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로 학난성 少年易老 學難成
일촌광음 불가경 一村光陰 不可輕
미각지당 춘초몽 未覺池塘 春草夢
계전오엽 이추성 階前梧葉 已秋聲"
젊은 시절은 빨리 지나가고, 학문을 이루기란 어려우니.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된다.
연못가의 봄 새싹에 잠든 꿈이 아직 깨지도 않았는데,
뜰 앞의 오동나무잎은 벌써 가을을 알리네!
1연 소년, 그리고 3-4연을 풀과 나무를 주어로 해석하는 일반적인 해석과는 다르게 저는 소년을 젊은 날 Youth, 그리고 주어를 사람(시인 작가 or 독자)으로 두고 해석했습니다.
주자의 권학문 시 전문을 읽어보면 주어를 두고 있고 스승이 제자에게 권학을 깨우치는 주체적 관계이므로 저는 마지막 4문단을 해석할 때 위와 같이 주어를 두고 했습니다.
전문 중의 후회 부분은
"日月逝矣歲不我 延 해과 달은 가고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鳴呼老矣是誰之愆 나이들면 원통해 하는 법! 이것을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
(다 내탓이지! Mea Culpa 내가 젊어서 힘써 공부하지 않는 죄 아니겠나!!! 그러니 젊어서 시간을 아껴서 학문에 힘써라.)
혹시나 한시해석 잘 하시는 분은 저를 깨우쳐 주세요.
"소년이로학난성.." 이 주자의 권학문 구절이 “명심보감” 맨 마지막 페이지에 들어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한 책이 “명심보감”이었다. 무론 “천자문”부터 이었지만 “명심보감” 책 겉표지까지 아직도 눈으로 기억할 정도로 집문고리에 달아 둔 책이 명심보감이었다.
“명심보감”의 저자가 조상인 “추적”인 관계로 어려서 집에 보관한 “명심보감”을 펼치고 배웠다.
명심보감(明心寶鑑):고려 충렬왕 때의 문신 추적(秋適)이 금언(金言), 명구(名句)를 모아 놓은 책.
표지 사진은 정부 e뮤지엄에서 가져옴.
http://www.emuseum.go.kr/relic.do?action=view_d&mcwebmno=68155
내가 어릴 때 배웠던 “명심보감” 책의 요사이 시중에 출간된 한글 책과는 약간 다르다. 아마도 1930년대 출판본이었던 같다. 노란 색 표지는 일제 시대이전의 판본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명심보감 책 내용은 사실 까마득히 잊어 먹고 살아왔다. 수학공식도 영어단어도 다 잊어먹는 판에 교훈이란 것이 그렇지 않은가? 삶의 때에 묻혀 살다보면 현자들의 교훈은 모두 잊혀지고 마는 것을~~~~국민교육헌장도 다 잊어먹고 살고 애국가도 4절까지 다 외우지 못해지는 것이 우리 삶 같기도 하다. (나만 그런가?)
요사이 “명심보감”을 처음으로 다시 펼쳤다. 무론 김병조의 강의판은 들었고 인터넷으로도 대충 읽었지만 종이책으로는 작년에 처음으로 샀다.
우리 인생무상에서 시간의 진리를 깨닫기란 쉽지 않다. 어려서 우리가 배운 모든 책들은 반복학습이었다. "하늘천따지검은솥에누룽지~~~하면서 외우는 "천자문"부터 시작해서 외우고 또 외우는 것이 그당시 학습방법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깨달음은 오는 건지? 외우면 머하겠어?? 그래도 주문처럼 다시 외워보자~~~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오늘 배우지 않아도 내일이 있다고 이르지 말며,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금년에 배우지 않아도 내년이 있다고 이르지 말아라.
日月逝矣歲不我 延 해와 달은 가고 가는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鳴呼老矣是誰之愆 나이 들어서 원통해한들 이것을 누구의 잘못이라고 탓하겠는가?
소년이로 학난성 少年易老 學難成
일촌광음 불가경 一村光陰 不可輕
미각지당 춘초몽 未覺池塘 春草夢
계전오엽 이추성 階前梧葉 已秋聲"
‘少年易老 學難成’이라는 구절을 읽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소년이로(少年易老)하고 학난성(學難成)이니라.와 같이 한문을 우리 한자음으로 읽어 내려간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少年しょうねんは 老おひやすく、 學がくは成なり難がたし(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라.)’처럼 완전히 일본어로 번역하여 읽는다."- 이한섭,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근대어 성립에서 번역어의 역할―일본의 사례”
일본 위키 번역은 다음과 같다.
"少年老い易く学成り難し
一寸の光陰軽んずべからず
未だ覚めず池塘春草(ちとうしゅんそう)の夢
階前の梧葉(ごよう)已(すで)に秋声"
중국의 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原詩文內容-- | --深究與賞析-- | ||||
偶 成 宋 朱熹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
【語譯】 少年時光容易消逝,學問卻不容易有所成就,所以,必須珍惜每一寸光陰,不要輕易浪費。池塘已經長出春草,人們作夢卻還沒有清醒。屋前的臺階,很快就會有梧桐葉被秋風掃落的聲音。 【註釋】1.偶成:偶然有所感觸而寫成的詩。 2.輕:輕視。 3.春草夢:春天的美夢。 【賞析】 春去秋來,光陰易逝,所以少年易老,可是求取學問的路卻很漫長。朱熹不愧是宋代的理學大家,他以此詩勸人們要珍惜每一寸光陰,含義深遠。 【諺語】書到用時方恨少,事非經過不知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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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글을 쓰기 위해서 서치를 좀 해봤습니다.
