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Sexuality)에 관련한 여성해방론의 이해와 문제
장 필 화 (이화여대 교수, 여성학)
-목 차-
서 론
성지식 발전 개관
(1) 성의 개념 및 정의
(2) 성지식: 여성의 이분화와 대상화
여성해방론의 성이해 (18세기 말 ~ 20세기 후반)
(1) 개 관
(2) 합리주의적 접근 및 도덕개혁적 접근
(3) 마르크스주의적 접근
(4) 급진적 여성해방론
(5) 정신분석학적 여성해방론
여성학에서의 문제제기
(1) 성규범의 이중 체계
(2) 여성성과 남성성의 이중 구조
참고 문헌
서 론
왜 우리는 성을 연구해야 하는가? 아마도 가장 쉽게 공감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이 시대의 성문화가 매우 어지럽다고 생각하는 층이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여성들은 이러한 성문화의 피해자로서 인식하고 이에 대한 보다 급박한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때문일 것이다. 성폭력, 성의 상품화, 성의 이중 윤리등이 점차로 사회적으로 표면화되면서 우리에게 위기의식을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표면화되는 문제 는 그것이 표면화되기까지 은폐되어 있는 문제와 연결되지 않고 진단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는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기피하고, 연구 대상으로서의 가치도 인정하지 못해 온 것이 한국 사회의 풍토이다.
이렇게 국내의 연구와 논의가 축적되어 오지 못한 때문에, 대부분의 논의는 서구의 것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으나, 제한된 자료나마 이를 기초로 한국의 상황과 연결 지워 보도록 노력하였다.
성에 관한 논의의 근저에는 이것이 과연 자연, 즉 생물학적 영역에 귀속되는 것(nature)이냐 사회화 또는 양육의 결과(nurture)냐의 양자 선택적 입장이 깔려 있다. 자연과 양육, 즉 신체 구조적 차이와 사회적 역할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흔히 양자 선택적 입장을 택하게 되는 것은 어떤 이데올로기적 요소가 작용한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생성 주체가 누구인가를 살펴 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모든 지식의 영역과 마찬가지로 성을 주제로 한 논의 체계도 주로 남성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푸코(Foucault)에 의하면 모든 언술행위 (discourse)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권력 행위와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입장을 유의미하게 받아들인다면, 성에 대한 남성들의 독점적 언술행위 또한 그 원인과 결과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권력 관계와 무관하게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 논문을 성에 대한 논의의 주류(main stream)는 남성 중심적 인식의 흐름(male stream)에 기초하고 있다고 파악하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타나 는 여성 해방론의 반응을 검토하고 정리하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하여 여성 해방론의 비판적 이론이 ꡐ여성ꡑ해방 뿐만 아니 라 ꡐ인간ꡑ해방에 도달하는 이론적 접근의 맹아를 보일 수 있는가가 간접적으로나마 서사되리라 믿는다.
2절에서는 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며 서구에서의 성에 대한 논의와 지식 발전의 개괄적 흐름을 통해서 여성과 여성의 성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 를 검토한다. 3절에서는 서구의 18세기말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여성해방론에서는 성을 어떻게 다루고 있으며, 흔히 제2의 물결로 일컬어지는 20세기 후반의 여성해방론자들의 비판적 인식을 중심으로, 이들이 각 시대에 처한 사회사상적 바탕과 역사적 상황에서 비롯되는 한계가 지적될 것이다. 4절 에서는 여성학 연구를 통해서 도출되는 몇 가지 이론들을 중심으로 성의 분석 시각을 정리해 보고, 이와 한국사회의 문제들을 연결시켜 볼 것이 다.
2. 성지식 발전 개관
(1) 성의 개념 및 정의
연구에 앞서 우선 ꡐ성ꡑ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동의어 및 유사어들이 사용되는가 에 따른 개념과 정의의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심포지움의 주제를 성(Sexuality)이라고 표현한 이유 또한 괄호 속의 영어 어휘의 보조를 통 해 이해를 좀더 분명히 하고자 한 의도이리라 짐작된다. 우리말에서 성은 성별 구분을 의미하는 일반적 의미와 성행위, 성관계를 의미하는 특정한 의 미를 함께 포함하고 있다. 영어권에서 말하는 sexuality는 19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용어로 sex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사용되며, 이때의 sex는 성 관계 또는 성교를 의미하는 것으로 문맥을 통해 이해된다. 우리말에서도 sex라는 외래어를 성관계, 성교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국어로 표현하기에 어색하거나 거북할 때 외국어로 대체하는 대표적 예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영어권에서도 sex는 단일하게 사용되지 않는 어휘이다. 보다 일반적으로는 성교, 성관계를 의미하기보다는 성별 구분을 지칭하고 있다. 그러나 더 세분하자면 sex는 주로 신체 구조에 기반한 성 별을 의미하고 gender는 문화적 성을 지칭하는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어에서는 이들을 구분하는 어휘를 찾을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 sexuality는 성성(性性)이라는 조어(造語)로 번역되기 시작했으나 아직은 일반적으로 소개되지 못하였으므로 이 논문에서는 불만족스러운대로 ꡐ성ꡑ을 사용한다. 여기에서 성은 성교, 성관계 등의 구체적 성행동을 포함하지만 이보다는 훨씬 더 포괄적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성은 신체구조와 심리구조, 사회적 규범과 특정 사회 조직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 복합적인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된다. 또한 가장 사적인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가장 공적이며, 가장 여리고 예민하면서도 가장 폭력적일 수 있다. (Hearns & Parkin, 1987)
이제까지의 지배적인 성개념은 성을 성교, 성행위를 중심으로 이해하고 따라서 성기중심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성개념은 성을 생리적 현상으 로 보고 사회구조와는 분리되어질 수 있는, 자율적인 영역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그러나 최근의 논의들은 이를 비판하고 성의 사회적 구성물로서의 존재를 강조하고 있어(Weeks,1986), 위와 같은 지배적인 성개념은 성의 복합성을 망각하거나 상대적으로 악화시킨다고 본다. 이에 더하여 우리가 집 중하여 연구할 논제는 성을 성기중심적 행위로서 이해하는 것은 여성의 입장에서보다는 남성의 입장에서 출발된다는 점이다.(정대현, 1988) 여성에게 있어서 성교하는 행위를 중심으로만 정의될 수 없다. 성교와 인간 생산의 관계는 여성에게 있어서는 임신, 출산이라는 육체적 변화 및 역 할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도 분리된 개별적 행위로 이해되기 어렵다. 따라서 성행위도 월경, 출산, 양육이라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만 이해되고, 평 가되지 않을 수 없다. O' Brien(1981)은 남녀 신체 구조의 차이와, 출산 및 출생자의 소속 문제 그리고 이에 관련한 이데올로기의 사회제도와의 관 련 속에서만 남성과 여성의 성이해를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이러한 주장은 전혀 새로운 주장이 아니며, 여성과 남성에게 달리 적용되는 소위 ꡐ성의 이중 윤리ꡑ는 바로 육체적 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논의는 모든 문제를 육체적 차이로 환원하는 것으로 파악하는 생물학적 결정론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한 사회가 임신과 출산, 양육에 대하여 어떠한 평가를 내리고 또 어떠한 사회 조직 내에서 인간 생산을 수행하는가 하는 사회․문화 구조 및 경제적 분업 형태가 이러한 육체적 차이의 의미를 상당히 달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가 인정하는 관계 이외에의 행위에 대해 그 사회 가 어느 정도 관용적이며 대안을 제공하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육체적 차이와 성인식의 차이와 행동의 차이는 상호 연관관계에 있으면서 또한 문화적으로 상대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여 성에게 성교란 일련의 과정의 한 부분이므로 성에 있어서 성기, 성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약하며 성적 에너지, 성적 관심, 성적 쾌감 등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확산된 범위에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 쉬운 예로써 수유나 양육 과정에서 육체적 접촉이 가져오는 만 족 등은 이성간의 접촉에서 오는 만족과 완전히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남녀의 육체적 차이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때, 피임법의 확대는 여성의 성이해를 보다 남성적인 것과 유사하게 만들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만들 어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위 ꡐ성해방ꡑ,또는 free sex로 불리어지는 사회적 흐름에 동참한 여성들의 경험에 기초한 평가를 통해 보면, 이러한 경험을 통해 여성이 해방되거나 인간화되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Ehrereich, 1983) 임신․출산의 역할은 사회적으로 필수적이며 이를 계속 여성이 맡게 되는 한 피임이 갖고 있는 변화의 잠재력은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규범과 보상과 처벌의 기제의 변화이며, 이 러한 변화가 병행되지 않는 한, 여성과 남성의 성인식과 행동은 접근하기 어렵다.
