의 개인 인물로서 빌 게이츠가 시뮬라크르의 공간에서 여러 얼굴을 가지며 활동을 하게 된다트러스트는 빌 게이츠 원본을 재현하고 변형시키고 은폐시킨 시뮬라크르다그리고 그를 뛰어 넘어 스스로 원본으로 대체된 시뮬라크르다이들은 빌 게이츠 실재보다 더욱 실재적이다빌 게이츠가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또한 트러스트 구조에 의해서 움직인다월 스트리트에서는 모든 행동들이 원본, 모방, 재현, 변형, 은폐, 대체로 나타난다광산 철도 주택 등 기초자산에서 생겨난 증권 시장의 구조 그리고 이들을 기초로 하여 생겨난 파생상품 시장이 증권 시장보다 거래 규모가 더 커진 월 스트리트 금융 시장을 보라.[29]  원래 모델을 뛰어넘는 역동성의 구조가 월 스트리트를 받치고 있다금융 파생 상품이 그러하듯이, 월 스트리트는 시뮬라크르의 세계인 것이다빌 게이츠는 창조적이고 실재적인 비즈니스와 부의 화신이고 월 스트리트의 아이콘, 신화, 상징, 환타지가 된다

 

보드리야르는 실재가 아니면서 더 실재 같은 하이퍼-리얼리티이 지배하는 세계의 한 예로써 디즈니랜드 Disneyland’를 들었는데, 실제의 미국은 디즈니랜드처럼 유치하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디즈니랜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미국이 시뮬라크르임을 감추기 위해서 또 다른 시뮬라크르인 디지니랜드로써 가림막을 친다는 것이다월트 디즈니는 원본의 쥐를 미키마우스라는 시뮬라크르를 변형 생산해 냈고 이러한 변형된 이미지를 통해서 실재로 쥐를 바라보게 만들었는데 따라서 이제는 쥐의 본 모습이 어떤 것인지 구별 불가능하게 은폐 대체되어 버렸다월 스트리트 또한 그것의 원본들인 카네기, 게이츠를 변형하고, 만들어내고, 이런 변형된 이미지를 통해 월 스트리트를 바라보게 하는데 이제 월 스트리트의 본 모습이 어떤 것인지 게이츠의 본 모습이 어떤 것인지 구별 불가능할 정도로 은폐되고 대체되어 버린 것이다

 

변화 발전의 조건-다양성의 차이와 자기 동일성의 유지

 

주식, 채권, 주택담보대출증권, 파생 상품이 만들어지고 거래되는 월 스트리트 시장 구조를 보자.  진화론이 설명하는 바와 같이, 발생한 차이를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 그대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어떤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필요하다이 상품들을 설계하고 구조적으로 이끄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누구인가?  종교기관, 교육기관, 회사 법인, 국가기관 등의 트러스트 구조에서 끊임없는 세대교체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자기 동일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그것은 사회 또한 유전자처럼 자신을 불변적으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인데 그 역할을 변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진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변화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존재하는 변이 조건과 변화 발생한 이후에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 조건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진화의 조건은 변화가 일어나야 할 뿐만 아니라 또 여기에서 그것이 후세에게 유전되지 못하면 변화의 원동력은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진화가 일어난다는 사실 그 자체는 바로 다음 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불변적인 자기 복제의 능력이 생명체에게 있음을 말해준다이 변하지 않는 자기복제의 능력과 또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진화론과는 모순되는 것처럼 일견 보일 수 있지만 1차적인 성격과 2차적인 성격을 이해하면 이러한 모순이 해결된다생명체의 1차적인 본질은 불변적인 자기복제의 능력을 갖고 있고, 진화를 가져오는 변화란 생명체의 내적 본성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복제능력을 가진 생명체의 내적 본성을 방해하고자 하는 원인이 외부로부터 침입하여 교란시켜서 발생한다고 진화론은 가정한다.  영미법이 프랑스나 독일의 대륙법보다 우월하다는 것 그리고 영미국이 세계를 제패하게 된 원인은 바로 사회의 유전자가 다르다는 것에서 나온다영미국의 핵심 유전자는 영미법인데 사회 생명체의 자기동일성을 계속 지켜가려는 사회의 자기 복제 능력-1차적 원칙을 변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여기의 변이조건과 유전조건이란 말을 다원성통일성으로 (들뢰즈의 개념으로 대체한다면 차이반복에 가깝다) 대체하면 보다 쉽게 수긍할 수 있을 테고, 그러면 통일성을 유지해 나가는 유전자의 핵심 기능을 변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과 영미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그들의 힘이 느껴질 것이다.[30]

