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내가 정식 마라톤 대회를 참가해 본 적은 없지만 군대에서 단축 마라톤 20 km 달기기 대회나 재미로 하는 마라톤 5 km 또는 10km 달리기 대회를 참가해봤습니다. 이런 재미로 하는 마라톤 대회이긴 하지만 군인들이 참가하는 만큼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홍수환 선수가 4전5기 신화로 세계복싱선수권 대회 챔피온을 먹은 것처럼 이런 마라톤 대회에서 1등을 하여 우승트로피까지 거머쥔 제 과거의 전력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그때는 20년 전 한창 때인 20대이었습니다. 그때는 하룻밤에도 섹스는 5번도 부족했을 때 그런 젊음의 폭발력을 분출할 때이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래도 신체구조가 확연히 월등한 '미군'들을 상대로 하는 마라톤대회이었기에 저의 우승이 더욱 값지게 보였던 때이었습니다.
놈들ㅋㅋㅋ (미군을 비하해 부르는)에 비해 비록 신체는 작지만 '의지'에선 그들을 결코 이기고야 말겠다는 오로지 대한민국 남아의 '정신력' 하나로 미군들이 참가한 단축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던 것입니다. 정식 마라톤 경기 대회가 아니어서 마라톤 선수들이 참가하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라톤을 좋아하는 미군들이 많이 참가하는 단축 마라톤 경기이었습니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군인 및 그 가족들이 마많이 참가하는 행사에서 (미국사람들은 달리기를 아주 좋아합니다) 한국인이 우승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참고: 제가 미군 부대에서 군복무를 마쳤습니다. '미군 방위'라고 말하는 편하게 군대생활을 한다는 카투사 출신입니다. 만약 제가 군대생활 얘기를 하면 반미 의식이 높은 시기에 별로 환영 받지 못할 군대생활 얘기가 되겠기에 별로 말을 꺼내고 싶어 하는 주제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흘러간 과거는 아름다운 법. 그래서 그 때를 다시 한번 회상해 봅니다.
군대애서 아침 저녁으로 마냥 뛰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지나가 보니 이렇게 사는 것이 가장 FM인 듯.
미군 체조 배우기==>
아래 글은 미군 부대 조깅 이야기를 잘 그려낸 카투사 부대원의 글을 (카투사 싸이트에서 카피) 카피한 것입니다. 이글 글쓴이는 미2사단 근대하신 분이어서 제가 근무한 미8군 과는 약간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미국 군대' 이니 만큼 큰 차이는 별로 없고 이분이 아주 설명을 잘 하고 있기에 제가 다시 구체적으로 쓸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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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의 일과
미군과 함께 근무하므로 미군과 같은 일과표를 갖고 있습니다.
단위부대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소속되어있던 통신대의 경우 ,봄여름가을엔 5시 50분에
막사앞에서 PT를 합니다. 기상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지만 PT 시간은 정해져있으므로
새벽 4시에 일어나건 5시 49분에 일어나건 상관없습니다. (잠자는 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습니다,..room 생활을 하므로 잠자는 시간은 각자 알아서)
짧게는 약 30분 (비가 부슬부슬내리는 날), 길게는 약 1시간 (날 좋은 날 또는 중대장이 개꿈을 꿨다거나
혹은 부하 녀석들에게 내가 얼마나 독한 중대장인가를 보여줘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거나
또는 그 전날 대대장에게 혼이 났다거나 등등)동안 PT를 합니다.
한국군의 PT 는 유격장에서 올빼미들이나 사용하는 , 그야말로 "악이다 깡이다" 수준입니다만 미군
PT 는 말 그대로 Physical Training입니다.
스트레칭부터 시작하여 몸을 풉니다. 스트레칭 leader는 소대 선임하사들이 돌아가면서
합니다. 스트레칭 leader는 Stretching Exercise!!라고 크게 외침과 동시에 별의별 스트레칭을
다 합니다. 그런후 러닝이 시작됩니다.
구보는 주로 2마일 정도 합니다만 때때로 5마일 혹은 10마일까지 하는 날도 있습니다.
PT formation에서 running formation으로 바뀌면 일정거리를 formation march 한 후
Double time~~하는 구령이 나오면 슬슬 달리기 준비를 합니다...그런 후 곧 March~라는
구령과 함께 달리기가 시작됩니다.
(사진 출처: katusa.pe.kr. ..스트레칭이 끝난 후 구보)
위 사진을 잠깐 보시기 바랍니다.
선두는 장교들입니다. 중대장이 제일 앞에 섭니다. 그리고 각 소대장들이 옆이나 뒤를 따릅니다.
구보대열 옆에서 뛰고 있는 병사는 아마도 소대 선임하사일 것입니다. 기수들은 깃대를 가슴에
붙히고 (소총처럼) 뛸 뿐만 아니라 때때로 깃발을 높이 든 채로 구보 대열의 앞과 뒤를 빙 돌면서 뜁니다.