이러한 모든 논의들은 근원적으로 성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남성과 여성의 이해를 포괄하는 정의가 지배적이 될 때, 보다 더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2) 성지식 : 여성의 이분화와 대상화
금세기 이전까지 서구에서 진행된 성 논의의 흐름은 크게 세 가지로 파악할 수 있다. 첫째는 철학자와 신학자들의 성규범에 관련한 논의로써 이는 19세기 이전까지 가장 오랫동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이들은 성을 일차적으로는 ꡐ죄ꡑ로 규정하고 특정한 조건에 의해서만 구원될 수 있다 고 보았다. 대표적으로 Aquinas와 Kant 등을 들 수 있다.(엘리스턴과 베이커, 1984) 두 번째 흐름은 일종의 본질주의 또는 생물학적 결정론이다. 즉 성은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ꡐ자연적ꡑ인 것으로 남성은 강한 ꡐ성적 충동ꡑ,ꡐ성적 본능ꡑ을 갖고 있는 반면에 여성은 ꡐ모성 본능ꡑ을 갖고 있다는 견해이다. Havelock Ellis는 개개인의 특정한 신체 구조적 범주에 따라 동성애 또는 다른 다양성을 갖도록 하는 특징을 찾을 수 있다고 보았 다.(Open Univ. ,1983) 세 번째는 19세기 중반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성과학으로 주로 의학자나 심리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었다. 특히 프로이트는 성 의 정의나 성연구의 대상을 넓히는데 기여하였다. 즉 성적인 것과 성기적인 것은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성이란 인간의 성기와는 무관하 게 행해지는 보다 많은 행동, 행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았다. 원래 인간의 성에너지는 신체 여러 부분을 통해 쾌락을 얻게 되는데 후에 추가적으 로 생식에 봉사하는 기능으로 축소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 이러한 의미에서 프로이트의 성본능, 성의 개념은 Plato의 「향연」에 나타나는 Eros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Plato의 Eros를 생체들을 보다 큰 단위로 결속․결합의 노력으로 이해한다면 프로이트와는 차이를 갖는다. 프 러이트에게 있어서 개인은 타인과 결합하는 힘으로서 리비도적으로 만족하는 성격을 갖는 반면 서로 사랑하는 사람끼리 충분히 만족하고 배타적인, 비사회적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고 본다. 따라서 이러한 배타성 때문에 성본능은 사회적 조직을 통해 생식기적 성욕에 국한되며 이것이 일부일처제의 원천이 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프로이트에게 있어서 성이 성기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피한 것이라는 역설적 결론을 끌어내게 된다. 프로이트 『심리 분석학 개요』-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성을 ꡐ죄ꡑ로 보는 억압적 규범이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아 결과적으로 ꡐ질병ꡑ과 연결 하여 결론들을 내리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위의 논의들은 크게 도전을 받거나 보완되고 있다. 19세기의 성에 대한 금기는 많이 깨어지고, 성과학은 보다 실증적인 연구 방 법을 택하였다. 의학자들은 Willia Masters와 Virginia Johnson은 임상 실험을 통하여 여성과 남성의 오르가즘을 연구했으며, Alfred Kinsey는 면담 방법을 통해 성행동의 범위를 연구하였다. 그러나 윤리적 판단을 극복하고 철저히 객관적인 관찰을 근거로 한 보고서임을 강조하는 이들도 여성 입장 에서 조사한 Hite Report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볼 때 객관성의 문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Oprn Univ. , 1983) 1960년대 이후에는 철학 및 사회과학의 연구 대상으로서 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후자의 배경에는 마르쿠제를 위시한 비판철학의 영향과 여성 해방의 물결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엘리스턴과 베이커, 1984)
성의 정의 자체에 앞장에서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보면, 이제까지의 성연구가 기초해 온 남성 중심적 성의 정의는 그 출발에서부터 심각한 장애 요소를 안고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남녀 모두 각기 이성의 성경험을 직접 체험할 수 없으며 이 점에서 각 성만이 갖는 주관성을 극복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성에 관해 양 성에게 일반화된 논리를 전개하는 데에는 큰 한계가 있는 것이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에 관한 언술행위가 한 성에 의해 거의 독점적으로 이루어졌으며, 그러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무감각해 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들어가는 것이 성연구에 대해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세라고 생각된 다.
이 점은 성을 도덕적 판단의 영역으로 생각했던 전통에서나, 그 이후 과학의 대상으로 설정했던 경우에 공통적으로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점이다. 성 에 대한 논의가 도덕적․윤리적 강령의 차원에 머물렀던 경우에 그 판단의 근거를 제시한 종교 지도자나 철학자들은 남성들이고, 이들은 철저히 남성 들의 입장에서 여성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성들을 객체화하고 이를 또한 ꡐ진리ꡑ의 이름으로 선포했다.
특히 문제의 초점을 맞추어야 할 부분은 서양 사상에서 다루어지는 성은 대부분의 경우 성을 도덕적으로 악하거나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오 직 합법적인 부부 관계 내에서 생식을 위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일종의 필요악으로 보려는 경향이 짙다고 하는 점이다. 성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 시각과, 이러한 시각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 남성들에게 여성은 부정적 성을 유발하는 대상으로서 평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즉 부정적 유혹자로서의 여성상으로 연결된다. 성적 존재로서의 여성상이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 즉 성과 무관한 존재로서의 여성만을 도덕 적 존재로 인정하는 것과 유관하며 이의 대표적인 예는 동정녀 마리아상에서 나타난다. 여성 이분화는 가부장제 문화에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다. 한 인간의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조차 그 인간이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남성에게는 다원적인 평가 기준이 적용되는 반면에 여성에게는 성적 행동이 가장 우선적인 근거가 된다. 정숙한 여성과 비순결한 여성이라는 이분법이 적용된다. 이 점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통용되는 ꡐ생명보 다 더 귀중한 정절ꡑ이라는 표현에서 잘 나타난다.
