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Kill a Mockingbird” 투 킬 막킹버드은 미국의 소설가 하퍼 리 Harper Lee의 소설로써 전세계 30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3천만부 이상이나 팔려나간 베스트 셀러 문학작품이다. 영미인들이 가장 즐겨 읽는 감동 깊은 소설 순위 10위 이내에 들어가는 불후의 명작이다. 영미국의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언급되고 학교숙제과목으로 자주 등장하기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소설 초고는 1957년에 완성되었고 1960년 7월 11일 미국에서
첫 출간되었다.
작가 하퍼 리는 미국 시골 도시의 한 변호사의 3남매자녀 중의 막내로 1926년 미국의 남부 앨라배마 주 시골 도시인 먼로빌에서 태어났다. 대공황의 어려운 시대에서 흑백 인종 사회의 차별과 편견이 극심한 시대와 장소에서 자랐기에 이 소설은 자전적인 소설로 실제상황을 매우 닮았다고 한다.
소설 줄거리를 한 줄로 말한다면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 한 복판 한 시골도시에서 백인여자를 강간한 혐의로 억울하게 재판에 회부된 한 흑인 남자를 정의와 양심으로 변호하는 위대한 한 변호사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 주제는 인종차별 사회에서 나타나는 “편견(prejudice)”이다. 인간사회에서 편견이 얼마나 심하고 그런 편견을 물리치고 자유와 양심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어렵지 않게 수긍하리라. 노예제도 문제로 남북전쟁의 내란까지 겪었지만 겨우 1960년대에 와서야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 제도가 철폐된 미국의 역사를 보면 인종차별이 심한 시골도시에서의 일어나는 편견의 모습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겪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Mockingbird”는 미국 전역에서 살고 있는 지빠귀과의 새로 우리나라의 “참새”같이 미국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새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끼치지 않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전하며 세상에서 인간들과 같이 살고 있는 참새로써 “죄없고 해치지 않는 “innocent and harmless)” 무고한 존재를 상징한다고 볼 때 그런 새를 “편견”이라는 돌을 던져 죽이는 것은 커다란 죄악이라는 메시지를 제목에서 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불의와 편견에 맞써 싸우는 영웅적인 인간의 모습과 사회의 불의를 고발하는 내용임이 책 제목에서부터 느껴진다.
소설 줄거리를 좀더 부연하면 대충 이렇다. 아티커스 (부드러움 품성과 진실을 추구한 고대 철학자와 같은 이름) 핀치라는 이름의 변호사는 여섯 살 난 딸(Scout)과 10살인 아들(Jem)을 두고 있는데 아내가 일찍 세상을 떠나고 흑인 가정 도우미(Cal)를 두고 이 도우미가 어린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한 부모 가장으로써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가고 있다. 소설에서 전개되고 있는 시공간은 1929년 주식시장의 대폭락으로 1930년대 대공황의 경제적 고통이 전개되고 있던 미국의 남부 앨라배마주의 작은 시골도시이다. 앨라배마주는 1963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유명한 “I have a dream”이란 명연설에서도 언급됐던 것에서 유추되듯이 흑인 노예의 역사가 길고 따라서 인종 차별이 매우 뿌리 깊게 남아 있는 미국 남부 주에 속한다. 이러한 작은 농촌 도시에서 Scout는 오빠인 제로미와 이웃 친구인 Dill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들 어린아이들은 15년 동안 집밖을 한번도 나오지 않고 있는 미치광이라고 알려진 미스테리한 존재인 Boo Radley의 본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들은 Radley 집 근처만 가도 미치광이라는 소문이 무서운 공포로 살아난다.
어느 날 흑인 남자(Tom Robinson)가 한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범죄로 경찰에 구속되고 재판을 받게 된다. 흑인이 중범죄로 기소된 재판에서 “흑인”이란 사실만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하에 어떤 변호사도 사건을 맡으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스카트의 아버지인 아티커스가 변호를 맡게 된다. 변호사 중에서 누구도 맡으려고 하지 않는 기피 사건에서 변호사 누군가는 나설 수 밖에 없는 중범죄 국선 변호인 제도 그리고 변호사의 직업 윤리와 양심에 용기를 내어 아티커스 변호사가 스스로 변호인을 자원하고 나선다. 그러나 중범죄자로 낙인 찍힌 기피인물 흑인범죄자를 변호하겠다고 나선 이유만으로 동네사람들은 그를 적대시한다.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힌 마을 사람들은 사건을 맡은 아티커스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의 자녀들에게도 적대심을 들어낸다. 인종적 편견이 가득한 마을사람들에게 놀림과 고통을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아티커스변호사는 “진정한 용기란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친다. 어린 딸 Scout는 용기있는 아버지처럼 그런 불합리한 놀림에 맞서 싸워 나간다. 오랜 경험을 가진 노련한 아티커스변호사는 인종적 편견 때문에 재판이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법률가의 양심과 정의에 대한 신념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구속된 흑인 피의자를 최선을 다해 변론을 전개한다.