 

빌 게이츠의 의사 소통-외연과 내포

 

빌 게이츠가 왼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악수하는 모습의 사진에 담긴 암시된 의미가 담겨 있다면 그것은 그가 월 스트리트 최고 재산가로서 돈을 투자할 여력이 있고 또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최고의 자선가로서 빈곤을 퇴치하고 인류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는 사실 그러한 자선 사업을 통해서 많은 돈을 유용하고 현명하게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는 것이 아닐까?[31]  빌 게이츠는 사물을 대체한 기호와 이미지와 코드로 정보를 유발하고 전달하고 있다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이라는 공식을 상기하라

 

한편 발신자와 수신자가 분리되어 있는 곳에 상호적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쌍방형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인터넷 스마트폰에서도 대중매체에 의한 의사소통은 일방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언론사들의 인터넷 소통은 댓글까지 포함하여 모두 통제 관리되고 있고 또 매체 자체가 일방적인 의사소통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SNS 스마트폰 또한 그러한 한계를 극복해 내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보드리야르가 말한 대로, 대중매체 형식은 의사소통이 아니라 비의사소통의 형식에 머물고 있다언론이 상호성의 의사소통 구조가 아니라는 사실은 빌 게이츠가 인터뷰로 통해서 논란을 잠재우지 않고 있지 않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전 세계의 수많은 언론이 기사를 취급하고 있고 과잉 정보를 산출 배설하고 있지만 상호적인 의사소통은 이루어지거나 유지되기 어렵다.  

 

현재 인터넷 SNS으로 개방된 의사소통을 하고 상호성에 따라 서로 교환하는 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여길 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실재 서로 접촉하지 않고 서로에게 말하지 않고 다만 기계에다 대화하면서 의사 소통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 기계적인 가상에 불과하다언론으로 전달되는 빌 게이츠의 메시지는 수신자하고 교환의 양가성이 배제되어 있는 의사소통 구조에 놓여 있다기계는 거대한 대체 체계이다의사소통은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고 네트워크 속에는 어떤 주체를 확인할 수도 없다.  혼네와 다테마에, 보이지 않는 속내와 겉으로 보이는 겉보기가 있다.[32]  달마대사가 손가락을 들어 달을 가르킬 때 손가락을 보는가? 달을 보는가?[33] 

 

우리는 빌 게이츠에게 “당신이 노리는 의도가 뭐요?”-이렇게 당돌한 질문을 할 수가 없다이미지, 기호, 코드가 실재 대상을 삼켜버린 시뮬라시옹의 세계에 있고 교환의 양가성이 배제되어 있는 의사소통 구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의 속을 떠보려고 한 마디 넌지시 던질 수 있는 대화의 기회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다.  더욱이 교양인[34]이라면 그런 당돌한 질문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왜냐하면 그 순간 문화인을 포기하는 것이고 그건 형사범에게 질문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안광이 지배를 철할 정도로 지식을 갈고 닦으면 속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지 않던가그리고 들뢰즈의 말로 답한다면, “어떤 제스처, 어떤 억양, 어떤 인사의 몸짓이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을 먼저 깨닫지 못했다면 누가 진리를 찾으려 하겠는가?”