여성이 성적인 존재로 이분화되어 그 도덕성이 판단되는 조건들은 첫째로, 남성이 성의 논의의 주체가 되고 여성이 객체로 되었을 때 둘째로, 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릴 때일 것이다.
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성과학과 프로이드의 등장도 성적 존재로서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은 극복하지 못했던 점은 두 번째 조 건이 완화되었다 하더라도 첫째의 조건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오직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강화되고 여성들의 조직과 운동이 강화되고, 여성이 주체자로서 등장하면서 이 문제 제기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이러한 조건이 성숙되는 것은 여성의 시각에서 성의 문제를 정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3. 여성 해방론의 성이해
(1) 개 관
남녀의 비대칭적 관계에 대한 문제 제기의 역사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가부장제의 기원과 시기를 같이 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Kinnear, 1982) 확실한 윤곽은 근대 민주화의 역사와 함께이다. 여기에서는 여성해방론을 18세기말에서 20세기초까지의 기간을 제 1 의 물결로, 20세기 후반을 제 2의 물결로 대별하고 전자에는 합리주의적 접근, 마르크스주의적 접근을 매우 간략히 요약하고 후자에서는 급진주의와 정신분석학적 접근을 다루도록 한다. 문제의 성격상 후자에 더 많은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
(2) 합리주의적 접근 및 도덕개혁적 접근
초기의 영․미 여성해방에 가장 주요한 길잡이 역할을 담당한 사람으로 메리윌스톤크라프트를 들 수 있다.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 자유주의는 급진적 사상을 대표하고 있으며 윌스톤크라프트는 진보 사상의 선봉에 선 룻소의 추종자이며 미국 독립과 프랑스 혁명을 열렬히 지지한 집단에 속해 있었다. 그러한 진보적 분위기에서 여성의 위치는 매우 모순적인 상황에 있었다. 인권을 주장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여성이 간과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행 적인 방향으로 정리되는 흐름을 간과하고 이에 철퇴를 가하려는 동기에서 저술된 『여성 권리의 옹호』는 당시의 진보사상의 이론들에 따른 여성의 인간 선인이라고 할 수 있다.
윌스톤크라프트의 『옹호』의 저작은 직접적으로는 룻소의 저서 『에밀』에 의해 촉발되었다. 『에밀』은 여성에 대한 남성 의식의 한계 및 문제점 을 가장 분명하게 나타내는 예로 꼽을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ꡐ성ꡑ에 관한 룻소의 판단은 매우 흥미롭다. 룻소의 독특한 개인적 배경과 시대적 특수 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성의 성에 대한 지배적 평가돠는 전혀 다른 판단을 갖게 했다. 즉 여성은 충족되지 못할 만큼의 성적 욕구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여성들에게 경제적․심리적으로 독립할 기반까지 보장시켜 준다면 여성의 성적 욕망은 통제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는 당시에 막 건설하려고 하는 새로운 계몽주의 시대의 자유주의적 사회질서를 수립하는데 결정적인 저해요소가 된다고 본다. 룻소는 이러 한 판단을 기초로 하여 여성은 성장 초기에서부터 경제적․심리적 독립이 가능하지 않은 사회화과정과 교육과정을 밟음으로써 궁극적으로 여성의 성 은 통제되고 활동범위는 가정적 영역에 국한시켜야 한다는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윌스톤크라프트의 『옹호』가 룻소의 이러한 여성관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못하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이 주대상으로 하고 있는 당시의 중산층 여성 들의 실태에 대한 그녀 자신의 관찰 때문이었던 것같다. 따라서 그녀에게는 룻소 이론을 반격할 전략이 애매해질 수밖에 없었다. 즉 한편으로는 중 산층 여성들을 관능적으로만 만들고 있는 요소는 여성들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성차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바로 룻소가 제시하는 것 같은 사회화 과정과 좁은 가정적 역할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현재의 중산층 여성들은 자신의 성을 통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이러한 논리는 중산층 여성은 혁명을 주도하는 같은 계급 내 남성들과는 달리 타도의 대상인 부패하고 타락한 귀족계급과 동일한 룸펜 집단이라고 보며, 이 여성들은 귀족계급과 마찬가지로 재교육을 받아야 할 관능적이며 퇴폐적인 미를 추구한다고 보는 것이다. 귀족계급과의 차이가 있다면 중산 층 여성들은 스스로를 남성욕구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결혼을 통해 안주하여 자신의 삶의 근거를 확립하려 하는데 있다고 보았다. 기존의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통념인 성적 존재로서 보다는 이성적 존재로서의 여성의 잠재력을 강조함으로써 여성의 독립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 다는 의도가, 결국 여성의 조건을 변화시킬 선결조건은 여성의 성행동 개혁이라는 결론으로 이끌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Kaplan, 1987) 따라서 윌스톤크라프트의 문제제기는 첫째로, 귀족계급의 성에 대한 계급적 성의 비판이며 둘째로,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이다. 즉 『여성 권리의 옹호』의 일차적인 주제는 여성의 성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여성을 새로운 질서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보는 이념의 저변에는 여성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간파했음에도 불구하고, 계몽주의의 파라다임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여성들은 욕망을 승화하여 이성적 존재가 되어야 함을 역설하게 되는 것이다. 룻소는 여성은 독자적으로 이성을 발전시키고 경제적․심리적 독립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며, 윌스톤크라프트는 이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개진하고 있지만, 결국 여성의 본질 및 성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는 룻소와 차이가 없다.
윌스톤크라프트의 논리전개의 이러한 취약점은 현실과 부딪쳤을 때 공교롭게도 자신의 개인적 생활의 비극성과 연결되어 나타나고 있다. 여성이 이 성적인 존재임을 강조함으로써 여성의 인권을 강조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시대적 상황은 자연히 여성의 성(sexuality)은 그 자테로서 존중되어야 하 는 중요한 연구의 대상이 되기 보다는 다른 목적을 위한 논리의 도구로 이용될 수밖에 없도록 하였지만, 이는 미혼모로서의 고통을 겪어야 했고 결국 은 출산 때문에 삶을 일찍 마칠 수밖에 없었던 윌스톤크라프트의 개인사를 통해서 볼 때에 아이러니칼 하지 않을 수 없다.
엘리자베드 케디 스탠튼은 반세기 이후 미국에서 이러한 입장을 한 단계 발전 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녀는 합리적 논리성의 도구를 보다 철저 히 광범위하게 적용하여 선과 정의의 원칙을 지배하는 남성중심적 논리전개와 법제도와 권위에 직접적으로 도전하였다.
ꡒ여성이 남성을 위해서 창조되었다ꡓ는 신학적 믿음은 합리적 종교정신에 위배된다고 보며, 이러한 잘못된 믿음은 바로 남성은 여성에 대한 성적인 권리를 갖는다는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결혼제도를 통하여 여성의 성에 관한 권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권리의 제 도화(초야권 등)가 여성지위 하락의 기본 원인이라고 보았다.