오동나무를 대학 심볼마크로 쓰고 있는 일본의 쓰쿠바 대학은 노벨상을 3명이나 배출했네요. http://www.tsukuba.ac.jp/korean/about/nobel/index.html
아마도 오동나무의 전설을 고려하여 대학이념을 구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오동나무를 가장 잘 그린 조신시대 화가의 그림은 긍제 김득신인 것 같아요.
그림은 긍재 김득신의 출문간월도(出門看月圖). 오동나무에 걸린 달을 보고 짖어대는 개,
"한 마리 개가 짖고 두 마리 개가 짖고 모든 개가 짖기에 아이를 불러 문밖에
나가 보라 하였더니 오동나무 제일 높은 가지에 달이 걸렸단다."
오동나무 그림에 대해서 아주 잘 설명해 놓은 블로그를 발견했네요. 링크합니다==> http://krnoh.blog.me/100053532798
제가 강세황 그림과 글을 카피해 오겠습니다. 사실 링크해놓으면 누가 클릭하지 않잖아요? 바쁜 세상에 링크 클릭은 잘 하지 않더라구요. 다음은 글 카피입니다.
강세황(姜世晃:1712~1791)의 <벽오청서도(碧梧淸暑圖)>
선비가 1쌍의 오동나무(碧梧) 밑 초가에 앉아서 마당을 쓸고 있는 시동을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淸暑). 초가 주위는 대나무와 파초가 어울려 정취가 있으며, 앞은 트여 있고 옆에는 형식적인 울타리가 쳐져 있다. 화면 왼쪽으로는 멋스러운 바위산이 솟아 있고 멀리 희미한 산봉우리가 뒤쪽을 감싸고 있다.
'오동나무 이파리 하나 떨어지니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아노라'는 말 그대로, 가을을 미리 알고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잎이 흩어지는 것이라라.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오동에는 예부터 가을의 도래을 상징하는 의미가 따라다녔다.
예를 들어 유명한 원나라 희곡 오동우(梧桐雨; 당의 明皇, 오동우오동나무 이파이에 내리는 가을비) 속에서, 촉 땅으로 몽진을 떠나는 도중, 총애하던 양귀비에게 눈물을 흘리며 액살(縊殺;목메어 죽임)을 명한 현종은 나중에 꿈에서 귀비와 재회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꿈에서 깨어나니 귀비는 없고, 창밖을 바라보니 때마침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가 오둥나무의 남은 이파리를 흔들어 떨어뜨리고 있었다. 이파리 하나가 떨어져 흩어질 때마다 현종은 더욱 깊은 슬픔에 빠졌다. 그리고 마침내 귀비를 떠올리게 하는 오동의 가지와 아파리를 태워버리라고 외치고 만다.
桐千年老恒藏曲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늘 가락을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을 춥게 지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 조선 중기 문인인 신흠 (申欽/1566~1628)의 수필집《야언(野言)》에 나옴
月下庭梧盡(월하정오진) 은은한 달 빛, 뜨락 오동나무는 잎 다 떨어지고
霜中野菊黃(상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어요
樓高天一尺(누고천일척) 누각은 하늘로 한 자나 높아지고
人醉酒千觴(인취주천상) 사람은 취하였소, 술을 천 잔이나 마셨다오
- 판서(判書) 소세양(蘇世讓)과 이별하며, 황진이(黃眞伊)
....
오동나무가 아니면 둥지를 틀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를 않는다는 봉황(鳳凰)의 전설이 새롭다. 봉황(鳳凰). 봉(鳳)은 수컷을, 황(凰)은 암컷을 상징하는데, 암수가 한 쌍으로 만나면 그날부터 오동나무 가지에 둥지를 틀고 신방을 꾸민단다. 그리고 예천(醴川:甘泉, 중국에서 태평할 때에 단물이 솟는다고 하는 샘)을 마시고 대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평생 동안 파란 마음을 키워간다. 금슬이 뛰어나 부부 싸움이 있을 수 없고, 짝 중에 하나가 먼저 세상을 하직하면 따라 죽는다 했으니 봉황 부부의 정이 부러울 따름이다.
벽오동 심은 뜻은 (작가 미상)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려터니
내 심은 탓인지 기다려도 아니 오고
밤중에 일편명월만 빈가지에 걸렸에라.
* 벽오동(줄기가 푸른 빛이 나는 오동나무)을 심으면 봉황이 와서 집을 짓는다고 하기에 심어 놓았는데도, 박복한 내가 심어서인지 기다리는 봉황은 오지 않고, 깊은 밤중에 한 조각 밝은 달만이 빈 가지(잎이 다 떨어져 버린 쓸쓸한 가지)에 덩그렇게 걸려 있구나!
벽오동 – 김도향 노래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잣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네)
안오시뇨.............
장승업(吾園 張承業, 1843-1897)의 <오동폐월(梧桐吠月)>
* 梧桐吠月: 오동나무 아래에서 개가 달을 보고 짖는다.
누구나 오동나무를 딸을 낳으면 시집갈 때 장롱을 짜 주려고 심는 나무로 가장 먼저 떠올리듯이 한 10년 정도면 완전히 성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거문고, 가야금, 비파(琵琶)을 만들 때 사용되고 있어 은은한 소리를 잘 전달한다고 한다.
한편, ‘오동나무 보고 춤춘다’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거문고에 맞춰서 춤을 추어야 하는데 거문고를 만드는 오동나무를 보고 춤추기 시작하는 성미 급한 사람을 일컷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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