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위기를 겪고나서 행복을 찾는 이유-U-bend 행복 이론
연륜
소크라테스는 역사상 지혜의 달인자 중 최고에 속한다.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지혜의 최고 고수가 되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그의 제자 플라톤이 쓴 “공화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노인들과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한다. 노인들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을 먼저 지나왔다. 그러므로 앞으로 겪게될 삶이 어떠할 지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
역사는 삶의 최고의 스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삶에 있어서 경험의 가치를 크게 존중한다.
사람들이 어떠한 때 행복을 느끼고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지 즉 행복의 조건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 매우 활발하다. 최근 활발한 뇌신경연구의 fMRI 기법을 통해서 더욱 많은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어떻게 행복을 인식하게 되는지를 살펴 봄으로서 행복의 여러 조건들과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다.
청춘 예찬
피가 끓어오르는 청춘을 노래한 민태원 수필 “청춘예찬”을 기억하는가? “청춘예찬” 읽기==>
http://blog.daum.net/blacksilk/13376309
“청춘예찬:은 세익스피어의 “인생7막”론에 맞닿아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누구라도 청춘을 예찬한다. “청춘 예찬”을 극단적으로 달리다보면 늙은이는 구박취급받고 결국 “고려장”을 당연시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말해주듯이,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얻게되는 지혜의 가치를 다시 소중하게 느낄 필요가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델러웨이 부인”에서 이런 구절이 나온다. 피터 윌시는 모자를 들고 리젠트 파크를 빠져나오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이 들어가는 데서 얻는 보상이란 열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렬하지만 드디어 삶에 최고의 향취를 가미해 줄 수 있는 힘. 살아온 경험을 포착하여 천천히 빛 속에서 돌이켜 볼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라고.” 생을 자살로 마감했던 버지니아 울프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삶의 경험적 진실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인생7막
그러나 이러한 지성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부담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아직도 세익스피어의 “인생7막”이라는 사고가 지배해 오고 있다.
세익스피어는 그의 희곡 “좋을대로하세요(As You Like It)”에서 “이 세상은 하나의 연극무대요, 우리 인간 남녀는 무대위의 배우에 불과하다”고 말하였는데 그의 인생7막론을 보면, 우리 사람들은 어머니 젖을 먹는 유아기, 학교가기 싫어하는 배움의 아동기, 연인의 미세한 부분까지 찬미하는 사랑에 빠진 연인기, 명예를 위해서 죽음도 불사르는 싸우기좋아하는 군인기, 기름진음식먹고 세상바른말 잘하는 정의(justice)기, 입과 다리에 힘빠지는 노인기, 그리고 이빨빠지고 눈도희미해지고 먹지도 못해 모든 것이 잊혀지는 제2유아기 즉 세상에서 깡그리 사라질 노망기- 이렇게 인생7막으로 전개된다고 인생 흐름을 말한다.
인생7막==> http://blog.daum.net/blacksilk/13376308
핵심생산인구(prime age worker)
“인생 7막”론적 인식이 견고한 경제학에서 “핵심생산인구” 지표를 중요시하고 있다. 설명을 위하여, 신문기사(조선일보 오늘자)를 옮겨본다.
“핵심생산인구(prime age worker)”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기인 25~49세에 해당하는 인구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 1일 현재 우리나라 핵심생산인구는 1953만8000명을 기록, 지난 2005년(1990만5000명)에 비해 36만7000명 줄었다. 핵심생산인구가 감소한 것은 1949년 인구 총조사를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핵심생산인구의 감소는 경제 침체는 물론 나라 살림, 가계와 개인, 제도 등 사회 전반에 나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걱정한다. 중산층과 빈곤층의 버팀목이 돼야 할 사회보장제도까지 흔들리면서 '100세 시대'의 노후까지 불안해질 수 있다. "핵심생산인구가 줄면 경제 성장이 더뎌지면서 가계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과 노동이 투입돼야 하는데 생산인구가 줄어들면 자본 투입만으로는 성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KDI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한 나라의 자본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했을 경우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2006~2010년 4.6%에서 2021~2030년에는 2.7%, 2041~2050년에는 1.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가 활력을 잃고 쪼그라든다는 뜻이다.”