성적 권리는 남녀에게 열려있는 선택권이 불평등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양성간에 불평등한 세력관계를 구체화하는 결 혼제도는 표면적으로는 상호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그 사실을 은폐한다는 것이다. 결혼 자체가 남성에게는 많은 선택 중 한 가지에 불과한 반면 여성에게는 유일한 목표로 남아있는 한 결혼계약의 불평등성은 명백하다. 여성은 이런 불평등한 계약 속에서 의존적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불 평등관계가 전제된 결혼계약은 여성의 자유를 구속하고 이런 점에서 볼 때 결혼을 합법적인 매춘제도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혼관계 내 에서 개인적인 권리와 사적인 자유를 갖지 못한 여성에게 사랑을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특수한 형태의 노예제도는 은폐된다는 것이다. 위의 두 사람의 성에 관한 논의는 합리주의 원칙에 의거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시대적 및 사회적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윌스톤크 라프트의 『옹호』는 신대륙의 여성해방론들이 바이블처럼 읽으면서 이를 일보 전진시켰다. 이들은 성과 사회제도와의 연관관계를 파고 들어가는 논 의를 전개시켰다. 합리주의 원칙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비판은 급진주의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3) 마르크스주의적 접근
다른 대부분의 사회이론 체계와 마찬가지로 마르크스주의 역시 직접적으로 여성의 성에 관한 분석을 하고 있지는 않으나 엥겔스의 저작이나, 마르크 스 저작의 부분에서 이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 2의 물결의 여성해방론자들은 마르크스주의자가 기초한 인간과 사회관, 또한 자본 주의 비판의 방법론을 사용하여 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점에서 이들의 논의의 중요성과 한계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엥겔스는 그의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을 통하여 성이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 가장 큰 이 론적 공헌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은 자연 결정론적인 또는 자율적인 영역으로 볼 수 없는 정치․경제구조의 체계 속에서 상대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은 또한 생산과 함께 재생산에 대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중요한 방법론적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엥겔스의 분석이 기반하고 있는 문제는 첫째로, 그의 경제결정론적 시각이 문제를 너무 단순화한다는 점이다. 엥겔스를 중심으로 경제결정론 적 입장을 살펴보면, 남편의 지배는 그의 경제적 특권에 있다고 본다. 가정주부는 ꡐ가사노예ꡑ 또는 가족 안에서 남편은 부르조아이고 아내는 프롤 레타리아를 대표한다고 보았다. 어떻게 표현하던 부부관계의 지배․종속 관계는 남편의 물리적․법적 권력보다는 경제적 관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 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 그의 의도이다. 따라서 여성은 경제적인 이유에서 결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일단 결혼하게 되면 남성의 지배적 위치는 이 중적 성윤리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간통의 경우, 남편에게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에 아내의 경우는 중대한 법적․사회적 결과를 가져온다. ꡒ 경제적 고려가 아내로 하여금 남편의 습관적인 부정을 참아내게 하는데, 자신과 특히 자녀들의 생존 수단 때문이다.ꡓ 바로 이러한 남편의 경제적 지 배는 일부일처의 도입 이후에 만연하게 된 아내구타 등의 토대가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Jaggar는 이러한 분석을 현시대를 설명하는데 충분치 못하다고 본다. 현대 자본주의사회는 낭만적 사랑의 이데올로기가 너무 팽배해버렸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은 경제적 이유보다는 사랑 때문에 결혼한다고 믿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너무 단순한 논리라는 것이다.(Jagger, 1983:219) 재생산의 개념과 관련한 방법론적 중요성이 재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의 인간의 노동과 실현에 관한 논의는 이를 포괄하지는 못하고 있다. ꡒ남자의 여자에 대한 관계는 인간의 인간에 대한 관계 중 가장 자연스러운 관게ꡓ(Marx)라고 보고, 빅토리안 도덕관념을 따라 자유로운 성관계는 부정적이고, 따라서 여성의 노동자화가 이러한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출산은 노동으로 이해하기에는 자연적 영역이므로 또한 정치경제학에 포함되지 않는다. 출산은 동물적 과정이지 인간의 실천(praxis)은 아니 라고 보게된다.
또한 그의 초기 저작에서 매춘은 임금 노동과 구별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ꡒ매춘은 노동자의 보편적 매춘의 특정한 표현일 뿐이다.(Prestitution is only a specific expression of the universal prostitution of the worker)ꡓ라고 한다. 따라서 깊이있고 일관된 분석이라기 보다는 어떤 도덕적 판단에서 비유적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다.
(4) 급진적 여성해방론
성에 대해 가장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문제를 제기한 흔히 Radical Feminism이라고 불리우는 제2기 여성해방론의 흐름에서는 성을 여성해방론의 가장 핵심적 부분으로 본다. 성을 핵심적 부분으로 보는 급진적 여성해방론의 접근은 실제로 다른 이론적 배경을 갖는 여성해방론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 며, 따라서 적어도 성에 관한 연구에 한해서는 다른 주의와 병렬적으로 논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급진적여성해방론은 하나의 일치된 이론체계를 갖기 보다는 오히려 때로는 상반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초기의 이론가들은 여성의 성을 문제로 삼은 반면에 후기 이론가들은 문제를 남성의 공격성에 두 고 있다.
또한 급진적 여성해방론의 입장에서 다룬 영역들인 피임과 낙태, 강간, 포르노그라피, 성폭행 등에 관하여서 이론적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러한 문 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에 참여함으로써 이론의 검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괄하는데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급진적 여성해방론의 촉발은 길게 보아서는 베티 프리단과 직접적으로는 케이트 밀레트와 슐라미드 파이어스톤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어서 아직은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은 Dworkin, MacKinnon, Mary Dalu 와 O'Brien등이 성에 대해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다음에서 이들의 논의를 간단히 살펴본다.
케이트 밀레트는 성교가 표면적으로는 생물학적․육체적 행동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행동에 포함되어 있는 태도와 가치는 인간행동을 규정하는 문 화구조의 소우주(microcosm)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성관계는 보다 일반적인 인간관계와 분리할 수 없으며, 인간관계가 힘의 관계로 엮어져 있 는 광의의 정치적 관계라고 할 때 성관계도 성의 정치학이라는 개념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성관계도 힘의 구조에 의해 규정되는 관계이 다.
피임, 고등교육, 경제력의 점진적 증가를 통하여 빅토리아시대의 성억압은 이 시대 말기에서부터 이중 규범의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하고, 동일 규범 의 기준은 순결, 즉 남자 아이들을 여자 아이처럼 길러야 한다는 주장을 배제하고, 결국 성적 자유의 확대로 연결된다. 그러나 실제로 여성의 성적 자유가 허영될 수 있었던 구체적 요소는 피임방법의 개발과 고등교육기회의 확대라고 보고 있다.
파이어스톤은 성 자체를 근거로 역사의 유물론적 관점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트 밀레트보다 좀더 정리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그러나 케이트 밀레트와 마찬가지로 각 시대마다 성윤리라는 것이 얼마나 가변적인가 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아동 기라는 개념의 발전과 이에 따른 제반 성장과정에 대한 아동의 성에 대한 관념, 또한 아동과 성인의 분리 등을 지적하면서 이동기에 대한 신화는 비 슷한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남녀간의 불평등관계는 사랑을 불건전한 형태인 낭만적 사랑으로 타락시키며 이는 계산에 의해 성을 이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개인을 타자로부터 고립시키는 현대 자본주의 문화가 수반하는 인간의 고독의 상태와 더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성기적 성(성관계)이며 성애 라고 부추김을 당한다는 것, 즉 ꡒ모든 사회적 애정의 필요를 성으로 대치하는 경향ꡓ이 일반적으로 지적된 문제인데 여기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 경 향이 한 방향으로만 작용되어 여성이 ꡐ사랑ꡑ의 대상이 되고 스스로를 성애적이라고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애적 경향은 성계급 제도를 보존한다. 게다가 각 여성의 성을 성적 영역화함으로써 개인의 성과 개성을 혼동시키게 한다.
