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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철+북 리딩/책 읽기의 즐거움

<천개의 시골길>

by 추홍희블로그 2007. 4. 21.

운명에 대해 불평해 봤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일은 아무 이유도 까닭도 없이 일어나며, 말할 있는 것은 그것이 전부다.  그런 운명에 대해 불평해는 것은 연기나 바람을 나무라는 짓이요, 매일매일 슬픔에 잠겨 지내는 결과를 빚을 뿐이다.  결국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짊어 지고 계속 나아가는 말고 일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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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함께 있었던 때의 기억들을 물리치려 애쓰는 짓을 그치고 그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자기 마음  속에 나타나도록 가만 내버려 뒀다.  당시 길과 꿈과 고독에 관해서 얘기하던 그는 그녀에게 에네지와 물리적인 힘으로 충만한 생명 자체로 비쳤다.  그들이 함께 보낸 밤과 시간 동안 그녀는 그를 전신으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로버트 킨케이드가 그녀의 속으로 들어 오기 전까지는 제대로 자각하지도 못했던 어떤 것에 대한 지독한 목마름,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갈망으로 부터 용솟음치는 절절한 마음으로 그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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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불과 1 전에 마이클 틸먼의 여행자위 삶에 관한 에세이 수록된 자신의 에세이에 나오는 대목을 떠올렸다.

오랫동안 내가 여행에 관해 생각한 것은 그게 전부였다. 그런 삶의 시초부터, 어디로 가느냐 하는 것은 전혀 문제거리가 되지 않았다.  처음 부터 사진작업은 내가 품고 있는 열정의 일부에 불과했으며 여행하기 위한 구실의 하나였다.  그리고 요즘 나는 그것을 명확히 통찰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여행하는 과정에서 곳들 가운데 혼자만의 삶을 꾸리고 싶은 곳이 군데쯤 되었다.  아니 보다 훨씬 많았으리라.  나는 그런 곳에서 차분히 정착해 살면서 다른 사람들이, 아니 세상 사람들의 대다수가 그러하듯이 마음에 맞는 몇몇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도 있었으리라. 나는 뉴멕시코 동부에 있는 먼지투성이의 작은 산자락 마을에서 잡화점을 운영할 수도 있었고, 텍사스 남서부에 있는 어느 산악마을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수도 있었고, 피레네 산맥에서 양을 수도 있었고, 멕시코의 어느 해변 마을의 어부가 수도 있었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요, 어느 쪽도 선뜻 골라잡기 어려운 곤혹스러운 문제다.  길이냐 곳에 뿌리박은 삶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 나는 50 초반에 이르기까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적이 없었다.  그러다 여자를 만났고, 그녀을 위해 여행까지를 포함한 모든 것을 기꺼이 포기할 마음이 되었다.

 

김훈 옮김-메디슨 카운치의 추억-

To hold a grievance against fate accomplishes nothing; things occur without reason or rhyme, and no more can be said.  Railing against such fortune is to censure wood smoke or wind and to be sorrowed through all the days of your passing.  In the end, there is nothing left except to shoulder whatever you have been handed and to go on.

-Robert Waller-       A Thousand country ro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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