 

빌 게이츠가 악수하는 사진과 함축된 의미

 

빌 게이츠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자신은 미래의 인류 발전에 공헌하는 비즈니스 투자와 교육과 자선 사업으로 돈을 현명하게 쓴다는 그의 철학과 행동하는 양심을 암시한다이러한 해석은 관용어구의 사전적 의미와 같이, 바르트가 사진의 의미작용에 대하여 개념 지은 스투디움으로 설명된다.  ‘스투디움 studium’은 보내는 정보로써 수신자는 총체적인 as a whole 의미로 판단하는데 코드가 서로 통하고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것 즉 문화적이고 일상적인 의미를 갖는다속마음을 꿰뚫어 본다는 것은 송신자의 의도에 맞닿음을 뜻한다퀴즈풀이처럼 수신자가 송신자의 의도를 알아 맞출 때 빙고라는 외침이 나오는 바로 그런 것이다

 

바르트의 의미 작용과 빌 게이츠 악수 사진의 의미 작용

 

바르트는 신화론에서 총체적’ ‘의미 작용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예를 들고 있다.  “이발소에서 잡지 한 권을 내미는데 그 잡지 표지에 프랑스 군복을 입은 한 흑인 젊은이가 눈을 들어 프랑스 국기에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미지의 의미 sense’이다그러나 순진하건 아니건 나는 이 이미지가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즉 프랑스는 위대한 제국이라는 것, 모든 프랑스의 아들은 피부색의 구분 없이 그 국기 아래 충성으로 봉사한다는 것, 그리고 식민주의에 대해 비방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른바 압제자들에게 충성하는 이 흑인의 열정보다 더 훌륭한 대답이 없다는 것이다따라서 이제 나는 확대된 기호학적 체계를 앞에 두게 된다즉 선행하는 체계로 이미 형성된 하나의 기표가 있다 (한 흑인 병사가 프랑스식 거수경례를 한다).  하나의 기의가 있다 (여기에서는 프랑스의 특성과 군대적 특성의 의도적인 혼합이다).  마지막으로 기표를 통한 기의 현존이 있다.”[35]

 

사진이 어떤 의미를 전달해 주는지 사진의 의미작용에 대한 바르트의 설명을, 빌 게이츠의 악수하는 사진에 적용해 보자빌 게이츠가 왼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있는 의미는 슈퍼초강대국 미국의 월 스트리트는 세계의 부를 주무르는 심장부이고, 월 스트리트 최고의 재산가로써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36] 그리고 재산을 현명하게 쓴다 use wisely’는 자선과 나눔의 문화적 전통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려는이유는 대개 자기 돈을 꺼내기 위해서 to produce my own”이고, 호주머니 지갑이 두툼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자기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의 영어 표현은 “with my hand in my pocket”인데 이 어구는 옥스포드 영어 사전의 설명에 따르면 자기 돈을 쓰다 spend or provide one’s own money”라는 관용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이와 같이 빌 게이츠의 호주머니와 그의 왼손에 대해 내포된 의미를 고려한다면, 빌 게이츠의 호주머니에 왼손을 넣고 악수하는 모습은 더 이상 단순한 한 개인의 악수가 아니라, 그것은 미국의 교육과 자선의 문화적 전통과 월 스트리트 정보통신의 비즈니스를 특성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코드의 의사 소통에 해당한다따라서 빌 게이츠의 악수법을 상대방에 대한 결례라고 지적하며 문화적 차이를 근거로 비난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모순에 빠지고 만다는 사실을 살펴 보라자신의 문화적 차이를 내세운다면 반대로 상대방의 문화적 차이 또한 인정해야 한다상대방의 존재는 자신의 본 모습을 비쳐 볼 수 있는 거울이거나 서로 마주 보는 두 개의 렌즈가 있는 망원경으로 이해되어야 함이 옳다.[37]

 

빌 게이츠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모습과 암시된 의미

 