그러나 아티커스같이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가 재판정에서 변호를 해 본들 소용이 없다. 무죄 평결이 분명하게 나올 그런 단순 케이스이었지만 재판결과는 반대로 정의가 승리하지 않게 된다. 그 이유는 12명의 배심원 전원이 백인으로 구성된 재판정에서 배심원들이 재판과정에서 나타난 “실체적 증거”보다는 인종차별적 “편견”에 사로잡혀 사건을 예단하고 평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인종적 편견과 사회의 소수적 약자에 대한 증오심이 뿌리 깊이 박힌 이들 배심원들은 피의자가 무죄임이 명백하게 입증되어도 유죄로 평결해 버린 것이다. 영미법 배심원 재판에서는 설령 배심원의 평결이 잘못되었다 해도 판사가 이를 바로 잡을 수가 없는 재판제도를 갖고 있다. 억울하게 기소당한 흑인 피의자는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억울한 심정하에 감옥에서 탈출을 감행하다가 탈옥을 저지하는 간수의 총에 맞아 죽고 만다. 그러나 아티커스가 독백으로 말한 것처럼 상급법원에 항소를 했으면 누명이 벗겨질 것이 분명해 보였다. 죄없는 한 시민은 세상 사람들의 편견에 의해서 희생당하고 만 것이다. 개구리가 사람들의 뜻 없는 돌멩이에 맞아 죽는 것과 같이, Mockingbird가 생각없는 사람들의 돌멩이에 맞아 죽듯이, 죄없는 소수 약자는 편견의 돌멩이에 맞아 죽을 위험을 앉고 있는 것이다.
한편 흑인을 변호했다는 이유만으로 아티커스를 증오하고 적대시한 인종주의자 Ewell은 아티커스의 자녀들을 해치려고 한다. 어느 한적한 밤중에 아이들이 Ewell에 의해서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이 때 미치광이로 알려져 있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편견과 증오의 대상이던 Boo Radley가 홀연히 나타나 위험에 처한 아이들을 구해낸다. 정신병자 또한 사회의 소수적 약자로서 편견과 증오의 대상이 된다. Boo Radley는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사실 너무나 착한 사람이었다. 사람들의 근거없는 편견과 증오로 인해서 잘못 알려졌던 것뿐이다.
아티커스는 무고한 피의자에게 유죄평결이 나온 것을 항의하는 아들 (이제 갓 13세가 된)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유색인종이라고 해도 한 사람이 똑같이
공평하게 대접을 받아야 할 곳은 바로 법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법정 재판에서도 증오심을 나타내고 만다. 네가 커가면서 알게 되겠지만 백인이 흑인을 속이는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그러나 내가 분명하게 말해주는데 네가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은 바로 이것이다. 백인이 흑인을 속인다면 그것은 그가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출신배경이 좋아도 그 백인은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1]
“투 킬 막킹버드”소설이 출간된 지 반세기가 훨씬 지난 오늘날 아직까지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지와 편견은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양심적이고 유능한 변호사의 모델인 아티커스의 모습이지만 우리 현실에선 그 같은 변호사를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법률가의 양심과 정의에 대한 신념으로 사회적 편견과 불의에 대해서 목숨 걸고 투쟁할 사람들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 까닭은 아마도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맹목적인 금전만능주의가 사회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신념을 확고하게 실천하는 강직한 성격이지만 어린아이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품성을 보여주는 참다운 부모, 후세들에게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실천적인 삶의 자세,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선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행동하는 양심”의 사람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 곳곳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기에 인간사회는 진보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이 곧 무너질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불의와 불공평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도 정의와 양심을 가진 말없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함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1] “The one place where a man ought to get a square deal is in a courtroom, be he any color of the rainbow, but people have a way of carrying their resentments right into a jury box. As you grow older, you’ll see white men cheat black men every day of your life, but let me tell you something and don’t you forget it – whenever a white man does that to a black man, no matter who he is, how rich he is, or how fine a family he comes from, that white man is trash.”, Harper Lee, “To Kill a Mocking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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