이 때가 구보의 크라이막스입니다..
구보중에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군가라고 하기엔 좀 그렇습니다만...)
=>미군관련 영화를 보면 단체 구보시 늘 나오는 노래임, 즉.
When my granma was only 4, she did PT just for fun
(우리 할머니가 4살때는 PT를 아주 우습게(별거 아니라는 듯이) 했다)
When my granma was only 5, she did PT better than you
(우리 할머니가 5살때도 너보다 PT를 더 잘했다, 즉, 좀 잘 뛰어라..이 얘기임)
When my granma was only 6, she did PT better than me
(우리 할머니가 6살때도 나보다 PT를 더 잘했다)
When my granma was only 7, she did PT to stay alive
(우리 할머니가 7살때는 PT가 꼭 해야하는 생활이었다..어쩌구)
(* 이 노래 가사중 4, 5,6 7 같은 나이는 부대에 따라 82, 83, 84,85등등으로 바꾸어 부르기도 합니다.
이 경우 해석을 하면..우리 할머니가 82살때..등등..뒷구절은 똑같습니다..)
발맞춰가면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구보 초반엔 이 노래도 술술 잘 나옵니다. 하지만 8마일, 9마일째가
되면 숨이 턱턱 막히니 이 노래가 제대로 나올 리가 없습니다. 그럴때 NCO들이 더 큰소리로
이 노래를 부름으로써 지쳐있는 병사들에게 솔선해서 힘이 되어줍니다. (Running 중에는 쉼없이
구령을 외치거나 노래를 하거나 박수를 치거나 합니다..뛰는 내내 정말 쉽없이..)
그리고 힘들어하는 병사들 옆으로 뛰어가 Come on~ U can make it..Just 1 mile left..Don't give up!!
Soldier!!. (자 ! 힘내자..너넨 할 수 있다..1마일 남았다..포기하지마라) 하고 말해줍니다..
마침내 10마일째...멀리 우리가 출발했던 막사가 보이기 시작하면 중대장은 달리는 중에 큰소리로
이렇게 외칩니다.
Soldiers!! I am proud of u, my soldiers!! (병사들이여..나는 제군들이 자랑스럽다!!) ..등등
지친 병사들에게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 말을 외칩니다..
그럼 병사들은 구보중에 단체로 답례를 하지요.
Hoo-ah! Hoo-ah!!!! Woh! Woh! Woh! Woh!
( Heard, Understood, and Acknowledged라는 뜻입니다. 우리 육군 교관이 "알겠습니까~"하고
물을 때 앞산이 무너질 정도로 원기왕성한 목소리로 "예!!!!!!!!!!!!!!!!!!!!!!!!!!!" 하는 의미..뭐 같은 말이긴
합니다만.."후아"나 "예!!!!!!!!!" 둘 모두 원기왕성한 목소리로 "알았습니다"라는 의미로 외치는 것이
공통점이겠네요.....)
이 때 앞에서 중대깃발을 들고 뛰는 기수들은 깃대를 더 높이 들고 대열이 달리는 속도보다 더 빨리
달려 대열을 앞뒤로 한바퀴 빙 돕니다. 두바퀴, 세바퀴 도는 괴물들도 있습니다.
그 때 중대장의 고함소리...
2 miles more!!!! (2 마일 더!!!)
거의 죽음입니다...하지만 장교와 하사관들이 저렇게 펄펄뛰니 요령을 피울 수도 없습니다.
마침내 낙오자 하나 없이 구보가 끝납니다!
구보가 끝나면 다시 PT formation...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줍니다.
그렇게 아침 운동이 끝이 납니다.(매일 합니다)
구보가 끝난 후 아침 work-call formation(근무 집합)시간까지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 땐 각자 방으로 가서 샤워를 한다거나 혹은 잠을 더 잔다거나 합니다.
샤워를 끝낸 녀석들은 근무복으로 갈아입은 후 식당으로 갈 것이며 잠을 더 자겠다는 녀석들은
샤워도 않고 자기 침대위에 덜퍼덕 쓰러져 바로 잠이 듭니다. 물론 이런 녀석들은
아침도 못먹고 근무를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녀석들은 아침을 내내 굶을까요...아닙니다. 부대 중간중간엔 간이 스낵바가
있어서 그 곳에서 핫도그(우리나라에서 먹는 나무젓가락 핫도그가 아니라 길다란 빵사이에 비에나
소세지와 겨자, 케쳡등등을 넣은 핫도그입니다)와 신문을 사 봅니다. (미군녀석들이 신문을 사 보는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MLB나 NBA등등의 결과를 보기 위함임..Super Bowl이 열리는 날은 오전 근무가
없을 정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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