앞에서 말한 대로, 빌 게이츠가 왼손을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악수하는 모습을 결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현대 사회의 본질과 구조를 제대로 파악해 내지 못했다고 보여진다.[38]  진심으로 말해 정작 중요한 일은 그처럼 창의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혁명을 일으켜서 인류 발전에 공헌하는 일이고 또 자기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선 사업을 펼치는 일이다.[39]  그가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 행위는 자기가 번 큰 돈을 현명하게 쓴다는 최고의 자선가로서의 면모를 암시하는 것이라면 우리 모두가 그의 모습을 따라 모방하고 반복하여 자선과 기부 행렬에 동참할 때 인류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빌 게이츠는 재산이란 하늘로부터 받은 축복이고 따라서 그것을 현명하게 쓰는 것이 미국의 기부와 자선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돈이란 벌어서 장롱 속에 숨겨 두거나 곳간에 챙겨 놓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현명하게 쓴다는 개념에 있다성경에서도 분명히 말한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고, 오로지 하늘에 쌓아 두라.”[40]  미국의 위대성은 미국인들의 자선 charity, 기부 donation, 선물하고 증여하고 자선 서약하는 것 gift, grant, giving pledge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1] 다른 문화와의 비교는 다음을 참조하라.  “A handshake can also be a faux pas in France if a kiss on the cheek would have been more appropriate.”,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2313604/Bill-Gates-disrespects-South-Koreas-female-president-shaking-hands-keeping-pocket.html

[3] “Some South Korean media outlets have actually gone so far as to crop out the offending Gates appendage. Others, … highlighted the other hand — it's on pretty much every front page in the country today, and South Korean TV has gone all-out, complete with meteorologist-style green screens.”, Abad-Santos, “The Bill Gates Handshake: Offensive, or Just Weird? A Photo Investigation”, the Wire, 2013.4.23. http://www.thewire.com/global/2013/04/bill-gates-handshake/64477/.

[4] Ibid.

[5] “This picture of Bill Gates shaking hands with South Korean President … with his left in his pocket was splashed across the country's newspapers on Tuesday with the media accusing him of 'disrespecting' the leader.”; “Using one hand with the other tucked in the pants pocket is considered rude here, done when one is expressing superiority to the other.", http://www.seattlepi.com/local/article/Bill-Gates-handshake-sets-off-international-4456967.php

[6] “Bill Gates 'disrespects' South Korean president with casual handshake”, 각주 33.

[7] "미국인이 잘 모를 모욕사례 1위 박대통령-게이츠 악수",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3/09/03/0501000000AKR20130903109200009.HTML; “일부 국가에서는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악수하는 것이 모욕으로 간주된다. 사진은 게이츠 회장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서 바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4 한국에서 논란이 됐다.  In some countries, shaking a person's hand while your other hand is in your pocket is considered an insult. A photo of Microsoft's Bill Gates doing just that while meeting with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caused an uproar in that country in April.”, http://articles.chicagotribune.com/2013-09-01/opinion/ct-perspec-0901-things-20130901_1_anthony-weiner-insults-10-things.

[8] “We didn't notice Bill Gates's one-armed, one-hand-in-his-pocket salutation until South Korean media brought the apparently "rude" gesture to our attention this morning.”  한국에서 큰 논란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미국인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각주 35.

[9] 사진 © 각사 당일자 뉴스 기사몇몇 언론사는 빌 게이츠가 호주주머니에 왼손을 넣고 있는 부분을 보이지 않게 처리했거나 (조선일보, 한국경제, abc, 문체부 해외홍보문화원), 각도를 약간 달리한 (AP) 사진을 배치하고 있다.

[10] that's pretty creepy in any country.”, 각주 35.

[11] 각주 35.

[12] “Indeed, it appears Gates's natural inclination is to put his left hand in his pocket, whether he's shaking hands or not.” 각주 35.

[13] 각주 35.