Radical Feminism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남성의 ꡐ공격성과 지배의 욕구ꡑ를 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가정이다. 이러한 가정은 성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데에서 여성종속․남성지배의 규범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법적․정치적 제도가 있으면 이성에 관계는 자발적․평등․정의의 관계가 될 것이라는 합리주의적 관념이나, 또는 올바른 경제제도가 이성애 관계를 착취적이거나 소외, 또는 억압의 관계로부터 구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맑시스트 이론에 반해 성개념이 변화, 재구성되지 않는 한 여성 은 남성에게 종속적으로 남아 있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포하고 있다.
이상의 논의에서 볼 때, 제2기의 여성해방론자의 성의 논의는 제1기에 비해서 일보 진전된 점은 성을 사회맥락에서 권력관계와 보다 분명하게 연결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적인 두 사람은 성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다루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논의는 엄밀히 따져보자면 성에 대한 논의보다는 보다 구조적인 문제의 분석을 성을 중심으로 풀어나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에 대한 논의는 그 이후 저자들에 게 남겨지게 된다. 이후의 저자들의 논의는 보다 분명히 사회문제로 인식되면서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영역들을 잡아서 분석하고, 그 분석을 바탕으 로 구체적인 변화를 위한 사회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어떻게 직접적인 사회운동과의 연결 또한 이들을 초기의 여성해방론자와 비교하게 만드는 것 이며, 더욱이 이들의 분석이 사회운동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 분석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오는가를 검토해 보기로 하자.
활발하게 진행되어 온 포르노그라피의 성폭력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통해 이들의 논거와 입장의 차이를 볼 수 있다. 포르노그라피의 논의는 여성해 방론이 개입하기 이전부터 몇 가지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포르노그라피를 반대하는 전통적 입장은 성을 묘사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도덕주의에 기 반하고 있으므로 포르노그라피의 옹호는 바로 이러한 도덕주의의 반대에 기초하고 있다. 옹호 입장의 변은 간단히 말하면, 성의 은폐는 도덕주의자들 의 위선이며, 따라서 이러한 위선적인 은폐의 폭로는 바로 기존의 권위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실제로 포르노그라피는 권위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 적 목적으로 오래 역사를 통해서 사용되었고 그 목적을 훌륭히 수행해 왔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포르노그라피의 옹호에 일조하는 입장은 예술의 영역인 에로티카(erotica)와 포르노그라피를 구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우며, 예술사를 통해 볼 때, 당대에 포르노그라피로 규정된 작품이나 사장된 작품들이 후세에서, 예술성이 높이 평가되는 예를 수 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포르노그라피에 대한 이러한 일반적 논의의 맥락에서 볼 때, 여성해방론자들의 포르노그라피의 반대운동은 그들을 보수적 도덕주의자의편에 서거나 또는 불감증 여성들로 몰아부치는 요소가 되기도 하며, 더 나아가서 진보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이해하는 여지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대해 여성해방론자들은 첫째로, 그 이전의 포르노그라피의 논의들이 여성에 대한 영향이나, 내용들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점 을 비판한다. 즉 포르노그라피에서 묘사되고 있는 남녀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예로서, 창조적 원칙을 가진 erotica와 죽음과 파괴의 원칙을 가진 thanatica를 구별하는 분석을 제의한다. 에로티카가 서로 완전히 동의하고 있는 종증한 파트너끼리 정서적으로 상호 일체감을 공유하는 관계에 대한 묘사라면 타나티카는 파트너간의 동의, 동등, 정서적 일체감의 요소들을 결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로티카가 남녀 모두 상대방을 인격으로 대접한다면 타나티카는 남성으로 하여금 여성을 대상으로 하여 성추행, 강간, 여성에 대한 갖은 수 단의 폭해등, 여성을 모멸하는 관계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강제하는 남성과 강제 당하는 여성의 불평등 관계는 분명히 드러나며, 이들의 관 계를 sado-masochism적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여성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점이 분명하다.(Tong, 1989)
둘째로, 여성해방론적 입장에서의 포르노그라피 반대의 논리에는 여성에 대한 실제의 폭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는 관점이 강하게 깔려 있 다. ꡒ포르노그라피가 이론이라면 강간은 실천이다.ꡓ라는 말이 가장 잘 표현하듯이 여성에 대한 성적 적대감은 포르노그라피를 통해서 관용될 뿐만 아니라 권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러 포르노그라피와 강간을 비롯한 성폭력의 논의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여러 이론가들의 논리가 진작되었다. 위의 연구들이 피해자적인 문제제기에 머물고 있다면 하나의 전기가 마련되는 발전은 후기 급진주의 여성해방론자들과 또한 정신분석학적 연구들의 공헌에 의한 것이다. 후기 급진주의와 Jagger가 구분하는 사회주의 여성해방론과 불란서 여성해방론자들의 정신분석학적 접근들은 여러 측면에서 커 다란 차이를 짓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점이 있다면 여석적 특성을 피해자적인 입장 일변도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해 려 여성적 특성에 긍정적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이다. 남녀의 심리적 성차이가 근본적으로는 남녀 신체구조의 차이의 성별 역할 분리의 차이에 있으 며, 이러한 차이가 분명한 인식론적 차이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는 점이다.
쥴리엣 미첼, 낸시 쵸도로우, 도로시 디너스타인 등은 이단 프로이트의 방법론을 수용하여 이를 성장과정과 이러한 성장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 의 성별 분업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양육의 전담자가 여성(어머니)으로서 고정되어 있는 한 이성인 아들과 동성인 딸에게 각기 다른 심리구 조를 형성하게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만일 아버지가 양육의 전담자가 되거나 또는 부모가 똑같은 비중으로 양육을 분담할 때 남아와 여아는 프로이 트가 분석한 심리구조와 발달단계와는 전혀 다른 단계를 거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비록 그것이 현재로는 경험적으로 증명되기 어려운 단계에 머물고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추론의 논의가 성(sexuality) 연구에 갖고 있는 함의는 프로이트가 성연구에 미친 영향과 견주어 볼 때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프로이트의 유아기 발달단계는 바로 성적 발달단계가 그 핵심을 이루고 있고, 성적 성숙의 결과를 여성다움과 남성다움의 완성으로 보았기 때문에 성적 발달단계의 기초가 도전을 받을 때 남성성과 여성성의 기초가 무너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5) 정신분석학적 여성해방론
위의 정신분석학적 연구의 한계가 무엇인지는 프랑스 정신분석학적 여성해방론자들의 저술을 통해 볼 때 상대적으로 드러난다. Witting, Irigaray, Cixous, Kristrva 등은 후기 구조주의자로 지칭되는 Lacan과 해체주의의 방법론을 이용하여 보다 본격적으로 현대 문명의 남성중심적 기반을 비판하 고 있다. 이들의 논의를 짧게, 쉽게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간단히 짚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사회는 상징질서(symbolic order)에 의해 규정되고 이는 어린이가 배우는 언어를 통해 내면화되는데 이러한 상징질서에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 는 것이 남근 상징질서(phallic order)이다.