나이와 행복과의 상관 관계
그러나 인생을 단선적으로 보는 이러한 기존 생각이 사람들의 행복도에도 상관성이 클까? 생산 노동 활동의 중요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80살이 가까이 된 오늘날, 노령인구에 대해서 기존의 단선적인 생각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없을 것이다. 노령인구 문제를 접근하는 하나의 시각전환으로써 나이가 행복의 요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U곡선 행복 이론
지금까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늙어지면 어히려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는 통계 조사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와 행복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이론으로서 “U벤드 이론”이라고 부른다. 지난 해 연말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발표된 내용이다. http://www.economist.com/node/17722567
“Why, beyond middle age, people get happier as they get older”이 기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개 성인생활은 희망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중년위기”라는 말이 있듯이 30-40대 겪는 중년위기를 겪을때까지 인생 성공을 오르기 위해서 행복은 그반대로 힘든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가장 힘든 시기인 중년위기를 다지고 나면 다시 인생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대체적인 과정을 밝혀주는 통계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2008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안하여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와 센이 참가한 위원회의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경제 성장 지표인 GDP성장이 국민의 행복도하고는 비례하지 않으며, GDP경제성장지표가 국가의 복지상태를 나타내주지 못하는 큰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잘 지적해 내면서 초GDP의 새로운 대안지표 개발을 독려하였다.
행복의 조건
모두가 행복을 꿈꾸고 바라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인들일까?
크게 4가지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그 4가지는 남녀성별차이, 개인성격차이, 외부환경조건,나이다.
통계조사를 보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행복함을 더 많이 느낀다. 물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우울증을 훨씬 더 많이 겪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우울증의 원인은 육아와 출산등 호르몬 작용에 따를 수가 있다. 그리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직장생활을 덜 많이 노동환경이 그 원인으로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죄의식이 크고 불안과 화를 잘 내는 신경질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들보다 더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개인성격차가 행복함을 느끼는 정도에 영향을 준다.
외부환경, 즉 혼인관계나 고등교육을 받은 정도, 소득수준, 건강 등 외부조건에 따라 행복도를 달라진다. 결혼을 한 사람들이 더 행복함을 느끼는 정도가 많고, 직업이 없는 사람이 불행도가 높다는 사실은 통계로 입증된다.
40-50대가 가장 행복함을 느끼기 어려운 시절이다. 평균적으로 46-47세에 인생 밑바닥을 친다. 행복경제학으로 잘 알려진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 블랑크플라워와 영국 워익대 교수 오스월드가 세계각 72개국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 인생이 밑바닥을 치는 평균 나이는 47세다.
영국의 노동성 노동력통계조사에서도 같은 결론을 얻었다. 재산, 직업, 자녀유무등 이런 조건을 별도로 치더라도 유사한 결론이 나왔다. 이런 통계결과가 말해주는 의미는 행복은 외부조건이 아니라 개인의 생각변화에 크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다 많은 것을 바라고 그것을 얻으려고 투쟁한다면 불행감이 높아질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비해 얻은 것이 작다면 그렇다. 반면에 욕구를 줄이고 현실을 받아들인다면 행복함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다.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산성도 크다. 노령인구가 국민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지금까지의 기존관념에 대해서 “U벤드 이론”은 반박한다. 새로운 생각을 하여야 할 때인 것 같다.
이상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대략 요약해 보왔다. “U곡선 행복 이론”은 젊은층은 동의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은 50십부터”라는 옛말이 무의미한 뜻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평균 수명이 80세에 가까워진 오늘날이다. 기대수명이 40-50살 때에 이루어진 경제적 사고로는 현실경제를 잘 설명할 수도 있다. 노동생산성과 노령인구 문제를 새롭게 검토해 보아야 함은 당연하다. 새로운 경제현실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 글을 이렇게 짧게 결론을 낼려고 하니까 어딘지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든다. “행복”이란 거창한 주제를 들고 찾아봤는데 아직도 “행복”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개념이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자곡선행복이론을 좀더 다른 각도에서 부연설명해 보면서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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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에 인생 밑바닥을 치는 이유 - 40대 중년위기를 겪고나서 행복을 찾는 이유
잘 알려진대로 이세상에서 3가지 거짓말이 있다. “노처녀가 시집가지 않겠다”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 “장사하는사람이 손해보고 판다” 이런 3가지 말이 바로 그거다.
우리 주위에 결혼하고 싶지 않는 노처녀는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빨리 죽고 싶은 노인은 없다. 진시황제처럼 불로초를 깨고 싶고, 최소한 “비아그라”라도 처방 받을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도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꿈꾸며 “불로초”를 구하려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60도 안되어서 세상의 부귀영화를 두고 죽고 말았다.
