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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대혁명/돈이냐? 행복이냐?

국민소득 3만불? 내 몫은 누가 가져갔나

by 추홍희블로그 2011. 10. 20.

 

국민소득 3만불? 내 몫은 누가 가져갔나

2011.10.19 14:50[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IMF가 말하길 2015년이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이 될거라고 한다. 과연 그게 정말 그렇게 되는지보다 더 궁금한 건 왜 국민소득이 2만불이 넘어서 3만불이 된다는데도 내 주머니 사정은 늘 이렇게 팍팍하냐는 거다.

언뜻 계산해도 그렇다. 연소득 2만불씩 3인 가족이면 6만불. 우리 돈으로 7200만원인데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소득이 7200만원이나 된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는 거다. 도대체 저 많던 국민소득을 누가 다 먹었을까. 


 


- 일단 기초적인 것부터 묻자. 국민소득이란 게 도대체 뭐냐?

말 그대로 국민들의 소득이 국민소득이다. 우리 국민들이 한 해 동안 생산한 제품(최종제품)과 서비스를 돈으로 표시한 후 다 더해서 나온 숫자가 국내총생산(GDP)인데 2010년 기준으로 1173조원어치이다. 이걸 결국 누군가에게 팔아서 돈으로 만들었을테니 국민들이 벌어들인 소득도 1173조원이다.

그걸 전체 인구로 나누면 1인당 벌어들인 소득이 나오는데 그걸 1인당 국민소득이라고 한다.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원시시대로 돌아가서 유일하게 하는 경제활동이 사냥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우리나라 인구는 딱 100명만 있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우리는 매일 사냥을 해서 돼지도 잡고 꿩도 잡고 하겠지.

우리가 1년 내내 잡은 동물을 돈으로 환산한 것 그게 국내총생산(GDP)이다. 그걸 인구숫자인 100명으로 나누면 그게 1인당 국민소득이 되고.

그런데 원시시대에도 각자가 배분받는 동물고기의 양은 다르지 않았을까. 그게 지금으로 말하면 월급(소득)인 건데 족장은 더 많이 갖고 족장의 측근은 그 다음으로 많이 갖고, 어른도 아이보다는 더 많이 갖고 그랬겠지.

어쨌든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의 GDP를 인구 숫자로 나눈 것인데 2015년이 되면 1인당 3만불이 된다는 것이다.

- 정말 묻고 싶었던 건데 국민소득이 2만불이면 우리돈으로는 2400만원이고, 4인가족이면 9600만원인데 왜 우리집 식구는 4명인데 우리집 수입은 9600만원이 안되냐는 거다. 나머지 돈이 어디로 간거냐.

1인당 국민소득 숫자가 발표될 때마다 전국민이 갖게 되는 미스테리가 바로 그거다.

작년에 전국 1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가구에는 평균 3명이 살고 1가구의 평균 가처분 소득은 3770만원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물론 이 조사결과는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인데 이런 설문조사의 경우 부유층에서 소득을 줄여서 답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실제 평균 소득은 이것보다는 더 된다고 가정해야 한다.

그러나 거기(3700만원)에 조금 더 보태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 2만불과는 거리가 멀다. 1인당 GDP가 2만달러면 한사람이 2200만원씩 벌었다는 거니까 3인가구면 6600만원을 벌었어야 되는데(작년 환율 기준) 왜 3770만원밖에 못벌었다고 나오느냐 하는 궁금증은 여전히 남을 수 있다.

요약하면 한 가구당 약 3000만원 가까운 돈은 누가 떼어먹은 거냐 하는 건데. 실제로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전체 국내총생산(GDP)가운데 개인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2010년의 경우 63%밖에 안됐다. 계산해보면 3인 가족 기준으로 약 4100만원이다. 이쯤이면 실제 설문조사 통계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 그럼 나머지 돈, 즉 전체 국민총소득 가운데 개인들에게 분배된 63%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어디로 가 있는 건가? 누가 가져갔나?

나머지 돈은 대부분은 정부와 기업들 금고에 들어있다. 2010년 기준으로 정부가 23%, 기업이 14%를 가져갔다. 이 비율은 매년 바뀐다. 최근 추이는 기업들이 가져가는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 개인(A)로 표시된 부분이 우리나라의 전체 가처분소득 가운데 개인들에게 돌아가는 몫의 비율이다. 1990년에 74%에 달하던 이 비율은 최근 63%로 줄었다.



실제로도 우리가 회사 다니면서 번 돈은 일단 회사 금고에 들어갔다가 임금형태로 우리한테 들어오는데 우리가 회사에서 번 돈을 모두 월급으로 주거나 주주들에게 배당해버리고 손을 털지는 않거든.

기업들이 금고에 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하면 안할수록 국민소득 통계와 실제 호주머니 소득이 차이가 나게 된다.