남근 상징질서는 논리중심주의(logo centrism)와 이원론(dualism)적 방법을 통해 밑바침되고 유지되어 왔다. 남근 상징질서는 육체의 한부분에 지나 지 않는 남근이 전체를 의미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분과 전체와의 비율을 깨지게 만든다. 여기에서 이를 통해 남녀 모두를 거세하는 결과가 초 래된다. 여성은 남성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거세되지만, 남성 역시 ꡐ전체ꡑ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거세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ꡐ전체ꡑ는 오이디프 스 시기 이전의 어머니로서 이해될 수도 있다.
이 전제에서부터 자기를 발견하는 과정이 mirror stage이다. 이제까지는 어머니가 바로 나로 생각되었었는데, 거울에 비추어진 타자(나)를 통해서 자신을 알게 되는데 거울 속에 비친 나는 반대의 형상을 갖고 또한 축소된 형태로 보임으로써 타인이 나보다는 열등하다는 자존심을 가지게 된다.(송 동건, 1987)
오이디프스 시기에 들어가면서, 어머니와 격리과정이 생기는데 이는 특히 언어를 습득하지 않으면 소통이 되지 않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 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타자성이 분명해지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이렇게 약화된 모자관계는 아버지에 의해 깨지며 상징적 거세를 두려워하는 아들은 어머니에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언어를 습득한다. 언어는 상징질서, 즉 남근 상징질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아버지와의 동일시는 쉽게 이루어지고 내면화된다.
그러나 딸은 육체적으로 아버지와 동일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상징질서를 완정히 인정하거나 내면화하지 않는다. 여성들은 이렇게 아버지의 법칙을 내면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자들에 대한 규제는 외부에서부터 부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성에게 주어지는 언어는 남성의 언어이기 때문에 여성성 은 침묵 당하게 된다.
이러한 언어의 상실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왜냐하면 그들의 언어는 그들의 느낌, 생각 등을 표현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버지의 phallic 언어로는 여성의 성적 만족의 수준을 표현할 수도 알아낼 수도 없는 것이다. 즉 Oedipus complex가 존재하는 한(지배적 사회 권위에 복종하 는 한) 여성의 성적 만족(jouissance)은 단지 가끔 엿볼 수밖에 없다. 여성의 성적 만족, 또는 쾌락을 언어화하여 말하고 생각하게 될 때 상징질서는 깨질 것이다.
Derrida는 우리가 배운 유일한 언어는 상징질서의 logocentrism, phallocentrism, dualism의 제 측면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언어를 유지 하면서 어떤 근본적인 사회혁명을 이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여성학자들은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까지의 상징질서 속에서 주변적 위치를 점해온 여성들이야말로 혁명 을 주도할 수 있는 세력이 된다는 것이다. logocentrism을 비판하면서도 이를 전혀 극복할 수 없는 Derrida나, phallus에 매몰되어 있는 Lacan이 결 핍하고 있는 재질은 바로 여성들이 이제까지 타자이어 왔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특징이다.
ꡐ아버지의 이름으로ꡑ으로 표현되는 남근 상징중심적 법질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정절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다. 이렇게 볼 때 역설적으 로 아버지의 이름은 어머니가 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논의는 정절의 거부야말로 ꡐ아버지의 이름ꡑ,ꡐ아버지의 법질서ꡑ를 잠식할 수는 여성해방론자의 실천이 될 것이라는 함의를 깔고 있다.
여성은 더이상 남성에 의해서 정의될 수 없다. Lacan 의 ꡒ여성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ꡓ라는 묘한 질문은 사실상 남자들이 여성에게 원하기 때문 에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는, 철저히 대상화가 내면화된 상황데서는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Cixous)
4. 여성학에서의 문제제기
이상에서의 논의와 실천이 여러 학문분야에서 성을 새로운 연구과제로 부상시키는 자극제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동안 성을 연구대상으로 삼지 않 았던 것이 학문적 연구대상으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지 않아서인지 ,또는 학문의 성격 자테에 기인한 것이었는지, 또는 학문연구의 개별화 (departmentalization)때문인지는 별도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겠으나, 여하튼 성의 문제는 1960년대 이후 철학, 인류학, 역사학, 사회학 등의 분야에 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리 만큼 다양한 연구가 있으리라 본다. 이 소절의 제목을 ꡐ 여성학에서의 문제 제기ꡑ로 잡은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개별 학문에서의 성과를 모으고, 개별 학문이 갖는 제한점을 다학문적, 또한 간학문적으로 종 합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을 여성학의 특성으로 간주하고 있는 본인의 입장에 기인한다.
이제까지 논의된 문제들을 정리할 때 성에 관한 생물학적 결정론, 환경결정론, 경제결정론 등이 중요한 문제로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부분적이나마 해답을 줄 수 있는 인류학적 연구들은 성에 대해 뿌리깊게 자리 잡아온 보편주의적 개념(생물학적 결정론)이나 문화 주의적 개념(환경결정론)입장에 관한 이론적 함의를 갖는다.
즉, 인류학의 발전에 한 촉진적 역할을 담당한 진화론이 ꡐ과학적 연구의 결과ꡑ라고 제사한 것은 우선 힘이 세고 경쟁심이 강한 남성들에게 유리한 적자생존적 진화를 거쳐왔다는 생각이며, 이러한 생각은 별로 도전받지 않고 거의 2세기 가량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여러 방면으로부터 비판받고 인간진화의 특징은 사회성이며 위의 생각이 전제하고 있는 남성의 여성 선택설보다는 그 반대가 가능하다는 이론도 제시되고 있다.(Gilman)
초기 이난집단에게 있어서 생산력과 출산력은 모두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성의 인간생산자로서의 중요성은 바로 그것으로 인하여 여성이 결과적으로 지배, 통제 당하게 만든 아이로니칼한 관계라고 볼 수도 있다.(Godelier)
매매춘의 문제 또한 문화보편적인 현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직업으로 인식되어 매매춘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Lemer는 이를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풍요의 숭배의식에서 신성한 의미를 지니고 있고 이것은 분명 최고의 권위를 부여받은 여사제들에 의해 집행된 종교의식이라고 본다. 이 시기의 성에 관한 인식은 현대의 우리가 갖고 있는 성에 관한 금기로부터 자유로우며 또한 금전의 수수도 오늘날 매 춘과는 전혀 달리 사원에 헌납하는 헌금이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의식에서 상업 매춘으로 통속화되는 십수세기에 걸친 과정은 가부장제적 자족, 친족집단과 국가의 출현과 연결하여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에서 드러나는 것은 여성에게 독특한 계급분화로서 그것의 특징은 여성의 성적 행동이 기준이 되는 데 있다. 정절의 상실은 여성에게는 존경받는 계 급의 상실을 의미하고 있고 이 점은 가부장제의 역사 속에서 일괄적으로 나타난다.