“사랑은 주고 받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생도 주고 받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육신의 건강도와 민첩성은 떨어질지 모르나 행복을 찾아 지혜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정신력을 갖을 수 있다.
40대가 가장 어려운 시기
회사에서 부장급이 가장 힘든 부류다. 부장은 위로 임웡에게 치이고 아래로 끼인 신세가 된다. 압력과 중압감이 가중된다. 임원 승진에 대한 욕구와 업적 부담, 자녀교육 부담과 정년 후 노후대책 까지 회사 생활 중 가장 힘들 고비에 해당한다. 그런 40대이기에 반대로 인생의 가장 절정인 황금기이기도 하다.
40대 인생의 황금기
영국을 10년동안이나 통치했던 토니 블레어 전영국수상이나 오바마 미국대통령 등 전세계적으로 정치지도자는 연령이 40대말 50대초인 경우가 많아졌다. 호주 뉴질랜드와 유럽각국에서 비교적 젊은 40대층이 나라의 지도자로 올라선 사실이 특징적으로 잘 말해준다. 이들 몇 나라만 봐도 40대가 세계를 움직이는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40대라면 보통 자기가 전문적으로 하나의 일에 메달린 지 약 20년 정도 걸렸고 그런만큼의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맥스웰의 이론(“tipping point”)에 따르면 대개 10년이상 한 우물을 판다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20년이면 강산도두 번이나 변하고 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만큼 시간이고 그만큼 귀중한 경험을 축적하게 된다. 한 분야에서 10년을 넘게 축적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지도자로서 나서기에 충분하다. 또 40대에는 아직도 왕성한 활력이 넘치는 건강을 가지고 있다.
자녀들도 대개 중고등학교에 다니고 있기에 부모의 품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자율적으로 나설 때다. 부모는 자녀양육에 전적으로 매달려 아무 일도 못하던 자녀양육 부담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즉 부모는 자녀 양육보다 다른 문화활동에 여력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때이다.
한국 부모들은 자녀교육열이 극성적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래서 자녀가 대학을 들어가기 전 까지가 가장 힘든 때이다. 바로 이 때가 평균 나이 47세 정도가 된다.
가정, 직장, 전문가적 정력이 가장 정점을 이루는 때가 역설적이게도 가장 힘든 때이기도 하다. 자녀가 대학을 들어가기 직전이 가장 교육비가 많이 드는 때이다. 대부분 회사에서는 임원급에 올라서기도 하고 관리자층으로서 부장급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가 가장 왕성한 활력을 펼치는 때라고 본다. 임원 으로 승진할 수 있는지 여부도 바로 이때 판가름난다.
40대는 승진욕망과 자녀 욕심 모든 것이 달려있는 때이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정점을 차지하는 때라고 본다.
욕망을 버릴 수가 쉽지 않는 때가 바로 이때다. 그러나 이때를 지나면 포기 아니면 현실을 받아들일 줄 아는 아량이 생겨난다. 포기라는 말은 어패가 있지만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과 자기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미국 심리학 대부 제임스의 행복 방정식 기대이론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자존심= 성공/잠재력
이러한 제임스의 “기대 이론”의 행복 방정식 (자존심(happiness)= 성공(actual event=success)/잠재력(expectation)”은 “U곡선 행복 이론”을 경제철학적으로 밑받침한다고 여겨진다.
연륜이 주는 의미
“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 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라고 말했던 빅토르 위고의 낙관적 전망에서 위안을 찾아야 하는가? 아니면 “노년은 망각일 뿐이며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인생 7막”의 세익스피어의 비관론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어느 쪽이든 여러분의 결단에 달려 있다. 이렇게 보면, 어려운 철학서보다 우리나라 대중가수 노래 “내인생은 나의것 나는 모든 것 책임질 수 있어요”라는 말이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요즈음은 “빚나는” 또는 “빚(debt)내는” 대학생활이어서 조금은 사정이 달라졌을지 모르나 어른생활을 시작하는 청춘시절에는 희망의 꿈으로 부풀어 올라있다. 그러다 중년위기를 지날 때까지 힘든 고생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인생의 굴곡을 지나서 삶의 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다시 삶 속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블랑크플라워와 오스왈드 연구를 보면, 인생 밑바닥은 세계 평균적으로 47세라고 한다. “U곡선행복이론”에 따르면 행복에 대한 보다 긍정적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생의 행복은 “유유자적”하는 자세와 마음에 있다면, 한 때 크게 인기를 끌었던 최고의 노래 하나를 다시 음미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다음 글은 데루오카 이츠코 저, 홍성태 역, “진정한 풍요란 무엇인가”궁리, 2007, pp 101-104
(강조는 필자가 둠. [일본]이란 단어를 [한국]으로 도치했다. 일본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한국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기 위해서다.)