[14] 사람의 생각은 시간과 장소의 영향을 받는다사람의 상황은 수시로 변하고 그에 따라 사람의 생각도 변한다사람의 처지가 다른 경우에는 각자의 입장에서 해석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하지만생존상황에서의 인간의 마음은보편적일 것이다사막에서 허기에 지친 사람에게 물과 빵은 생존의 필수품이고 이런생필수품을 건네는 사람에게동기여하를 불문하고 감사의 마음을 갖기 마련이다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행측이심 行厠異心의 속담이 있다미국은 한국전쟁 이후 식량부족에 시달리던 한국에 미국의 잉여농산물(옥수수 전분 등)을 원조해 주었다.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으로 식량난이 해결되었는데 지금 와서 자기들에게 필요없는 잉여농산물을 가지고 원조해 주었다는 사실에서 그 동기가 순수하지 않았다고 반박할 수 있을까?  ‘착한 사마리아인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인간 모두가 동정심을 발하는 것은 아니고 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순수한 동기 여부하고는 상관없이 돕는 행위가 중요하다자기 자신의 생존을 확보하지 않고서 어떻게 남을 도울 수는 없기 때문에 잉여농산물 여부는 관점의 대상이 아니다현재 상황에서 과거를 재단하기란 (굳이 노직의 이론을 들어서 설명할 필요도 없이) 힘들겠지만 잉여농산물(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생존의 필수품이 된다)을 기근에 시달리는 타인에게 나눠준 행위 그 자체는 어떤 형태로든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제 아무리 풍요한 부를 가진 사람일지라도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직접 자선의 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그리고 어려운 과거는 잊기 쉽다는 의미의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이는 호세아 13:5-6 구절과 맥락이 닿는다.  “네가 사막의 메마른 벌판에 처했던 때를 분명히 기억하는데, 먹여 살려주고 이제 배가 부르니 마음이 교만해져 날 잊었구나.”

[15] 우주 질서의 법칙은 침묵하고 있다다만 인간은 거기에 이미 존재한 진리를 발견하면서 인간의 삶을 발전시켜 왔다우주는 빅뱅하고 원자 분자 운동처럼 잠시도 쉬지 않지만, 뉴튼 아인슈타인 등 위인들이 말해주듯이 인간은 침묵속에서 진리를 발견한다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이용하여 인류 최초로 우주 천체를 관측한 뒤 그가 발견한 진리를 담은 책 제목을 별의 메신저라고 붙인 것은 사람은 침묵속에서도 대화를 하기 때문이 아닌가천체 관측과 원자 운동(DNA 나선구조)의 발견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외양과 실체는 다를 수 있다.  ‘해석 작업 interpretive process’이 없다면 진리는 발견되기 힘들 것이다다른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경제학자 베블렌 Veblen유한계급론에서 "과시적 소비 conspicuous consumption"라는 개념으로 사회적 지위에 따른 근거를 설명했다한편 병적일 정도로 명품을 소비하려는 현상을 가져오는 것은 사회적 집단의 우월적 위치를 과시하려는 것, 또는 명품구매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의 현혹적 마아켓팅에 있다는 등의 기존이론에서 벗어나 소비자 자신에게 기인한다고 주장하는 진화 심리학의 관점이 있다명품 소비에 집착하는 이유는명품을 구매하면 나를 달리 대우할 것이라고 믿는소비자의 환상 delusion에 있다고 설명한다“값비싼 신호 이론 costly signal theory”이란신호의 비용이 신호의 진실성을 보장한다"는 뜻이다동물들은 성적인 장식을 포함하여 자신의 적응도를 과시하기 위해 다양한 신호들 fitness indicator을 진화시켜 왔는데 이러한 신호가 그 진실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실제로 적응도가 높은 개체만이 발현시킬 수 있는 즉 적응도 낮은 개체들은 따라하기 힘든 특성들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론으로써 그 대표적인 예가 멋진 긴 꼬리의 공작새와 긴 뿔 달린 사슴이다이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의 개념과 연결된다.

[16] '너희는 불쌍한 사람을 도울 때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너의 착한 행실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하라.'  "But when you give to the poor, do not let your left hand know what your right hand is doing, so that your giving will be in secret.” (마태 6:4). (NASB).

[17] http://www.weblio.jp/content/%E3%81%8A%E6%B0%A3%E3%81%AE%E6%AF%92.