Henderson과 Coontz는 엥겔스의 경제결정론적 입장을 커다란 범위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각 단계적 발전인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즉 개별적 사유재산의 소유와 자본주의의 출현과 함께 중산층 가족의 여성 성통제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미 고대문명의 맹아기, 친족집단의 재산소유와 부계 제의 출현이 여성의 출산력을 생산력과 함께 사유화하게 되는 요인이라고 본다. 생산력의 소유 및 통제를 위해서는 부거제(夫居制)가 더욱 효율적인 것이며 부계와 부거제의 타사회에 대한 상대적 권력 확장을 위한 기반으로서의 우월성은 이를 확립시키게 만들 것이다. 이것과 함께 결혼 체계의 정 교화가 되며 이러한 발전과정은 점진적인 것이고 여성의 집단적 저항이 불가능한 구조가 만즐어진다. 여성이 교환되는 것을 인정하고 강제와 직접 통 제는 없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의 성통제는 남성의 성통제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여성의 자유선택권이 부정될 때 남성은 단순히 여성의 호감을 사는 외에 여 성의 부(父)나 형(兄)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만 결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국가기관들의 통제, 종교, 법적 통제, 신화, 상징체계, 공사영역의 분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여성의 성통제를 내면화하고 궁 극적으로는 그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처럼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이 논의를 통해서 결국 성을 자연결정론적으로 보거나 환경결정론적으로 보는 이분법도 문제가 있지만, 특히 성은 사회와 분리되어 있는 개개인의 개별적 영역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Coward는 성을 행동, 감정, 신체영역으로 간주하고 결혼, 가족 등은 이러한 기본적 본능의 기초 위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기본적 전제에 대 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것은 소위 개인과 사회영역을 분리하고 있는 사회과학이 받아들이고 있는 기본적 전제인데 개인과 사회의 이분법적 범주화는 성적 관계의 사회적 표현 이외에는 분석을 하지 못하는 기본적 한계를 갖게 된다. 개인과 사회의 분리라는 것은 순전히 개념적 분리 이상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러한 분리를 통합시키지 못할 때에 성적 분리가 어떻게 억압적 관계를 갖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실제로 성은 개인의 영역이고 사적인 영역인 것 같으나 어디에서나 성은 사회적으로, 공적으로 정의되어 있다.
이는 푸코의 논의에서 보다 분명히 보여진다. 성통제는 18세기 말까지 교회법, 민법, 기독교 교리 등을 통해 혈통 중심의 절대권력, 법적 처벌의 통 치형태로 유지해온 사회의 결합장치로 본다. 이 시기에는 허용과 금지, 합법과 불법이 명확하며, 부부간의 관계인 합법적 성관계에 가치를 부여함으 로써 이외의 관계는 징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결합장치는 19세기 이후 점점 정치구조에 적합한 도구가 되지 못하고 정치체제를 유지하는 충분한 힘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성장치가 등장하여 결합장치와 가세한다. 합법적인 부부간의 성관계가 프라이버시의 영역이 되며 ꡐ비합법적입ꡑ 혹은ꡐ주변적ꡑ인 성, 어린이, 범죄자의 성이 그 이전 시대 합법적 부부관계가 받았던 까다로운 규제와 감시 대상의 자리를 대치했다. Foucault는 역사적으로 성은 억압되어 왔으며 그 억압의 동기는 경제적으러 노동력 착취로 본 프로이트와 마르쿠제와는 전혀 다른 논의를 전개하였 다. 첫째로, 표면적으로는 18세기 말의 어린이의 성, 성도착 등에 대한 급증한 관심은 이들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권력의 의도처럼 보이지만, 사실 은 이러한 문제의식의 확산을 통하여 각 가정으로 권력을 운반하는, 침투적 연결망을 만들려는 권력의 의도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여러 가지 변태적 성을 의학의 대상으로 부각시켜 어린이의 자위행위, 여성의 히스테리, 출산을 통한 부부의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함으 로써 인구조절과 연결시키고, 퇴폐적 쾌락을 정신병으로 규정하고, 변태적 성행위를 교정하는 등의 기술개발을 함으로써 이제까지의 도덕과 신학의 테두리를 벗어나게 하는 성과학의 영역을 개척했다. 따라서 가정은 성장치와 결합장치의 입체교차로이며, 또한 성장치의 결정체로서 반사와 굴절을 통해 성을 확산하는 기능을 맡는다. 성장치의 전략들은 모두 가정을 통하므로써 가능해지는 것들이다.
성이 경제적 동기로 억압되었으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는 가설에 대해서도 푸코는 이견을 제시한다. 즉 가난한 계급에게 강력하고 교만하게 가해진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지배계급이며 경제적으로 특혜를 받은 부르조아지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하여 이를 중심으로 하여 사회 전 체에 확산되었다. 부르조아지는 자신들의 계급을 다른 계급과 구분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귀족계급이 의존했던 혈통(즉 조상중심적)방법이 아니라 성 을 통한 후손의 번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를 위해 건강과 유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푸코는 여성해방론의 시각을 가지고 문제를 접근하지 않으나, 성의 사회적 구성은 권력에 기초한 특정한 영역이라는 점을 제시함으러써 새로운 이런 적 방법을 열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의 성적 사회화과정(sexualization)의 자체는 애당초 권력적 관계로서의 성적 관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Haug, 1987) 다음에 는 이러한 논의를 배경으로 한국사회의 성의 분석의 서론을 두 가지의 이론체계를 통해서 시도해 보겠다.
(1) 성규범의 이중 체계
한 사회가 일정한 성 개념과 규범을 갖고 있을 때, 사회구성원운 모두 직접, 간접적으로 성통제의 대상이 된다. 관념적인 차원에서의 규범은 구체적 인 차원에서의 사회조직으로 밑받침되고 있다. 결혼 및 가족제도, 또한 이를 규정하는 법제도 및 절차, 그리거 경제구조가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성 규범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사회의 성규범은 단일하기 보다는 이중의 논리체계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인식을 가능케 한다고 생각된다. 첫째가 공식적 논리체계이고, 둘째가 비공식적 논리체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체계들은 각기 그 체계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조직을 갖고 있다. 공식적 논리 체계가 이상적이고 표면적인 규범이라면, 비공식적 논리체계는 규범에 도달하지는 못하나 ꡐ인간적ꡑ인 그리고 엄연히 실재하는 현상을 설명하고 또 한 합리화하는 논리이며 사회체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공식적 체계에서 유일하게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성관계는 법이 인정한 결혼한 부부간의 관계이다. 이들은 가족을 구성하여 경제적 단위를 이룩 하고 그들의 성교의 결과로 태어난 자녀들을 양육할 책임과 권리를 갖고 있다. 한국 현행법에서도 그외의 성적 행동 - 풍속을 해하는 죄(간통, 음행 매개, 음화 등의 제조, 배포 등) - 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혼외 관계나 혼외 출생자는 당연히 불법적 관계에서부터 나온 결과이다. 이 논리체계를 받들고 있는 사회조직이 일부일처제적 가족이다. 다시 말하면, 성관계는 일부일처제적으로 배타적인 관계에서 사랑에 기반한 영속적인 관계를 그 이상형으로 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이 이상형을 전형으로 하여 교육과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남녀관계는 궁극적으로 결혼으로 골인하 는 것이 이상적인 관계이며, 따라서 모든 남녀관계는 이러한 성관계의 잠재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므로 성은 될수록 분리되는 편이 안 전하다. 따라서 남학생과 여학생은 분리 교육이 바람직하다.