여유를 만들어내는 것 – 사회보장과 자유시간
풍요라는 말은 “여유가 있는 것”이라는 말로 자주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소득이 같더라도 주택과 예금 등의 자산이 있는 사람은 여유가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여유가 없다. 또는 물질적 조건이 같더라도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지만, 시간에 쫓기면 눈이 충혈된 채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생활은 기업과는 달라서, “위장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므로 본래 생활에 필요한 욕망은 충족되어 결국 사라지고, “돈 벌고 물건 사 모으는 즐거움” 대신에 내면의 즐거움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
인간적이고 개성있는 생활을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도록 주위를 살펴봐야 하는 절박감에서도 해방된다. 제3세계의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여유있는 생활을 자신이 직접 만들어낼 가능성도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경제가치만이 강조되어 더 많은 돈과 물건을 가지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 된 사회에서는 개인도 사회의 흐름에 휩쓸려 균형을 읽고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 버린다. 얼마나 많은 부를 가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리고 슬프게도 한국에서는 주택과 환경과 노후보장이 열악해서 생활에서 물질적 만족감을 얻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몰두하기 쉬운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즉 자칫하면 개인생활이 기업과 같이 오직 부를 쌓으려고 하는 욕망만을 가지기 쉽다.
그러나 경쟁사회에서 한없이 부를 축적하는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으면, 아무리 효율적으로 일을 하더라도, 다음 일이 한없이 기다리고 있어서 끝나지 않는다. 그 결과 자신 안의 자유로운 시산을 영원히 가질 수 없다.
돈을 모으는 것은 한이 없지만, 인생은 유한하다. 그것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세계에 대해서도 경쟁자인가, 이해득실의 대상인가, 이용할 수단인가를 생각하게 되며, 만인은 만인의 적이 되어 의지할 것은 돈뿐이라고 생각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서독의 슈미트 수상이 “경제대국 한국은(군사동맹을 맺고 있어도) 참된 친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도 경제지상주의 한국의 모습을 말하고 있다.
그것을 알면서도, 경쟁사회에서 밀리면, 집도 잃고, 아플 때 비참한 취급밖에 받지 못하고, 늙어서 인간다운 여생을 보내지 못한다는 불안에 쫓겨서 경쟁사회에서 지쳐버리고 마는 모순과 악순환에서는 여유도 풍요로움도 생겨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충실한 사회보장과 사회자본이야말로 풍요의 불가결한 요소라는 사실을 통감할 수 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평등으로의 길을 열고, 무한경쟁에서 사람들을 해방해 준다. 쫓기는 활력이 아니라 여유를 가진 창조적 활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개인에게 어느 정도의 축적이 여유를 만들어내듯이 사회 속에도 축적이 필요하다. 나아가 좋은 자연환경에서 사람들이 생활하면, 원래 자연의 일부인 사람의 마음은 틀림없이 평온하고 정서적으로 풍요로움을 느끼게 된다. 자연 속의 다양한 생명의 공존이야말로 풍요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물리적 조건이 정비되어도 사람들이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하면, 풍요를 실현하기는 어렵다.
오늘날 각국에서 한국의 긴 노동시간을 비난하는 까닭은 국제적인 경쟁조건의 불공정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성을 죽이고, 지구 차원의 풍요를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으며, 개인과 사회의 방향성을 잃게 하는 원흉이기 때문이다.
수입에서 세금과 사회보럼료를 뺀 뒤에 쓸 수 있는 돈을 “가처분소득”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처분시간”이라는 말은 아직 쓰지 않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위한 가처분시간이야말로 독일인이 말하는 “자유시간”이며, 노동시간의 단축이야말로 인간을 자유롭게 하고, 여유를 만들어내는 동력이 될 것이다. 현재의 한국과 같이 가처분소득을 늘리기 위해 가처분시간을 줄이면, 여유도 풍요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 클릭==> http://blog.daum.net/blacksilk/2559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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