[18]Take heed that ye do not your alms before men, to be seen of them.” (마태 6:1). "너희는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새번역).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일부러 선한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현대인의 성경).  “사람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너희 의[구제 의연금]를 행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개역개정).  우리나라 성경은 대개 이와 같이 번역하고 있는데, 킹제임스성경을 그대로 번역하면, “구제 의연금 alms을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내놓지 말고, 그들이 눈치채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해서 하라.  여기서 men은 구제 대상자 the poor를 지칭하고, 6 2절은 위선자처럼 사람들 많은 곳에서 행하지 말라고 충고하는데 여기서 그들은구제 의연금을 기부하는 일반인을 말한다구제 대상자 앞에서 의연금을 직접 전달하지 말라는 의미는 예컨대 학교 무상급식 논란에서 보듯이 구제 대상자를 표시 나게 하면 어린 학생의 경우 마음의 상처를 입기 쉬운 것처럼 구제 대상자의 입장을 배려하여 행여나 그들의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말라는 의미이다기부 자선을 면전에서 하지 말고 대신 교회나 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이 보다 낫다그러면 이들 구제 기관이 일괄적으로 시행하여 혹시나 생길 지 모르는 마음의 상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학교에서 차별없이 똑같은 교복을 입는 이유를 상기하라.  (교복을 입는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무상 급식을 거부하고 빈부의 격차를 느끼게 하려는 일부 학교의 차별 정책은 옳지 않다.)  우리들이 다같이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그때 그 시절이었다고 회고하지 않는가왜 그렇게 느끼는가인간은 차별 대우를 받으면 상처를 받기 쉽고 또 평등성을 추구하는 본성을 갖고 있다따라서 구제 대상자를 차별하지 않아야 하고 또 그들을 인간답게 존중해서 대우해야 한다“If someone is eligible for help, treat them with respect.”  보편적 복지에 대한 현대적 이론으로 설명하면 티트머스의 주장이 타당하다영국의 사회학자 Titmuss에 따르면 선별주의는 낙인을 수반하며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간의 이중구조를 가져와 공적 서비스의 상대적 열악함을 초래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19]Crito, I owe a cock to Asclepius; will you remember to pay the debt? The debt shall be paid.” Plato's “Crito", 54d-e.

[20] “A similitude briefly expressed without any indication of comparison.”, “A Dictionary of Literary Terms”, Routledge; “Metaphor: the transfer of a quality or attribute from one thing or idea to another in such a way as to imply some resemblance between the two things or ideas.”, “Glossary of Literary Terms”, CUP.

[21] “metaphor compares two or more things that are not in fact identical; a metaphor's literal meaning is used nonliterally in a comparison with its subject.”

[22] 종교와 정치에 대한 엄격한 분리 정책을 의미한 “wall of separation”에 대하여 벽 wall의 은유 해석의 변화에 대한 글은 다음의 논문을 참조하라. http://www.heritage.org/research/reports/2006/06/the-mythical-wall-of-separation-how-a-misused-metaphor-changed-church-state-law-policy-and-discourse.

[23] 관용어구 또는 개별적인 낱말로써도 의미가 통하는 경우도 있다헤밍웨이 글에 나오는 예를 든다면 “He slipped into the familiar lie he made his bread and butter by.” 여기서빵과 버터의 의미는 서양인과 동양인의 식생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서그는 버릇이 된 거짓말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었다그 거짓말로써 그는 지금까지 빵과 버터를 벌어 왔던 것이다.”으로 번역해도 의미가 통한다하지만 빵과 버터의 직접적인 지시어라기 보다는 돈벌이라는 추상적인 뜻의 관용어구로써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표현으로 생각된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해왔던 그 상습적인 거짓말을 또다시 해댔다.”

[24] 기호가치란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지위와 삶의 양식을 나타낸다다이아몬드의 예를 들어 보면, ① 공업용 도구로 사용되는 사용 가치 ② 시장에서 매매 거래되는 교환 가치 ③ 연인에 대한 사랑의 징표로써의 상징 가치 ④ 디바스15K같은 기호가치가 있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소비 사회 consumer society”에서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서 자기 존재를 확인받고자 하는데 샤넬-5를 사면서 기호로 신분과 계급의 차이를 나타낸다.  ‘기호가치란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지위와 삶의 양식을 나타낸다.

[25] http://www.forbes.com/profile/bill-gates/.  Bill Gates’ and Warren Buffett’s Giving Pledge, in which the ultra-wealthy pledge to give away at least half their net worth to charity.

