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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철+북 리딩/책 읽기의 즐거움

<한중록> - 사도세자 미망인 일기-

by 추홍희블로그 2007. 2. 28.

 

 
“1762년 음력 윤달 5월 13일 영조대왕이 큰아들 사도세자의 처소를 찾아갔다.

양력으로 치면 8월 초쯤, 무더위로 푹푹 찔 때다.  왕은 세자에게 자결을 명했다.  죽음의 그림자를 보면서도 세자는 “아바님, 아바님, 잘못하였으니, 이제는 하라 하옵시는 대로 하고, 글도 읽고 말씀도 다 들을 것이니, 이리 마소서”하고 목이 메도록 빌었다. 섬돌에 머리를 부딪기도 했다. 11세의 어린 손자(후에 정조)까지 할아버지께 아버지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영조의 결심은 반석 같았다. 세자를 죽이고자 하는 뜻을 쉬 이루지 못하자, 급기야 뒤주를 가져오라 했다. 재촉과 만류가 되풀이되면서 시간은 어느덧 밤이 되었다. 세자는 마침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뒤주에 들어갔다. 거구의 세자는 왕이 직접 꽁꽁 봉한 좁은 뒤주 속에서 어둠, 무더위,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아흐레 만에 숨졌다.

 

이 과정을 지척에서 겪은 이가 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다. 혜경궁은 이 참혹한 광경 앞에서 숨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시아버지가 남편을 죽였건만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시아버지가 지존이니 어디다 무슨 말을 하겠는가. 혜경궁은 아들이 왕위에 오르고도 20년 동안 한을 가슴에만 품고 지내다가 환갑을 맞을 때쯤에야 옛일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

 

영국 소설가 책 에 한국이 소재로 등장하기에 호기심에 집어 들었던 책이다. 

 

한중록은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사도세자의 아내로써 한 많은 삶을 살다 간 혜경궁 홍씨의 일기인바 나는 그녀의 일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냐하면 아무리 여자 나이 60에 이르어 썼다고는 하지만 역적으로 몰린 친정 아버지 그리고 아들 정조에게 사약으로 죽임을 당한 작은아버지 그리고 유배지에서 죽은 자기동생 등 억울하게 죽었다고 하는 친정 식구들을 변호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역사가 승자의 기록물이라고 볼 때 정사가 모두 사실 (팩트)을 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나

혜경궁 홍씨의 기록은 한맺힌 여자의 삶의 감정의 분출을 보이기에 그렇다. 

 

역사해석의 참조는 될 수 있겟으나 한중록 해석을 난 페미니스트 적 관점이나 그리고 심리학에서의 (여자나 아동 등 마이러니티) 학대의 기억을 어떻게 해석할까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역사적으로는 정조대왕이 한창 나이에 (왕에 오른 지 20년이 지나 왕권 확립의 절정기에 그리고 건강한 정조대왕의 한창 나이 49살에 급사한 정조의 죽음에 대한 당시 정치의 음모극이 일리도 있거니와 그 때가 1800년 즉 불란서 햑명 미국독립 이후 서양이 제국주의로 뻣어나기기 시작할 때 격변기에서 우리나라는 정조가 죽자 그 이후 어린 임금이 등장함으로써 세도정치가 판을 치고 멸망의 길로 줄달음칠는 서양과 엇박자길을 나타낸 조선 후기 역사의 안타까움의 관심이 한중록 소재로 한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된 까닭이기도 하다. 

 

구글 서치를 해보니 2004년 마가렛 드래블의 <The Red Queen>원작 소설을 전경자 카톨릭대 교수가 2005년 번역한 <붉은 왕세자빈>으로 발간되었다고 한다. 

잠깐 카피하면

"<줄거리>

부왕 영조의 엄명으로 사도세자를 뒤주 속에 가두어 굶주려 죽게 한 조선왕조 최대 비극의 하나를 21세기에 부활시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비극으로 재창조한 줄거리
18세기 영정조 시대는 500년 조선왕조사의 르네상스로 기록되나 그 이면은 격한 정쟁과 음모 등으로 얼룩진, 그야말로 핏빛 소용돌이의 시대이기도 했다.
사도세자, 혹은 뒤주세자의 빈嬪으로 불린 혜경궁 홍씨는 바로 이러한 갈등의 한가운데에서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인물이다. 남편 사도세자가 아버지 영조에 의해 죽임을 당한 후 정조의 어머니로서의 직위마저 박탈당한 채 남편을 따라 죽지 못한 미망인으로서의 죄책감과 아들 정조의 왕위계승권을 지켜내야 할 소명 속에서 갈등하던 혜경궁 홍씨는 그 회한을 《한중록》에 담아냈다.
《붉은 왕세자빈》은 이《한중록》을 토대로 씌어진 총 3부작의 장편소설이다.
제1부는 유령이 되어 구천을 떠돌고 있는 혜경궁 홍씨가 화자로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궁중 생활,처절했던 당파싸움, 그리고 뒤주 속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사도세자와, 아들을 죽인 영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18세기 조선왕조의 비극은 현대의 서구사회, 더 나아가 프로이드와 융의 이론, 또 그리스 비극과도 긴밀하게 병치된다."

원작소설 중 몇 부분만 카피해 둔다.

 

"I had many enemies.  I suppose I was both arrogant and devious.  And indeed I cannot look back on my past life without some sense of my innate superiority.  Much ignorance and much stupidity and much fear surrounded me, particularly during my middle years.  I was designed to be a poor and helpless woman, in a world where men held the power - and power was absolute, in those days - but I had eyes in my head, and a quick brain, and could see what was  happening around me. At times I could make others  dance to my tune.  I myself survived, but I had my failures.  The worst of them was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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