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연후지 송백지후조야 歲寒然後知 松栢之後凋也.
추운 겨울이 찾아와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
이 말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세한도”에서 공자님의 말씀을 화제로 쓴 것으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이 사진은 동학학명의 최후 항전지 “대둔산” 정상의 소나무입니다.
국보 제180호인 추사 김정희선생의 1844년도 작품 “세한도(歲寒圖)”를 감상해 보고 “세한도”의 발문을 해석해 봅니다.
“歲寒圖” 跋文 - 세한도 발문
그대가 지난 해에 계복(桂馥)의 “만학집(晩學集)” 운경(惲敬)의 “대운산방문고(大運山房文庫)”의 두 책을 부쳐주었는데
올해 또 하장령(賀長齡)이 편찬한 “황조경세문편(皇朝經世文編)”을 보내주니,
이는 세상에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천만리 이역 먼 곳에서 구입해 온 것이고
더구나 여러 해에 걸쳐서 애써 구한 것이니
일시에 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또한 지금 세상은 오직 권세와 이익만을 쫓아가는 것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풍조이거늘
어찌 그런 책을 사는데 돈을 쓰고, 또 그렇게 힘들게 구해온 것을
권세와 이익이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보내지 않고,
바다 멀리 초췌하게 말라 쓰러져 가는 이 사람에게 보내는 것을
마치 세상에서 권세와 이익을 쫓는 것처럼 하였구나!
사마천이 “사기”에서
“권세와 이익을 바라고 모인 사람은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사람관계가 소원해진다”고 말하였다
그대도 또한 세상의 많은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인데
권세와 이익을 쫓는 세상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스스로 초연하게 벗어나 있으니,
권세와 이익의 대상으로 나를 보지 않는가?
아니면 사마천의 말이 틀렸는가?
공자는
“추운 겨울이 찾아와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안다"라고 말씀했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본래 사계절 따라 잎이 시들지 않는다.
추운 겨울 이전에도 한 소나무와 잣나무요 추운 겨울 이후에도 똑 같은 소나무와 잣나무인데
성현은 특별하게 추운 겨울이 닥치고 난 이후의 소나무와 잣나무를 칭송하였다.
이제 그대가 나를 대함에 있어서 내가 권력 잡고 있을 때라고 해서 더 잘해줌도 없었고
내가 유배를 당한 후에도 그전과 변함없이 내게 더 못함이 없었다. 그러나 예전의 그대는 특히 칭찬받을 필요는 없지만
지금의 그대는 가히 성현의 말씀으로 칭찬받을 만한 만하지 않겠는가?
성현이 특별히 겨울의 소나무를 칭송한 까닭은 한갓 다른 나무보다 뒤에 시든다는 정조와 굳은 절개만을 위한 것이 아니요
또한 추운 겨울을 지내는 시절에 대하여 따로 마음에 느낀 점이 있었던 것이다.
아아! 예전의 풍속이 아름다웠던 전한시대에도 급암(汲黯)과 정당시(鄭當時)같이 어질던 사람조차 찾아오는 손님들은 이들의 권세에 따라 많았다가 없어지곤 했다.
전한시대의 하규현이 대문에 써붙인 글처럼 세상인심의 박절함이 극에 달한 것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죽고 나서야 정을 알게 되고, 돈이 없어 봐야 상대방의 본마음을 알 수 있고, 권력이 떨어지고 나서야 진실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니!)
슬프다!
추사 김정희가 이 글을 쓰다.
<歲寒圖> 跋文 - 세한도 발문
“去年以晩學大雲二書奇來(거년이만학대운이서기래)
今年又以藕耕文編寄來(금년우이우경문편기래)
此皆非世之常有(차개비세지상유)
購之天萬里之遠(구지천만리지원)
積有年而得之(적유년이득지)
非一時之事也(비일시지사야)
且世之滔滔惟權利之時趨(차세지도도유권리지시초)
爲之費 必費力如此(위지비 필비력여차)
而不以歸之權利(이불이귀지권리)
及歸之海外焦箤枯稿之人(급귀지해외초졸고고지인)
如世之趨權利者(여세지추권리자)
太史公云(태사공운)
君亦世之滔滔中一人(군역세지도도중인시)
其有超然自拔於滔滔權利之外(기유초연자발어도도권리지외)
不以利權利視我耶(불이이권리시아야)
太史公之言非耶(태사공지언비야)
公子曰(공자왈)
‘歲寒然後 知松柏之後淍(세한연후여송백지후주)
松柏時貴四時而不淍者(송백시귀사시이불주자)
歲寒以前一松柏也 歲寒以後一松柏也(세한이전일송백야 세한이후일송백야)
聖人特稱之於歲寒之後(성인특칭지어세한지후)
今君之於我 由前而無加焉(금군지어아 유전이무가언)
由後而無損焉 然由前之君 無可稱(유후이무손언 연유전지군 무가칭)
由後之君 亦可見稱於聖人也耶(무가칭 유후지군 역가시칭어성인야야)
聖人之特稱 非徒爲後淍之貞操勁節而己{성인지특칭 비도위후주지정조경절이기)
亦有所感發於歲寒之時者也(역유소감발어세한지시자야)
鳴乎 西京淳厚之世 以汲鄭之賢 賓客與之盛哀(명호 서경순후지세 이급정지현 빈객여지성쇠)
如下邳搒門迫切之極矣(여하비방뭉박절지극의)
悲夫 阮堂老人書(비부 완당노인서)
위 이 사진은 눈꽃이 만발한 덕유산의 소나무입니다. 눈보라가 치고 날씨가 너무 추워서 사진을 들고 설 여유도 없어서 제대로 조명을 맞추지 못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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