[26] 언론이라는 중간 전달자’(매개된 mediated)를 통해서 말이 전달될 때 당사자의 의도 intent와 표현 expression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일어날 수 있고, 또 간혹 중간 매개체인 언론이 의도적으로 왜곡시키는 경우도 없지 않다보드리야르는 미디어가 전체주의적 메시지를 생산해 낸다고 비판하였다.

[27] 보드리야르 Baudrillard,시뮬라시옹”.  the orders of simulacra the phases of the image the three phases of utopian and science-fiction 개념을 참조하라.

[28] 빌 게이츠 자선 단체 트러스트 홈 페이지, http://www.gatesfoundation.org/.

[29] “Understanding Derivatives: Markets and Infrastructure”, https://www.chicagofed.org/publications/understanding-derivatives/index.

[30] Deleuze G., “Difference and Repetition” (1968).

[31] 게이츠의관심과 열정에 의해 운영되는 게이츠 자선 트러스트의 주요 목적은 국제적 보건 의료 확대, 빈곤 퇴치, 교육 기회 확대, 정보 기술에 대한 접근성의 확대이다.

[32] 일본어 바카 쇼지키 馬鹿正直는 사슴을 말이라고 말하는 것에 숨어 있는 의도를 알지 못하는 “stupidly honest”, “바보스런 솔직함”, “우직스런을 뜻하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갖고 있는 말이다.  말하는 사람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을 바보라고 부른다.  다테마에 建前는 외양 겉보기 겉치레 pretense, 혼네 本音는 마음 속의 진실한 감정과 진실한 의도 true intentions를 말한다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우기는 권력에 대해서 진실을 말하는순진한 바보에 대하여 III 13장을 참조하라

[33] 문자는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과 같다교종이 교리를 터득하면 불도를 완성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선종은 불립문자로써 수행과 계율을 중요시한다. “見月忘指”, "計著名字者 이름과 글자가 나타내는 것에 집착하면 不見我眞實 나의 실상을 보지 못한다."

[34] Cultured man 교양인은 교육받은 사람을 말한다. educated, polished, refined, cultivated.

[35] 바르트, “현대의 신화”, 이화여대 기호학연구소 역, 동문선, 1997, 274.

[36] 당신은 내 손아귀에 들어 있다의 뉘앙스는 부정적인 의미가 따르나 투자의 개념으로써 당신이 필요로 하면 자신은 돈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37] 한편 빌 게이츠의 악수법이 논란이 되는 배경은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라서 그만큼 대우받고 싶어하는 자존심에 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한데 이에 대해서는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 이론을 통해서 설명될 수 있다.

[38]사전적인 의미로써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오독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은 의미의 해석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이는 현대에서 언어의 청각적 기능이 많이 사라진 결과가 낳은 부작용일 수도 있다.  아마 이런 측면에서 소크라테스는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직접적인 대화의 방식을 선호했던 것 같다한편 오독의 가능성의 문제는 다양성이 나타나는 원인이기도 하고 또 통합작용을 통해서 발전적인 의미를 낳을 수 있으므로 꼭 부정적인 측면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새로운 말이 생기는데 이는 간단하고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가 더 복잡해진다는 언어 발전의 역설적인 모습이기도 하다인간 사회에서 법률이 제정되고 발전되는 과정 또한 이와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 있다.)

[39] 아담 스미스의 친구이자 멘토이었던 데이비드 흄은 돈을 벌어서 금괴에 넣어 두면 결국 다시 돈이 빠져나간다고 여겼다조나단 스위프트가 화폐는 국가 경제의 피라고 표현했다사람의 몸에 피가 돌지 않으면 죽고 마는 것처럼 경제는 돈이 돌고 돌아야 성장한다.

[40] 너희는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먹고 녹슬어 못 쓰게 되고 도둑이 뚫고 들어와 훔쳐 가기도 한다. 너희는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 … for where your treasure is, there your heart will be also.” (NASB, 마태 6:19-21).  필연주의 철학, 진화 심리학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