공식적 성규범이 이와 같이 매우 한정된 성개념에 머물러 있는 것은 성의 억압과 또 성에 대한 논의의 억압과 연결되어 있다. 성은 공식적으로 논의 할 주제가 소한의 지식을 전달하는 성교육을 실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인식은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하여 은밀히 전달되며 왜곡된 사실로 채워지게 된다. 젊은이들은 성은 더럽고, 감추어져야 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거나, 또는 성에 대해 전혀 무지하게 된다. 비공식적 논리체계는 공식적 논리체계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즉 인간의 본성은 이러한 규범에 맞추어 살기에는 적합하지 못하기 때문에 때로는 비윤리적일 수 있으며, 규범에서 벗어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허용적인 관점을 갖는다. 성관계는 부부관계로만 한정되기 어렵고, 이외의 관 계, 혼전․혼외 관계등이 일어날 수 있다. 때로는 사랑하는 관계가 아니며 영속적인 관계를 약속하지 않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고, 따라서 일 회적 상품으로 매춘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강제적인 성관계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 논리체계는 사적인 장소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거리가 되며, 문학 및 예술의 범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며 대 중매체에 의해서 또한 상품광고에 의해서 넓게, 빠르게, 그리거 효과적으로 유포된다. 여기에서는 공식적 논리체계와 거의 완전히 반대되는 메세지가 훨씬 강하게 전달된다. 부부관계보다는 그외의 여러 다양한 관계가, 관계의 지속보다는 단절이 훨씬 더 흥미롭고 자극적인 관계로 비추어진다. 한마디로, 공식적 체계가 남녀의 분리를 강조한다면 비공식체계는 남녀 결합이 가장 중요한 주제이며 이 남녀 결합의 형태를 최대한 다양하게 그려 보려는 시도를 하여 인간의 ꡐ성적 환상ꡑ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그렇다면, 공식적 체계와 비공식적 체계는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가? 비공식적 논리체계가 공식적 논리체계와 상치된 메시지를 담는다는 사실은 후 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경험적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상적으로도 이두 관계는 긴밀하 다. 혼외 출생자도 일정절차를 밟으면 입적할 수 있으며, 간통의 경우에도 일정 절차를 밟아야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공식 체계의 법은 비공식 체계를 이용함을 뜻한다. 또한 성과 폭력에 관련된 대부분의 행위들은 비공식 체계에 의해 촉발되며 그것이 극단적인 경우에만 공식 체계의 법질서에 의해 범죄로써 다스려진다.(이명선, 1989 ;박선미, 1989; 김선영 , 1989)이 심포지움의 성일탈의 연구와 법적 통제의 연구는 이 양자간의 관계를 이 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여기서는 이 이중 체계가 상호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 대한 비대칭적인 성통제를 위해서는 필 수적이며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음을 보이기 위해 이 양자에 적용되는 남성성과 여성성의 이중 구조에 초점을 맞춘다.
(2) 여성성과 남성성의 이중 구조
공식적 체계와 비공식적 체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본성이 상이하다는 생각과 그 차이에 대한 남성 본위적 해석이다. 그 생 각과 해석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이 남성은 본성적으로 억제할 수 없는 성충동을 갖고 있다는 명제이다. 공식 체계도 이 명제를 부분적으로나마 받아 들인다. 예를 들어, 한 성교육 지침서는 ꡒ남성의 성적 충동은 본능적이며 억제할 수 없으므로, 여성이 이를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ꡓ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성교육은 남학생에게는 ꡐ성생활ꡑ과ꡐ 성병ꡑ이며, 여학생에게는 ꡐ월경ꡑ,ꡐ임신ꡑ,ꡐ출산ꡑ그리고ꡐ순결ꡑ을 주내 용으로 다루고 있다.
남성이라도 개인에 따라서, 연령에 따라서 또한 처해 있는 환경에 따라서 각기 다른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성을 일반화하여 보편적으로 적용된다고 본 위의 명제는 참(眞)일 수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 명제가 함의하고 있는 그 이면의 명제, 즉 ꡒ여성은 성적 욕구가 없거나, 있더라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ꡓ도 마찬가지 논의로 비판할 수 있다. 여성 또한 개인적, 연령적, 환경적 차이가 다양하다고 할 때 보편적 일반화는 참 명제가 될 수 없다. 특히 최근에 산발적으로 여성의 성적 욕구가 남 성에게 큰 부담을 초래한다는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 명제는 여성의 순결을 강조하는 데 강력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논리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위의 명제들이 계속적으로 유지․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실제적 차원에서 분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남성에 게 이 명제는 공식 체계와 비공식 체계를 공존시키는 합리화의 요소를 제공한다. 공식 체계의 제도, 결혼과 합법성이 갖고 있는 한계는 비공식 체계 가 제공하는 제도, ꡐ매춘ꡑ과 혼외 관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바로 이 명제가 이를 합리화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에게 있어서는 비공식 체계에 들어가는 데 이 명제가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순결과 정조개념은 적극적으로 이에 개입하여 여성의 평가를 절하한다. 한마디로 여성은 이 두 체계를 공존시킬 수 없으며 공식적 체계에서 비공식적 체계의 이분화는 여성의 이분화이다. 이에 대한 실례 는 허다하다.
경제적․법적 불이익과 함께,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평가를 무릅쓰지 않고서 여성은 공식적 체계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성규범의 존재는 사회구성원 전부에게 적용되는 것이라 하더라도 여성과 남성성에 대한 이중 구조가 존재하는 성통제는 여성에게 보다 억압 적으로 가해질 수밖에 없다.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며 다음과 같다. 첫째는 성에 관한 일반적 논의이다. 성은 단순히 신체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생리현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 성되며 따라서 역사적․경제적․문화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갖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성은 성기중심적인 단편적 행위가 아니라 신 체적 특성에 토대를 두고 사회적 권력관계를 구성하는 사회적 구성으로 규범과 사회조직들에 의해 사회화되고 있다. 따라서 신체구조와 심리구조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둘째로, 그러나 성에 대한 가장 보편적 인식은 아직도 신체결정론적이고 성기중심적이며, 이러한 인식에 기반한 논의가 남성들에 의해, 남성본위적 으로 이루어져 오고 있다는 것은 여성의 성을 이해하는데 전혀 적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규정하고, 여성을 이분화하여 통 제하는 데 주역을 담당했다는 점이다.
셋째로, 현재 한국사회에는 성에 관련한 이중의 논리체계와 사회조직이 공존하고 있다. 공식 체계는 성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에 적합한 주제로 보 지 않으며, 법이 인정한 부부간이외의 성관계는 비윤리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윤리의 체계나 법적․경제적 체계를 갖고 있다. 반면에 비공식적 체계는 공식 체계가 인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엄연하게 존재하면서 나름대로의 논리와 사회조직을 갖고 있다. 즉 인간본성에 대한 허용적인 관점이 이를 위해서는 불법적이지만 매춘제도 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원칙은 대중매체를 동원하여 성을 상품화함으로써 사회구성 원들의 의식을 조작하며, 이것이 비공식 체계가 갖는 비중을 확대 재생산하게 하고 있다.
넷째로, 공식 체계와 비공식 체계는 공통적으로 여성의 성과 남성의 성에 대한 두 가지의 이중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하나는 남성과 여성 은 전혀 상이한 성적 본능을 갖고 있으며, 남성은 그 신체적 구조에 의해 관용적 대접을 받는 것이 마땅한 반면에 여성의 신체구조는 순결을 지키도 록 만들어져 있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논리는 또 다른 이중 구조, 즉 정숙한 여성과 비정숙한 여성으로의 이분화된 여성상을 결과하며 이들은 또한 가족 및 타사회제도에 의해 분리되게 된다. 가부장제의 역사를 통하여 여성이 열등한 사회적 위치를 점하게 된 원인을 이러한 이중의 이중 구조를 통 해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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