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노블레스오블리주

푸른 산 밝은 달 아래 파란 이끼만이 빛나네.

추홍희블로그 2017. 1. 27. 08:23

푸른 산 밝은 달 아래 파란 이끼만이 빛나네. 碧山明月照蒼苔


사람의 원형은 파란 이끼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미역국을 먹는데그것은 미역이 파란 이끼하고 갖은 성격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피요르드에서 피어나는 파란 이끼는 태고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생명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극단의 지점에서도 이끼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 절로 우러나옵니다.



열정보다 서로를 생각해서 이제 정들었던 천태산을 떠나네.

 

이제 가면 언제 다시 이 무릉도원을 찾을 수 있을까나?

 

돌아가거든 깨끗한 물과 좋은 음식을 꼭 드시고,

 

편지일랑 일없이 자주 쓰지는 마세요.

 

꽃부리는 동굴 밖에 그대로 오래도록 머무르는데

인간세상에서 물은 한 번 흘러 가면 두 번 다시 되돌아 올 수 없다네.

 

아 애닯고 서글프구나시냇가에서 헤어지다니!

 

푸른 산 밝은 달 아래 파란 이끼만이 빛나네.

 

殷勤相送出天台

仙境那能却再來

雲液旣歸須强飮

玉書無事莫頻開

花當洞口應長在

水到人間定不回

惆愴溪頭終此別

碧山明月照蒼苔

 

조당의 시원문은 殷勤相送出天台 여기서 “은근 殷勤 “열정보다 서로를 생각해서로 번역한 이유는 “은근은 우리말의 “은근슬쩍 떠보다는 말에서의 “은근” 바로 그 말입니다.

 

은은 열정이고 근은 사려 깊다는 뜻이니 열정과 이성이 교차하는 영역이 됩니다은이 앞서지만 사려 깊게 생각해 보는 근이 뒤에 이어지는 말입니다그래서 “열정보다 생각해서로 번역되는데 이 헤어짐이 상대방 서로가 합의해서 보낸다는 서로 상 相 보낼 송 送이라는 시컨스가 이어지기 때문에 “열정보다 서로를 생각해서라고 번역했습니다무엇을 서로가 합의했다는 거죠천태산을 나가는 것 출 出을 허락했다는 것입니다산 속에서 도를 닦고 이 세상을 교화시키기 위해서 하산해도 좋다는 득도의 경지를 통과한 것이겠지요.

 

여기서 제가 “정들었던 천태산이라고 말하며 원문에는 없는 글자 “정들었던을 추가한 이유는 유신과 완조의 이야기를 실려 있는 유명록과 열선전의 내용을 읽어보면 그렇다는 것이므로 큰 맥락에선 옳은 번역이 될 수 있습니다. 6개월이라는 수련 기간이 무척 짧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도를 깨우치는 기간은 사람마다 각기 다르니까 딱 짤라서 일정하게 정해진 기간이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