- 전체 국내총생산(GDP) 중에 개인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비율, 이게 높을수록 분배가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비율은 나라마다 다를 것 같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전체 국내총생산 가운데 근로자들에게 임금의 형태로 배분되는 돈의 비율을 노동소득분배율이라고 하는데 그 통계지표를 비교하면 근로자들 몫이 얼마나 되는 지 알 수 있다.

작년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은 59.2%로 전년보다 1.7%p 하락해서 2004년 이후 6년만에 최저치가 됐다. 국민소득중에 60%만 근로자들에게 월급으로 돌아가고 나머지는 기업이나 정부 부문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70%대의 노동소득분배율을 기록하고 있다.

▲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002년 기준으로 34%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66%만이 임금근로자이며 이들에게 분배되는 소득이 전체 GDP의 58.2%다. 이 수치를 노동소득분배율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비교적 낮은 이 수치는 노동계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할 때 근거로 제시되는 자료 가운데 하나다.


- 그런데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015년에 3만불이 된다는 건 어떤 근거로 나온 수치인가?


지금 국민소득이 2만불인데 매년 평균 4%씩 경제성장을 한다고 하면 2015년에는 3만불이 된다는 것이다.

2015년이면 5년후인데 4%씩 성장해서 어떻게 5년만에 2만불이 3만불로 뛰어오를까 싶겠지만 매년 4%의 경제성장률은 물가를 감안한 `실질경제성장률`이다. 즉 물가는 연 3%가 오르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4%를 기록했다면 실제 GDP는 7%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다.

100만원어치를 생산하던 사람은 1년 후에 104만원어치를 생산하고 (4% 경제성장) 104만원 가치의 상품이 1년간 물가가 3% 오르는 바람에 이제는 약 107만원에 거래되는 것이다. 이 경우 명목 경제성장률은 7% 정도가 나온다.

매년 7~8%의 명목경제성장률을 기록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은 약 5년 후 지금보다 50% 정도 늘어난 3만불이 된다는 게 IMF의 계산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보다 1년 빠른 2014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된 것이 2007년인데 약 8년만에 3만불이 되는 셈이다. 국민소득 2만불대에서 3만불로 증가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독일이 4년, 일본이 5년, 이탈리아와 캐나다는 15년이 걸렸고 선진 19개국의 평균 소요기간은 8.7년이었다.


-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든 3만불이든 이게 결국 환율에 따라 달라지는 것 아닌가?

국민소득은 환율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나라의 전체 GDP는 2007년에는 1000조원이 못됐지만 2008년 1026조원 2009년에는 1065조 작년에는 1172조원 이렇게 계속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2007년에는 900원대 초반이어서 전체 국민소득은 1000조원이 못되는 돈이었지만 달러로 환산하면 아주 많아져서
당시에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넘었고 그 이후로 원화로는 계속 늘었지만 환율이 많이 오르는 바람에 원화가치가 떨어져서 우리가 번 소득을 달러로 환산하면 2만불이 채 안됐다.

그러다가 작년에는 환율이 1100원대로 안정되면서 2만불이 넘게 된 것. 올해나 내년에 환율이 치솟으면 달러로 환산한 1인당 국민소득은 다시 2만불 아래로 갈 수도 있다.

<근로자들의 몫은 과연 제대로 분배되고 있는가>
노동소득분배율을 둘러싼 논란

59.2%. 작년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이다.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노동소득(임금)으로 벌어들인 돈의 비율을 나타내는 이 수치는 발표될 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선진국들의 노동소득분배율은 약 70% 수준이어서 우리나라가 근로자들에게 주는 월급이 그만큼 더 짜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다른 주장을 편다. 우리나라의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은 이유는 자영업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멍가게나 음식점을 경영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근로자들과 비슷한 처지이며 이들이 벌어가는 소득도 사실상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임금과 비슷한 것이지만 이들의 소득은 노동소득으로 잡히지 않고 자영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소득으로 분류된다.

그러다보니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임금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할 때는 이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누락된다는 것. 재계에서는 자영업자들이 벌어가는 돈도 사실상 근로자와 비슷한 서민들에게 돌아가는 돈이니 이들의 소득도 모두 반영한 '보정노동소득분배율'이라는 수치를 따로 구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체 GDP 가운데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는 돈이 얼마나 되는 지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인데 경총 등이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의 보정노동소득분배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75.2%로 포르투갈 77.9%에 이어 OECD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편이다. 이들을 모두 임금근로자라고 가정하고 이들에게 분배되는 소득까지 모두 더한, 즉 자영업자가 존재하지 않고 자영업자는 모두 임금근로자라고 가정한 후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임금소득으로 분류해서 계산한 소득분배율이 보정노동소득분배율이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한 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보정노동소득분배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수치는 주로 재계에서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를 반박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결코 낮지 않고 오히려 높은 수준이므로 임금 수준을 좀 더 낮춰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노동소득분배율이라는 같은 통계를 놓고도 이렇게 노동계와 재계의 입장은 치열하게 대립한다.X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